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 오천 자로 세상 모든 비밀을 풀다
노자 지음, 정창영 옮김 / 물병자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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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 말로만 들었던 노자의 '도덕경'을 이제서야 독파했다. 나도 이제 '도덕경' 읽어본 여자라며 누군가에게 슬며시 흘려보고 싶지만, 이 책은 그냥 한번 읽어보아서는 읽었다 소리는 하기 부끄러운 책이다. 몇번을 읽어야 이해가 될까. 사실 이해된다고 말하기 보다는. 쉽게 풀어놓아서 이해는 가지만, 그것이 정말 말하고 있는 깊은 뜻은 무엇일까를 내내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다. 오래전 수많은 사람들은 이 '도덕경'을 읽고 또 읽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 책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읽었다는 것보다 나에게 맞는 그 무엇을 얻어낸것이 있느냐는데 이의를 두고 읽어야 할 것 같다.

책의 오른쪽페이지에는 한문어로 된 도덕경의 한 문장, 문장들이 쓰여져 있고 그 반대편인 왼쪽에는 그것을 한글로 번역해 놓았다. 사실 술술 읽혀 내려가 진다. 어떤 글귀에서는 간혹 생각하게 만드는 구절들이 있었는데 그것들 빼고는 술술 잘 읽혀 내려가는 책이다. 그러다 한문어로 된것을 멍하니 쳐다보고선 옛 선인들은 이 한문어를 몇번씩 읽어 내려갔겠지 생각하니, 쉽게 쉽게 읽혀 내려가는 내 모습에서 조금 부끄러움을 느꼈다.

깊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자꾸 읽어 내려가면 이 글귀들 속에서 끝도 없이 생각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 문장 자체가 하나를 의미하는 것들이 아니다. 노자는 어떠한 깨달음을 얻었기에 이런 글을 남긴 것일까? 물론. 이 '도덕경' 전체가 노자가 쓴 글이 아닐수도 있으나, 나는 그냥 노자가 쓴걸로 생각해 보겠다. 이런 분을 살아생전 한번 만나보았더라면 하는 생각도 했었다.

노자의 '도덕경'이 총81장에서 끝나버리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노자에 관하여. 그가 실존인물인가 부터 시작해 도덕경에 관한 많은 물음에 대한 글들이 있었는데 나는 이 부분도 상당히 흥미로워서 재미있게 읽어 보았다.

통치자에 대해서. 임금을 보좌하는 사람에 대해서. 나라에 관하여. 등에 관하여 그들의 자세에 관해 '도덕경'은 말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모두 '도'와 통하는 이야기였다. 진정한 '도'와 맞닿은 사람이 되는 길은 참으로 어렵겠구나 싶었다. 내가 40대가 되었을때 이 책을 한번 더 읽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50대, 60대가 되어서도 한번씩 더 읽어보고 싶다. 그때는 또 다르게 와 닿을 것 같아서 그때를 기다리며 한 번 읽은 이 책을 고이 책장 한켠에 보관해 놓을 것이다. 언젠가 다른 뜻으로 다가올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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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 오천 자로 세상 모든 비밀을 풀다
노자 지음, 정창영 옮김 / 물병자리 / 2014년 3월
절판


가득 채우면 흘러넘친다. 그러므로 가득 채우는 것보다는 적당한 때에 멈추는 것이 낫다. 날을 예리하게 세우면 날카로움이 오래가지 못한다. 재물이 많으면 지키기가 어렵고, 돈 많고 지위가 높다고 교만하면 비난받을 일이 생긴다. 일을 이룬 다음에는 뒤로 물러서라. 그것이 하늘의 길이다-39쪽

다른 사람을 아는 것을 지혜라 하고, 자신을 아는 것을 환함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것을 힘이라 하고, 자신을 이기는 것을 강함이라고 한다. 족한 줄 아는 것이 부유함이고, 자신을 이기기 위해서 정진하는 것을 뜻이라 한다. 자연스러운 본성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오래가고,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것이 생명이다-125쪽

엄청나게 큰 소리는 귀에 들리지 않고, 엄청나게 큰 것은 형상을 알 수 없다. 마찬가지로, 도는 은밀히 숨어 있어서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만물을 낳고 먹이고 입힌다-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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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 피를 토하라
한승원 지음 / 박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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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창소리에는 문외한인 현대인이다. 하지만 어렷을적 할아버지 할머니가 종종 듣고 하셨던 테이프에서 나오는 창소리를 들은 적은 있다. 또는 전국노래자랑에서 창소리를 하는 참가자가 나와서 창을 할때 지금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하신 얼쑤~ 라는 취임새가 생각나기도 한다. 이 책은 명창인 임방울 선생님에 관한 소설이다. 한승원 작가는 그의 팬이신것 같다. 임방울 선생님의 소리를 듣고 또 들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이 책을 쓰시기 위해서 들은 것인지, 아니면 평소 임방울 명창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그의 소리를 즐겨 듣고 이 책을 펴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책은 소설인 만큼 명창 임방울 생님의 살아오신 실제 이야기는 아니다. 작가가 그의 인생에 살을 붙인 허구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의 혼은 여전히 소설 속에 존재하는 것 같았다. 사실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책의 뒷부분 작가의 말 부분에서 한승원 작가가 임방울 명창의 소리를 듣고 또 들었다는 부분에 궁금증이 동해 검색해서 그 소리를 나도 들어보았다. 그 유명하다는 임방울 명창의 쑥대머리를 들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들어도 목소리 자체가 그냥 만들어진 목소리가 아닌것 같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책의 이야기는 임방울 명창이 어떻게 목소리를 만들었고, 그가 살아온 인생과 그가 만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젊은 아내와 목소리를 잃고 힘없이 누워서만 지내는 임방울 명창. 그에게는 가끔씩 예전에 만난 여자들이 찾아오고 전처가 찾아오고,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사람들만 만나며, 방안에서 바깥의 시원한 바람이 그리워 이불을 둘둘 감은채 방안에서 마음을 환기하며 지내는 것이 전부인 그의 현재와 그가 명창이 되어 노래를 시작하며 활동한 시절이 겹쳐지며 장면은 전환된다. 하지만 비록 힘없이 누워지내며 과거를 회상하는 현재의 그의 모습은 그러했지만, 가슴속에는 노래에 대한 미치도록 뜨거운 열정이 아직 남아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전혀 창소리에 대해 알지 못했던 내가 임방울이라는 한 명창을 알게 되서 반가웠고 그의 소리를 잠시나마였지만 들을 수 있어서 기뻤다. 이렇게 소리를 만드는 것이 그런 힘든 길이었구나. 싶은 생각과 함께. 소리에 대한 한 명창의 인생과 뜨거운 열정이 참으로 대단하구나.. 싶었다. 가요가 전부인 현대에 한쪽에서는 끊어지지 않고 이런 좋은 소리를 계속 유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소리 아니던가. 나도 종종 창소리를 들어야 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잊혀지는 우리의 소리도 가요만큼 한 장면을 차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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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 피를 토하라
한승원 지음 / 박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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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하얀 서창을 바라보았다. 이를 악물었다. 이렇게 죽어가서는 안 된다. 떨치고 일어나야 한다. 훈훈한 봄바람이 불고 꽃 피고 새가 울면, 무대에 서서 소리를 해야 한다. 겨드랑이가 간지러웠다. 겨드랑이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이 있었다. 그래, 날개가 돋아나야 한다. 이제 무력증이 걷히고, 말이 터지면 목을 만들어 훨훨 날아다니면서 구름 같은 관중 앞에서 소리를 해야 한다. 그래, 나는 지금 아픈 것이 아니고, 훨훨 날아다닐 수 있는 날개가 돋아나기를 기다리고, 목이 살아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1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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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는 즐거움 - <걷기예찬> 그 후 10년
다비드 르 브르통 지음, 문신원 옮김 / 북라이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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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평소에 걷는 것을 좋아한다. 혼자 걷는 것보다는 둘이나 그 이상 함께 걷는 것을 좋아한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신랑때문에 우리 두사람은 운동하러 나갈때 달릴것인가 걸을 것인가를 두고 각기 의견을 피력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 작가의 10년 전에 내신 책이라는 <걷기 예찬>이라는 책은 아직 읽어보질 못했다. 그 책 이후에 얼마전 내신 책이 이 책인데, 그만큼 걷기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것을 볼수 있지만, 책을 읽다 보면, 더 그런 생각이 짙어지게 된다.

이 책은 저자의 걷기에 대한 즐거움에 대해서 쓴 글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명인들의 글귀를 많이 인용한 책이기도 하다. 또는 걷기에 관한 책속의 글들을 많이 적어놓으셨다. 그 책들은 최근의 책들보다 상당히 오래전에 쓰여진 책들 중심으로 인용을 해놓으셔서, 이 책 또한 최근에 나온 책이라는 느낌보다는 상당히 오래전에 쓰여진 책 같다는 느낌이 강했다. 현대적인 걷기에 대한 책이 아니라, 걷기에 관한 고전 한 권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걸으면, 걷고 있으면 신선하고 풍성한 생각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생각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게 되고, 마음을 환기하게 된다. 요즘 아파트 주변에는 공원을 의무적으로 만들게 되어 있는데, 마음이 답답하거나 할때는 혼자 나가 산책을 잠깐씩 하고 나오는것도,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끔씩 갇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빠르게 걷는 것보다 느리게 걷는데서 오는 즐거움은 수십가지나 된다. 그 즐거움들이 어떤것들인지 책에서는 인용구들과 함께, 또한 경험한 사람들의 글귀들과 함께 설명해 나간다.

책을 읽으면서 꽤나 공감하거나, 나도 이렇게 해야겠다. 라는 부분이 있었는데, 루소는 자신만의 여행 일지를 만들라고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오래된 여행의 기억들은 잊혀지기 마련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사실 나 또한 기억력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 오래전에 여행한 곳들의 기억들이 스러져가고 있음을 종종 느낀다. 요즘은 사진들이 있기는 하지만, 나만의 여행일지를 하나 만드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운동화로 갈아신고 바로 나가서 걷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길로도 가보고 싶어졌고, 나만의 걷기의 즐거운 시간을 느껴보고 싶었다. 지금은 늦은 밤이니, 내일 나가봐야겠다.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서- '으면서 길을 잃은 순간이지만 마주한 풍경은 황홀하다.' 는 책 속 글귀가 오래도록 내 곁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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