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개의 아시아 1 - 아시아 대표 이야기 100선 아시아클래식 1
김남일.방현석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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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무뚝뚝한 친할머니와 함께 자랐던 나는 겨울밤 초저녁 땔감으로 뜨뜻하다 못해 뜨거운 아랫목에서 "옛날 옛적에 말이야..." 로 시작되는 할머니의 구수한 이야기들 대신 동화책을 가지고 놀았던 나는 옛날 이야기에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아닌 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책은 내 친구가 되었는데, 서른이 넘은 지금 동화같은 이야기들이 이 책을 만나고 하나씩 생각나기 시작했다. 백 개의 이야기들이 담긴 두 권의 두툼한 책으로 말이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기 전에 말이다. 생각했던 것이 있었다. 옛날 이야기의 모음이라고 하면, 물론이지 쉽고 재미나게 읽어 내려갈 수 있겠지. 한 편의 동화들의 모음집인걸. 쉽게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의 오산이었다. 책의 첫장을 읽어 내려간 순간 알았다. 시작되는 한편의 이야기들은 그냥 하나의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그 이야기속에 깊숙히 끌려들어가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그 이야기가 어떤 것으로부터 이어졌는지 다른 나라의 이야기들과 이어지고 또 이어진다. 그래서 쉽게 아무것에도 걸리적거리지 않고 읽어 내려갈수가 없었다. 잠시 멈추어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백 개의 이야기 들이었다. 제1권에는 55번의 이야기가 나오고 그 나머지가 제2권에서 이어진다.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 또 사랑이야기. 동물들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뉘어져서 각 단락을 이룬다. 도덕과 관습을 무시하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신화 속 인물이나 동물들을 트릭스터라고 하는데, 새로운 내가 알지 못하는 단어들 또한 이 책을 통해서 신선하게 깨우쳐 졌다.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을줄 알았던 책. 한 이야기 속에서도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짬뽕되어 조금 읽기 어려웠기도 하지만, 시간을 두고 한 가지의 이야기를 차근히 읽어 내려가면 이야기의 근원과 더불어 현재와 맞닿아 있는 것들을 만날 수 있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들이 우리 나라의 동화나 이야기들과 맞닿아 있을 때는, 옳다쿠나!! 역시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 같구나. 라고 부르짓기도 했고, 한 인물의 이야기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도 살이 붙고 저렇게도 붙어서 다른 이야기들이 발생한다. 하지만, 아랍 세계의 주하 이야기와 스리랑카의 영웅 마하대네무타. 이슬람 세계의 나스레딘 호자의 이야기는 어짜피.. 다 똑같은 그들 나라의 아니 우리 세계의 영웅 이야기가 아닌가!! 지금 현재 발생한 일들이.. 그리고 지어낸 이야기가 먼 훗날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조금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주석부분이 책의 맨 뒷부분에 있어서 찾아가면서 읽었다는게 조금은 아쉬웠던 점이랄까? 아시아의 백개의 이야기들. 찬찬히 읽어내려가다보면, 그리고 더 깊이 파고들어가다 보면, 이 책에 온통 빠져들수도 있을 것이다. 나에겐 조금 어렵게 읽힌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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