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 - 아직 어른이 되기 두려운 그대에게 건네는 위로, 그리고 가슴 따뜻한 격려
정희재 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0월
절판


어른이란 더 복잡해진 욕망에 시달려야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더 칭칭 감기고, 누군가를 사랑해도 사랑하지 않아도 외로운 존재임을 어린 시절에 알았다면 어른을 무척 동경하며 속을 덜 썩였을지도 모르겠다. 최초로 어른으로 산다는 것의 고단함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했을 때, 나는 길거리에서 나이 드신 분을 보면 다짜고짜 다가가 꾸벅 인사를 하고 싶었다. 주름지고 깔깔한 손을 감싸며, 진심으로 말을 건네고 싶었다. "어떻게 그 세월을 다 건너오셨어요? 정말 장하세요."-142쪽

어느 영화에서 그랬다. 마음이 아프다는 건 당신이 노력했다는 뜻이라고.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도 열심히 살아 보려고 애쓰는 과정의 하나였고 그 시절에서 얻은 힘도 적지 않지만, 그때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운명 가운데 하나가 열망의 크기만큼 주어지지 않은 재능을 붙들고 씨름하는 거라고 여길 만큼 막막하고 아득하기만 했다-149쪽

운명은 나도 모르는 무언가를 준비해 놓고 다만 내가 받아들일 그릇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 내가 모르는 사랑이, 아직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행복이 내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지도. 그러고 보면 상실했다고, 어긋났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모두 더 큰 만남을 위해 적당한 때 길을 비켜 준 것인지도 모른다. 더 배우라고, 그래서 더 성장하라고-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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