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라다크, 일처럼 여행처럼 - KBS 김재원 아나운서가 히말라야에서 만난 삶의 민낯
김재원 지음 / 푸르메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으며 나도 그들을 따라 숨이 가빠짐을 느낀다. 그냥 오르기에도 힘겨웠을 그 길을 40대의 남자 두명이 자타고 히말라야 라다크를 오른다. 전문적인 여행가도 아닌 그들이라서, 일을 하러 그곳에 온 그들의 모습에 안쓰러움이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나도 함께 그 길을 지나가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 버린다. KBS 김재운 아나운서의 히말라야의 끝자락에 위치한 라다크에서 일하며 여행하며, 보냈던 그 시간들을 글로 펴낸 책이다. 처음에는 이 아나운서가 누구인지 몰랐는데, 사진을 가만히 한참이나 응시해보니, 그래, 그 아나운서였다. '6시 내고향'의 그 남정네. 갑자기 '피식'하고 웃음이 나온다. '6시 내고향'에서 김재원 아나운서의 방송사고가 생각나서였다. 음, 아무튼. 그 분이셨다. 허약해 보였던 그 분이 자전거를 타고 라다크를 체험하다니. 책에서도 그랬지만 무지 고생하셨을 듯 하다. 수고하셨습니다. 후훗.

 

그런데 김재원 아나운서가 틈만나면 세계 50여개국을 돌아다니셨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간 곳도 포함되겠지만, 그의 일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나는 마냥 부러웠음이다. 그리고 2014년에 일 때문에 떠났던 20년지기 친구인 H와의 여행 라다크. 몸은 너무도 불편했던 여행이었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도 행복했다고 하는 그의 말이 빛난다. 아니, 빛나고 있었다.

 

라다크. 히말라야 끝자락에 위치한 인도. 작은 티베트로도 불린다는 그곳에서 두남자의 산악자전거 트래킹이 시작된다. 물론 100% 리얼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더 재미있다. 촬영차 간 그곳에서 함께 간 팀들과 트러블도 있고, 여러가지 일들도 발생하였지만, 그 이야기들을 모두 진솔하게 풀어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쉽게 생각했을지도 모를 라다크 여행이 처음 도착한 라다크 왕국의 옛 수도인 '레'에서 부터 심상치 않았다. 3,500 고지의 그곳에서 두 남자는 힘겨운 싸움을 매일 매일 이어나간다. 하지만 두 남자의 일과, 여행이 함께한 그곳에서의 시간들은 힘겨웠지만 찬연히 빛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40대라고 전혀 생각되지 않는 글에서 오는 분위기와 그들의 여행. 50대 그리고 60대에도 어디론가 향해 있을 그들이길 바란다. 다만, 책 속에 라다크의 사진들이 좀 더 많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 책이었다.

 

 

 

모처럼 얻은 짧은 휴식. 헤나를 확인하며 거울을 들여다보는 H를 남겨두고 책을 챙겨 옥상으로 올라갔다. 빨간 생각의자가 덩그러니 설산쪽에 놓여 있다. 매일 새벽녘에 빨간 생각의자에 앉아 우두커니 라다크 하늘을 바라보곤 했다. 하늘 빛깔이며, 떠다니는 구름이며, 멀리 보이는 설산까지도 한 번도 똑같은 적이 없었다. 늘 조금이라도 달랐다. 올라올 때마다 다른 곳에 오는 것 같았다. (p.76)

 

내가 걸어갈 때 길이 되고, 살아갈 때 삶이 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구름은 자신을 하늘에게 맡기고 흘러간다. 나무는 자신을 산에게 맡겼고, 파도는 자신을 바다에게 맡겼다. 양은 목동에게 자신을 맡겼다. 험한 바위산을 넘었더니 쉴 만한 물가, 푸른 초장이 눈앞에 보인다. 참 좋다. 나는 지금 오후 3시에 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늦고, 하던 일을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나는 책을 펼쳐들고 커피를 마신다. 햇살도 파랗다. 인생에 나를 맡긴다. (p.30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라질 보물창고 - 열정과 젊음의 도시 브라질의 뒷골목 탐험
허다연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인 허다연작가는 그녀의 나이 1살에 할머니의 등에 엎혀 브라질 옆의 나라인 파라과이에서 20년동안 살다왔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도 브라질을 자주 찾는다는 그녀의 브라질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의 아버지가 브라질을 좋아해서 파라과이에서 가족여행을 자주 갔었던 곳이 그곳. 브라질이라고 하는데,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브라질의 사진들로 시작한다. 브라질의 골목 2장과 해가 지는 풍경, 폭포, 이렇게 총4장의 사진으로 시작한다. 사실 이 책은 그 어떤 브라질 여행도서 책 보다 저자와 가까이 있다. 이 책이 다른 브라질 관련 여행서와 다른 점은 작가가 브라질 근처에서 20년동안 살았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아라. 한국에서 살다가 브라질을 잠깐 여행다녀온 사람과 브라질에서 20년간 산 사람중 누가 브라질을 더 잘 소개하겠는가? 바로 그 차이점이다.


한국에서 브라질로 가기 위한 경로가 친절히 잘 소개되어 있었고, 그녀가 브라질 여행에서 특히 강조했던 점은 이것이다.

해변, 자연, 음악, 축제, 음식을 온전히 경험해야만 브라질을 경험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브라질 여행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저 두 팔을 뻗은 예수상! 항상 빠지지 않았던 곳이었던 여행지였고, 무한도전에서도 한번 나왔었던 곳이었다. 올바른 사진을 찍으려면 누워서 셔터를 눌러야 한다는 곳. 저 사진은 허다연 작가의 그이가 누워서 찍었다는 그 사진이었을까? 사진으로만 만나봤던 저 곳을 그 언젠가 나도 꼭 직접 보고 싶어졌다.

 책 속에는 브라질에 대한 글도 상당히 많이 있었지만, 사진도 많아서 눈이 호강했다. 여행서에 사진을 아낀 책들이 많아서 그런 여행서들을 만났을 때는 아쉬움에 갑갑했을 때가 있었는데 말이다. 역시 여행서는 사진이 많아야돼! 라면서. 브라질의 레스토랑과 커피숍을 깨알같이 소개해놓았다. 참, 박물관도. 우리 부부도 박물관 가는거 참 좋아하는데 말이다. 이 책을 책장 속에 고이 모셔두고 언젠가 떠날 브라질로의 여행에 꼭 동참해야 할 것 같다. 아니지, 그때쯤이면 그녀의 브라질 책이 한 권 더 나올지도 모르겠다. 좀 더 업그레이드 된 책으로.

 

씁쓸한 커피는 노노~ 믹스 커피를 최고로 여기는 나도 브라질 커피 맛에 길들여 질수 있을까? 브라질 커피에 대한 이야기와 그녀가 추천하는 커피숍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브라질에서는 씁쓸한 커피를 몇잔이라도 들이켤 수 있을 것 같았다. 왜냐? 달달한 디저트들이 엄청 많다고 했으니까. 달달한 것을 좋아하는 나는 또 귀가 얇아져 버린다.

 

해변가에서 비키니를 아이스크림처럼 파는 저 한장의 사진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나도 사실 비키니 입는 것을 부끄러워 하는 사람중의 한 사람인데, 브라질에 가면, 그녀처럼 머뭇거리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비키니를 한장 사서 입어볼 수 있을까? 그것은 가봐야 알 일이겠다. 후훗.


후치볼 까나발!

브라질에서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 신비의 주문.


흔하지 않는 이 단어를 이제는 가끔 나혼자 주문을 불러봐야 겠다. 그녀가 소개하는 브라질이 생각날때마다 말이다. 후치볼 까나발!

몇년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새해 1.1일날 새로산 흰옷을 입고 브라질에 가보고 싶다. 물론 속옷은 빨간색으로. 저자가 적극 추천한 브라질 바나나는 잊지 말고 꼭 먹어봐야지. 우리나라에서 먹는 바나나의 맛과 비교하면서 말이다. 그녀의 브라질 여행, 여기서 끝나버리는 것이 아쉬워 그녀의 블로그를 다시 방문해 보았다. 그곳엔 다시 브라질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녀의 브라질 이야기의 연장선상이 궁금하다면 이곳으로 방문해보시길 바란다.

(허다연 블로그)  http://kamsha.net/220215197398


 

브라질을 가야 하는 첫 번째 이유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해변'을 이야기 할 것이다. 바다가 없는 파라과이에서 자란 탓에 바다라는 공간을 꽤나 늦게 접했다. 그런데 늦바람이 무섭다고, 바다의 매력을 알게 된 이후로는 바다가 있는 곳을 찾아 다녔고, 출장이나 여행 중에도 반드시 남미의 바다를 경험했다. 그렇게 바다만 보고 다닌 내가 브라질 바다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것은 그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아닌 다른 나라, 혹은 우리나라의 지방에만가도 바다는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해변은 분명 무언가 '다름'이 있다. 그 다름의 매력은 자석처럼 나를 브라질의 해변으로 끌어 당긴다. (p.25)


내가 자란 지구 반대편은 조금 더디게 시간이 흐르고, 무디게 변화하는 곳이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정서를 심어주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물론 너무 느려서 아직 잠들어 있기도 하고, 다른 나라들에 비해 발전의 속도가 조금은 느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주는 날씨 덕분에 그들은 늘 낙천적이고 낭만적이다. 행복을 누리는 방법만큼은 정말 브라질리언들에게 배워야 한다. (p.2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리랑 청년, 세계를 달리다 - 무일푼 대학생, 1억 원 후원받아 전 세계 17개국, 33개 도시를 가다!
문현우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렇게나 기특한 청년이 있다니! 지금 바로 내 옆에 있다면 그의 엉덩이를 토닥토닥 해 주고 싶었다. 아이고~ 장해라~ 장하기도 하지~ 라고 말이다. 나는 그가 단순히 세계 여행을 하기 위해 기업으로부터 1억원을 기부받아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홍보의 일환으로 아리랑 청년이 되었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내가 했던 얕은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청년이 너무 기특한 나머지 장하다~ 장하구나. 라고 몇번이나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청년의 기특한 생각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고 이뻤다. 기업들이 너도나도 나서서 많은 후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17개국, 33개 도시를 돌며 '이라랑'을 소개하며 한국문화를 알리는 청년. 처음에는 그도 아리랑 세계일주를 위해 1억원을 모으는 꿈을 단순히 꾸었는데서 그쳤던 일이었지만, 여행을 다녀온 후 그의 꿈은 바뀌게 되었다. 한국문화기획꾼 이라는 직업을 만들고 한국문화헤 한 보탬이 되겠다고 꿈을 변화시킨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기반에서도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꿈을 가지고 그것을 바로 행동으로 옮긴 그의 그 행동이 중요하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아리랑에 대한 그의 마음또한 말이다. 기특했다.

 

그리고 그 여행에 참여했던 우리나라 학생들은 또 어떠했는가. 너무도 이뻐서 대한민국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아니, 이런 아이들을 둔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대학생시절에 얼마나 많은 고민들과 취업에 대한 고민으로 학생들은 좌절하고 나아가질 못하는가? 그런 그들에게 이들은 모범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나는 대학생이 될 고3생들에게 이 책은 선배로서 좋은 조언이 될 책이라고 생각된다. 세계속에 울려퍼지는 아리랑을 보면서, 아니 글로 읽으면서 나는 뿌듯해했다. 세계속의 각국에서 우리나라 한복을 입고 아리랑을 부르는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찡해져 왔다.

 

이 책은 문현우 청년의 여행서이자, 자서전이자, 자기계발서이다. 나는 그의 꿈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가 이루고자 했던 것들이 모두 이뤄지길 말이다. 아니, 이 청년은 잘해낼 것이라고.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잘 해갈 것이고, 설사 실패하더라도 그냥 멈추진 않을 것이라고 감히 기대해본다. 그리고 그의 글은 나에게 영향을 주었고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도 또한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의 것이 사라지기보다 점점 더 진해지기를 바래본다.

 

 

세계일주를 하며 만난 많은 재외동포분이 내게 건 기대는 상상 이상이었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자신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며 다시금 아리랑 유랑단과 함께 그곳을 찾아주기를 바랐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재외동포들이 지켜 내고 있는 한국문화의 실상을 제대로 보고 느껴서 그 연결고리가 되어 실질적인 한국문화의 힘을 조여 주는 사람이 되어 달라고 말씀하셨다. 귀국 후 학업을 마치고 취업 준비나 하자고 마음먹었던 내가 너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p.17)

만일 내가 세계를 누비지 않았다면 언제까지나 고립된 생각으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었을 것이다. 흔히들 여행은 견문을 넓힌다는 말이 있듯이 세계를 누비며 우리의 역사와 문화, 나아가 공공외교의 차원에서 견문을 넓힐 수 있었고, 세계 곳곳의 역사의 장면들을 바라보며 이 분야에서 힘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욱 공부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독일은 자국의 역사 교육에 대해 '청소년을 대인으로 키우기 위한 길'이라고까지 말했다. 역사를 아는 자는 미래를 만들고 꿈을 얻는다. 이것이 아리랑 유랑단을 통해 내가 얻은 교훈이다. (p.198)

이처럼 세계를 누비며 나는 다양한 문화와 마주하고 그들도 먼 동방예의지국에서 날아온 우리들의 모습이 이상하면서도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서로가 마음의 창을 열고 서로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교류를 하는 순간, 우리는 어느덧 친구가 된다. 문화는 결국 다를 뿐이지 틀린 것이 아니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세상은 지금보다도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다. 선조들이 그랬듯 지금 당장 창문을 열고 버선발로 나가 세계인들과 우리 문화로 소통해 보자. (p.2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춘 동남아 - 모험이 필요할 때
서진 지음 / 미디어윌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어느 곳엔가로 여행을 자주 떠나는 사람들은 다시 또 떠날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옮기는 일을 반복하지만, 여행을 자주 가지 않는 사람들은 한번 떠나기를 마음 먹는다는게 참으로 힘들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청춘은 나이의 많고 적음에 따른 것이 아니라, 어딘가 가야할 곳이 남아 있다면 모두 청춘이라고. 아마도 가야할 곳이 남아 있고 갈 용기가 생겨 떠나는 가방을 챙기고 있다면 청춘이라는 의미이리라. 당신은 청춘이겠는가?

 

저자의 여행에세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듯하다. 소설까지 내셨다고 한 저자는 이번 여행은 동남아로 결정했다. 혼자가 아닌 중학생 조카 세미와 아내 돌양과 함께. 한달짜리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고 출발한다. 한국에서 추운 겨울일때 더운 동남아로 떠나는 여행. 떠남은 항상 설레임으로 가득차기 마련이다. 그들의 여행의 자취를 따라 그곳 현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다. 특히나 교통에 대해서 세세히 설명해 놓은 부분이 자상하다.

 

남쪽에 위치해 있는 방콕을 시작으로 남쪽인 싱가포르까지. 세명의 한국인들은 즐거운 여행을 시작하는데, 나도 그들 사이에 꼽사리 끼고 싶었다. 나도 청춘이라고 호소하면서- 작가분이 남자라서 그런 것일까? 조금은 감상적인 부분이 빠져 있어서 약간 아쉽기도 했지만 그들의 동남아 여행기를 따라가보며 읽는 내내 나까지 설레였다. 이들의 여행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이 수린섬이라는 곳이었는데, 이곳은 리조트도 없고 자동차도, 인터넷도 없는 곳으로 숙박도 텐트에서 묶어야 했다. 하지만 사진에서 보는 섬의 정경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돌양이 기대했던 만큼이었으리라.

 

아아- 나도 수린섬에 가보고 싶다. 그곳에 가서 멍하니 있어도 시간 가는 것이 아깝지 않을 그 풍경을 감상해 보고 싶었다. 일주일 정도 쉬다 오면 딱 좋겠으련만. 저자분이 박물관 가는 것을 좋아해서 현지 박물관에 대한 정보들도 쏠쏠히 담아갈수 있었다. 한달동안 집이 아닌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들은 어떤 것일까? 그 긴 시간동안 직접 경험해보지 못해서 몸으로 와닿는 기분을 느낄수는 없었지만 이 한권의 책으로 그들의 기분을 조금은 나누어 가질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은 다음 여행지를 결정하고 가방을 꾸리고 있을테지? 청춘- 계속 간직하시길 바래본다.

 

 

 

 사람에게는 심심한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그 시간에 누구는 소설도 쓰게 되고 또 누구는 조개껍질로 목걸이를 만들고 청소도 하게 된다. 인생을 바꿀 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아도 좋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삶의 여유다. 티브이나 잡지에서 팔고 있는 삶의 여유 말고 진짜 여유. 돈이 있어야만 여유가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의미 없이 바쁜 일을 멈추면 여유는 자연스레 생긴다. (p.106)

 

무라카미 류가 쓴 <래플스 호텔>이라는 소설을 오래전에 읽은 적이 있다. 칵테일 싱가포르 슬링이 만들어진 곳도 이 호텔에 있는 롱 바에서였고 헤밍웨이와 서머싯 몸도 이곳을 다녀 갔다. 나는 오래된 호텔을 좋아한다. 그래서 호텔에 관한 소설집을 냈는지도 모른다. 쉰이 넘으면 전 세계의 고풍스러운 호텔을 돌아다니면서 여행하고 싶다. (p.170)

 

이번 여행을 통해서 아직도 나는 모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행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곳도 가볼 수 있을 것 같다. 다행히 아직 지구에서 가보지 않은 곳이 많다. 내 삶에도 해보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할 수 없었던 것들이 남아 있다. (p.3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빛 아프리카 : 동아프리카편
문종성 글.사진 / 어문학사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종성 작가와는 두번째 만나는 책이다. 올 3월달에 그의 책 <외로움, 힘껏 껴안다>라는, 자전거를 타고 산티아고 여행길에 관련된 책을 읽었었는데, 그는 아직 세계 여행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변함없이 그의 애마 자전거와 함께. 그 길들이 많이 행복했을 터였지만 또, 많이 외로웠을 것이고, 힘든 순간들도 많았을 텐데, 지금까지 이렇게 그 여행길을 이어오다니, 그가 존경스러웠다. 이번에 만난 그의 책은 아프리카였다. 아프리카. 세계 여행중이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 아니던가?


광고문구 하나에 그는 세계 일주의 다음 목적지를 정하게 되었다. 아프리카. 좋은 숙소와 비싼 음식이 아닌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같은 평형한 연장선상에서 그들과 공유하는 여행인 래디컬 공정 여행을 시작한다. 이 여행에서 그가 아프리카인들에게 베푼 좋은 선행 한가지는 이것이다.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 모기장을 쳐주는 일명 '사마리아 프로젝트' 모기장 사업을 여행길에 하게 되는데, 그의 목표 모기장은 300개. 하지만 여행이 끝날 즈음에 그는 4,500개의 모기장을 달성한다. 그의 행보가 너무나도 멋있다!


두명의 한국 청년들과 함께 전 세계 모험가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루트라고 하는 '케이프 투 카이로' 에서부터 시작한다. 현지인들은 그들에게 아낌없는 것들을 주고, 행복한 미소를 나누어주었다. 무언가를 받기 전에 말이다. 99%의 사람들이 그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이들의 여행길이 무척이나 고되었지만 행복해 보였다. 그들이 본 빅토리아 폭포를 나도 가까이에서 언젠간 꼭 보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번지점프를 해보리라. 책을 읽으면서 조금 아쉬었던 점은 사진의 부족함이었다. 좀 더 많은 것을 눈으로 보고 싶었으리라..


그가 여행을 시작했을 때 누군가는 현실도피가 아니냐며 고개를 주억거렸지만, 저자는 말한다. 꿈으로부터의 도피가 나에게는 더 비겁한 것이라고. 나는 그렇게 말하는 문종성 작가의 그 용기가 부러워졌다. 그는 그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세계여행을 계속할 것이며, 그 길에서 많은 것들을 얻고 돌아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안전하게 말이다. 그리고 다음 여행길의 책을 우리에게 또 소개해 주었으면 하고 기다려 본다.

 

 

 

 

전기는 일상의 혁명을 가져다주었지만, 일상의 소소한 보물을 빼앗아 가기도 했다. 명멸하는 별빛을, 밤이 오는 소리를, 건강히 자야 할 때를... 앞으로도 우리는 편리한 것들을 얻기 위해 얼마나 또 자연스러움을 잃어야 하는 걸까. 전기 없는 밤, 하늘에 박혀있는 유난히 청초한 별빛들이 눈을 정화시키는 작품이 되고 콧등 시린 감동이 된다. 어느샌가 수줍게 내 가슴에 들어온 줄도 모르고. 벌써 몇 분을 멍하니 고개 젖혀둔 줄 모르고.(p.8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