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라의 외출 - 나를 찾는 내면아이
김현정 글.그림 / 위즈앤비즈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김현정 작가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20살에 모델로 데뷔해 TV드라마를 통해 배우로 활동했다는 그녀의 모습이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가 출연했다는 드라마의 사진들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그래도 선명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에게 그녀는 배우가 아니라 한분의 화가로서 존재했다. 그녀의 그림은 뭔가 특별한 느낌을 준다. 동양화적 느낌이 존재하는데도, 온전한 동양적이지는 않은.. 뭐라고 설명해야 좋을까?

책의 표지에 등장하는 인형이 랄라이다. 처음에 그녀가 심리상담을 통해 이 자신의 내면아이 랄라를 만났다고 했을때는 심리상담? 무슨 안좋은 이유가 있어서 심리상담을 받았던 것일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아니었고 그녀가 심리상담 봉사자가 되기 위해서 그 교육과정 속에 1년 넘게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과정이었다. 아.. 그제사 고개가 끄덕끄덕.. 후훗.

그녀는 단순히 그림을 잘 그려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이 책을 펴 낸 것도. 화가가 된것도 아니었다. 책을 읽노라면, 그녀가 그림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그녀가 그린 그림과 함께 그림에 대한 짧은 그녀의 생각들을 만날수 있는데 거기에는 여러 화가들의 인용문 글귀를 많이 만나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관심들이 거기에서 나왔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어릴적 자신의 인형을 가지지 못했던 그녀는 심리 상담을 통해 주치의로부터 자신의 인형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떤가? 라는 제안을 받았고 그때부터 그녀안의 인형 랄라가 탄생한다. 그녀는 랄라를 사랑하고 있고, 사랑하려 노력한다. 중간 중간 챕터에 김현정 작가의 개인적인 사진들이 담겨져 있는데 그 부분이 참 좋았다. 아주 편한 옷차림의 사진들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녀의 많은 그림들을 보았고 그에 대한 글들을 읽으면서, 배우였던 그녀에 대해서. 그리고 그림을 사랑하고 있는 그녀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기쁘다. 그녀의 많은 그림들중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그림은 잠자리를 그린 그림들이었다. 그 생김새가 왜이리 내 마음을 끌었던지..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지루한줄을 모르겠다 싶다.






내면아이는 내 생명력의 근원이다. 나의 풍부한 감성과 잠재능력은 모두 그 안에 숨겨져 있다. 늘 신나는 삶은 아니지만, 심리 상담과 공부를 통해 나의 내면은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다. 나는 가지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후회로 흘려버린 수많은 시간을 반성한다. 지금 나는 랄라와 사랑에 빠졌다. 랄라와 첫 만남의 순간을 그림으로 서술하고 싶다.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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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여행 - 소유흑향, 무모해서 눈부신 청춘의 기록
노경원(소유흑향) 지음 / 시드페이퍼 / 2014년 2월
품절


초등학교 때부터 인근에 있던 시립 도서관에 가서 수많은 책들을 읽었다. 내게 잇어서 독서는 절망적인 현실을 어루만져주던 일종의 치유제였는데, 특히 나는 900번대 역사책들을 좋아했다. 색이 바래고 퀴퀴한 냄새가 나던 옛날 책들도, 여기저기 한자가 표기되어 있어서 읽는 게 힘들었던 책들도 일단 책을 펼치고 그 세계에 빠져 들기 시작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70쪽

독일의 신학자 폴 틸리히의 말처럼 외로움이란 혼자라는 슬픔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였고, 고독은 혼자라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단어였던 셈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자 신기하게도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내 마음을 적셔주던 그 잔잔한 풍경들. 그 장면들 속에서 나는 외로움을 버리고 고독을 얻었다-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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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여행 - 소유흑향, 무모해서 눈부신 청춘의 기록
노경원(소유흑향) 지음 / 시드페이퍼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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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길치에다 심각한 방향치를 가지고 있다. 우리 집안에 대대로(?) 까지는 아니지만, 아주 잘 내려오고 있는, 가족 모두 조금씩. 혹은 심각하게 안고 있는 병이다. 모르는 장소엘 갈라치면 가기 전에도 몇번씩 지도를 폰에 이미지로 저장해두고, 차편이나 지하철 이동 경로를 메모해 두지만, 영.. 신통치 않다. 그럴 때마다 내 주변의 걸어가는 사람들 혹은 가게 상인분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친절하게 가르쳐 주셔도(목적지까지 바래다 주지 않는 이상) 5분 정도 걷다가 또 다른 분에게 묻는 일을 반복한다. 이런 나에게 혼자서 가는 여행이란 두려움이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보다는 음식도, 가는 곳도 항상 해오던 것을 주로 한다. 새로운 음식을 먹게 되는 시도를 하다가 후회될까봐 지레 항상 먹던것을 선호하는 나는 다가오지 않은 미래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어쩌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여행보다는 그 돈으로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겼고, 물건을 사는 것 또한 그러했다. 이런 나의 성격과 정반대의 성격을 책의 저자는 가지고 있었다. 어려운 형편에 많은 아르바이트와, 매달 빠듯하게 빠져 나가는 월세. 대학 등록금. 나에겐 이것들만 해도 버거울 텐데, 그녀는 여행을 위한 적금 통장을 하나 만든다. 그리고 그 통장에 돈이 모을라치면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을 떠난다.

이 책은 읽는 것 자체가 설레임이었다. 누구나 가슴속에 여행이라는 행복한 단어를 안고 살지 않는 사람이 누구이겠는가. 하지만, 좀 더 나은 미래를 포기하지 못해, 좀 더 저축하고 그 돈으로 다른 것들을 해오지 않는가.. 그러나 소유흑향. 그녀는 그런것들보다 여행에서 오는 행복을 얻는 것이 좋았고, 거기서 오는 것들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지금의 그녀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6년간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녀 자신의 이야기. 들이 오롯이 담긴 책.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태국, 멕시코, 미국, 캐나다, 스페인, 영국, 터키, 포르투칼, 프랑스...... 나는 이 중 한번도 다녀가보지 못한, 그녀가 가본 나라들....

결국 그녀는 미국에서 승무원으로서의 꿈을 이루었다. 아니. 그녀의 꿈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고. 계속될 것만 같다. 그녀의 꿈은 여행 그 자체이니까. 여행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지만 여행이란 단어를 가슴 끝까지 안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은 참으로 설레이는 책이 될 것이다. 행복한 그녀의 꿈 이야기. 여행 이야기가 앞으로도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비행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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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개의 아시아 1 - 아시아 대표 이야기 100선 아시아클래식 1
김남일.방현석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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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무뚝뚝한 친할머니와 함께 자랐던 나는 겨울밤 초저녁 땔감으로 뜨뜻하다 못해 뜨거운 아랫목에서 "옛날 옛적에 말이야..." 로 시작되는 할머니의 구수한 이야기들 대신 동화책을 가지고 놀았던 나는 옛날 이야기에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아닌 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책은 내 친구가 되었는데, 서른이 넘은 지금 동화같은 이야기들이 이 책을 만나고 하나씩 생각나기 시작했다. 백 개의 이야기들이 담긴 두 권의 두툼한 책으로 말이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기 전에 말이다. 생각했던 것이 있었다. 옛날 이야기의 모음이라고 하면, 물론이지 쉽고 재미나게 읽어 내려갈 수 있겠지. 한 편의 동화들의 모음집인걸. 쉽게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의 오산이었다. 책의 첫장을 읽어 내려간 순간 알았다. 시작되는 한편의 이야기들은 그냥 하나의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그 이야기속에 깊숙히 끌려들어가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그 이야기가 어떤 것으로부터 이어졌는지 다른 나라의 이야기들과 이어지고 또 이어진다. 그래서 쉽게 아무것에도 걸리적거리지 않고 읽어 내려갈수가 없었다. 잠시 멈추어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백 개의 이야기 들이었다. 제1권에는 55번의 이야기가 나오고 그 나머지가 제2권에서 이어진다.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 또 사랑이야기. 동물들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뉘어져서 각 단락을 이룬다. 도덕과 관습을 무시하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신화 속 인물이나 동물들을 트릭스터라고 하는데, 새로운 내가 알지 못하는 단어들 또한 이 책을 통해서 신선하게 깨우쳐 졌다.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을줄 알았던 책. 한 이야기 속에서도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짬뽕되어 조금 읽기 어려웠기도 하지만, 시간을 두고 한 가지의 이야기를 차근히 읽어 내려가면 이야기의 근원과 더불어 현재와 맞닿아 있는 것들을 만날 수 있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들이 우리 나라의 동화나 이야기들과 맞닿아 있을 때는, 옳다쿠나!! 역시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 같구나. 라고 부르짓기도 했고, 한 인물의 이야기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도 살이 붙고 저렇게도 붙어서 다른 이야기들이 발생한다. 하지만, 아랍 세계의 주하 이야기와 스리랑카의 영웅 마하대네무타. 이슬람 세계의 나스레딘 호자의 이야기는 어짜피.. 다 똑같은 그들 나라의 아니 우리 세계의 영웅 이야기가 아닌가!! 지금 현재 발생한 일들이.. 그리고 지어낸 이야기가 먼 훗날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조금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주석부분이 책의 맨 뒷부분에 있어서 찾아가면서 읽었다는게 조금은 아쉬웠던 점이랄까? 아시아의 백개의 이야기들. 찬찬히 읽어내려가다보면, 그리고 더 깊이 파고들어가다 보면, 이 책에 온통 빠져들수도 있을 것이다. 나에겐 조금 어렵게 읽힌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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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어디로 갔나
서영은 지음 / 해냄 / 2014년 2월
품절


불교에선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지만, 그 인연은 변하는 마음따리 쉽게 맺어지고 쉽게 풀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 때문에 그는 예전에 그녀의 마음을 단속하기 위해 "사랑은 의지"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하고 또 말했다-92쪽

예전에 그녀는 그의 아내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그것이 겨우 이런 것이었단 말인가. 하지만 이 집에서 사는 일이 조금씩 익숙해짐에 따라, 같은 사람에게서 떠나가는 것을 잡으려고 애쓸 때의 슬픈 감정보다, 같은 사람에게서 오는 것, 이렇게 무심심한 것들을 나누며 쌓아가는 신뢰 같은 것을 그녀는 이미 잡기 시작했다-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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