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페리온
댄 시먼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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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꽤나 오랜 시간을 두고 읽은 책이었고, 아주 오랫만에 읽은 SF장르 소설이었다. 사실 뭐랄까.. 책을 읽을때는 2~3권 같이 시작해 책을 읽다가 어느 한권을 먼저 몰두해 읽고, 나머지 2권중에  또 더 흥미가 동하는 책을 읽고, 그리고 나머지 남은 한권을 읽는 순서로 매번 독서가 진행된다. 그래서 거의 비슷하게 읽기 시작하는 책3권은 그렇게 큰 기간을 두지 않고. 읽기를 마치게 되는데, 이 책은 펼치고 읽기 시작해서부터, 현재 다 읽기 전까지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흐름이 자꾸 끊긴달까. 오랫만에 읽고 있는 SF장르에 나는 적응을 못하고 있었다.

지구는 없어지고, 수만년 후의 미래. 히페리온이라는 행성으로 돌아가 슈라이크라는 괴물(또는 신)을 만나러 가는 마지막 순례자 7명들의 이야기이다. 이 마지막 순례는 돌아올수 없을지도 모르는 목숨을 거는 일이었다. 슈라이크 교회와 만민원이 이 마지막 순례의 7명을 선출한다. 바인트라우브. 헷 매스틴. 영사. 호이트 신부. 카사드 대령.마르틴 실레노스. 시인. 브라운 라미아. 이들은 히페리온에 도착하기 전 매일밤 그들의 순례길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명씩 풀어놓는다.

이들 7명은 왜 마지막 순례자로 선출되었을까? 적응되지 못한 SF적 내용들로 흐름이 끊기기도 하였지만. 이들 순례자들의 이야기는 자못 재미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이들의 순례가 끝날때, 고통의 신 슈라이크와의 적대 장면이 없었다는 것이 의아했다. 그냥 이 책은 단지 7명의 마지막 순례자의 이야기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20세기의 훌륭하지만 잊힌 작가 가운데 한 명은 이런 명언을 남겼더군. <나는 작가의 삶을 사랑한다. 내가 견딜 수 없는 건 종이에 글을 쓰는 것이다.> 알아듣겠어? 자, 신사 숙녀 여러분, 나는 시인의 삶을 사랑해. 내가 견딜 수 없는 건 빌어먹을 단어들이야. (p.220)
 

사래는 인간 경험의 정수는 낡은 달력에 빨간 색으로 동그라미 쳐진 날들처럼 유난히 기억에 남는 절정의 경험과 결혼식 날과 승리의 순간에 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의식적으로 흘러가는 작은 것들, 즉 가족 모두각 각자의 일에 몰두하고, 평범한 시간 속에서 서로 교차하고 연결되며, 금세라도 잊힐 대화가 오가는 주말 오후에 존재한다고, 중요하고 영원한 상승 작용을 낳는 그런 시간들의 <총합>에 존재한다고 믿었다. (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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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를 치켜세움
폴 오스터 지음, 샘 메서 그림,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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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를 보기 전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들른 시내 교보문고. 평소에 서점에서 책을 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이것저것 책을 둘러보다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은 관계로.. 열린책들 출판사 책 중에 폴 오스터 아저씨의 가장 얇은 책(이책! ^^)을 한권 꺼내들고, 책을 보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는 곳에서 컴퓨터 서적에 몰두해 있는 남자친구 옆에 가서 읽기 시작했다.

 

두번째로 만나는 폴 오스터 아저씨의 책. 이 책 말고도 이 아저씨의 얇은 책 한권이 더 있었는데, 그건 시였다! 시? 왠 시? 이 작가가 시도 쓴 작가였나? 라는 생각에 뒷편을 읽어보니, 원래 처음엔 시로 시작한 시인이었는데, 글쓰는 소설가로 전향하셨다는.. 또 몰랐던 새로운 점.. ^^

 

이 책은 폴 오스터 작가가 25년동안(그당시 글을 쓸때 25년이었는데, 지금은 더 긴시간이 되었겠지..) 함께 해온 타자기에 관한 글이었다. 책 속 글은 느낌에 맞게 타자기로 타이핑된 글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의 친구 화가가 그린 타자기의 그림을 군데 군데에서 엿볼 수 있다. 책은 얇고, 그래서, 30분 정도면 충분히 볼 수 있는 책이었다.

 

폴 오스터 아저씨는 제목 그대로 이 책에서 타자기를 치켜세웠다. 자신이 지금까지 이런 작가로서 명성을 떨쳐온 것은 이 타자기 덕분이었다는 듯 말이다. 뭐든지 기계와는 거리가 멀었고, 오래 쓰지 못했던 작가에게 이 타자기는 그만큼 특별했었나 보다.

 

 나와 오래된 물건은 사람만큼이나 뭔지 모를 느낌이 깃든다. 그래서 버리기가 쉽지만은 않는데.. 나에게 있어서는 그런 물건들이 무얼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타자기에 대한 폴 오스터 아저씨의 이런 저런 생각들을 들을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기뻤다.

 

 

나는 기계들과 사이가 좋았던 적이 없다. 그리고 만일 누르게 되어 있는 잘못된 버튼이 있다면 결국 그것을 누르고 말게 되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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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9
제임스 M. 케인 지음, 이만식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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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라는 제목에서 나는 <포스트 맨은 벨을 두 번 울리지 않는다> 라는 제목이 자꾸 입에서 맴돌았다. 마지막 '않는다' 라고 넣어서 읽기에 더 맞는 문장 같지 않는가? 흠..

민음사 전집은 제일 뒷면에 작가에 관한 소개가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그 점이 참 마음에 든다. 이 작가의 특이한 이력은 14살의 나이로 대학에 입학하고 18살에 졸업을 했다. 그리고 4번의 결혼..

 

떠도는 생활을 하는 젊은 프랭크라는 이름의 남자는 어느 날 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로변에 위치한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주문한다.  좀 있다 오기로 한 친구가 돈을 낼것이라고 말하는게 다다. 그런데 식당의 주인 닉은 그런 그에게 이곳 식당에서 함께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하는데, 프랭크는 왠떡이냐 싶게 승낙한다. 하지만 사실 프랭크가 그 제안을 받아들인것은 닉의 부인 코라에게 반해서였다.

 

프랭크와 코라는 사랑에 빠지게 되고(불륜이죵? ^^) 이 두사람은 식당의 주인. 그러니까 코라의 남편을 살해하기로 합의한다. 하지만 첫번째 살해 시도는 무산되 버렸고. 프랭크는 코라와 떠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없는 그를 따라 가기 싫었던 코라는 남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몇개월 후 프랭크는 다시 돌아오고, 다시 두번째로 그들의 살해가 시도되죵. 이번엔 계획되로 죽일수 있었으나, 경찰이 개입하고. 엇갈리고.. 그리고 최후엔 불륜으로 시작된 사랑은 최후를 맞이합니다.

 

내용은 둘째치고,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도무지 책의 제목이 왜 저것이어야만 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화가 날려다가(-.-;)작품 해설을 결국엔 읽었네요. 작가 케인과 친구 작가 로렌스는, 보낸 원고의 결과 때문에 우편배달부를 항상 기다렸는데, 그 결과가 두려워, 배달부가 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 뒷마당에 나가 있었다고 하네요. 그런 우편배달부는 언제나 벨을 두 번 울렸다는 것. 그점이 프랭크의 운명을 묘사하는데 적합하다고 여겨서 제목을 결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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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1
테네시 윌리암스 지음, 김소임 옮김 / 민음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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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많이 들어본 책 제목이었고, 영화로도 나온 작품인데(물론 영화도 아직 보질 못했다) 아직까지 이 책을 읽어보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책은 희곡이구요, 뭐랄까. 다 읽고 난뒤에는 나의 시선 바로 앞의 무대에서 한 편의 극을 본 기분이었습니다. 전혀 지루한 감도 없었고, 한번의 쉼 없이 읽었네요.

 

극에는 한 자매가 등장합니다.  이 자매는 완전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부유한 귀족 집안의 자매였는데, 동생 스텔라는 시집가서 고향을 떠났고, 언니 블랑시는 영어 교사였고, 계속 고향에 남아있었지만, 동성애자 남편의 자살 이후, 타락된 삶을 살았고 어린 아이를 꼬였다는(학생) 것을 이유로 학교에서도 쫒겨났죠.

 

어느날 동생이 사는 마을로 언니는 찾아오는데,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옵니다..^^ (제목이죠? 근데 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실제로도 존재한다고 하네요.)  언니 블랑시는 동생의 집에 와서 꽤나 놀랍니다. 좁은 집과 동물적인 면만 가지고 있는 동생의 남편 스탠리를 스텔라가 사랑한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어 매일 동생과 대화로 대적하지만, 이 자매는 서로를 너무도 사랑합니다..

 

어쩌면 언니 블랑시는 스텔라를(자신의 입장에서는 이해할수 없이 사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은 했지만, 자신의 삶과는 달리 평온하고, 또 평밤한 생활을 하는 동생을(동생은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산다고 생각하죠.) 부러워하고 있었는지도 몰랐습니다. 아니. 분명 부러워하고 있었습니다.

 

동생의 남편 스탠리의 친구 미치라는 한 남자가 언니 블랑시와 좋은 관계를 가져 결혼을 앞두고 있었지만. 스탠리의 고백으로 이 결혼은 성사되질 못합니다. 스탠리는 자신의 처형을 처음 본순간 그녀의 허세적인 부분을 한눈에 알아보게 되죠. 희곡은 총11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5장부터 언니 블랑시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집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영어교사의 직위에 아름다운 옷과 품위있는 말을 쓰며 남자와는 한번도 만나본적 없이 행동하지만. 스탠리는 알고 있었던거죠.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친구 미치에게 솔직하게 말하구요. 하지만 뭐랄까.. 블랑시의 행동은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녀의 대화는 평범하게 현실에 만족하며 사는 동생과는 달리, 살아온 삶은 고달팠는데, 과거와 환상에 연연하여 그걸 애써 숨기려고 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래서 뭔가 가슴이 아팠습니다.

 

언니의 생일 파티날 스탠리는 그녀에게 떠나라는 버스표를 선물로 주고, 스텔라가 아기출산을 위해 병원에 가있는 순간. 스탠리는 블랑시를 범합니다. (이런!!!!나쁜놈이~ 있나.) 자신이 그토록 경멸해왔던 여자를 말입니다. 하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라 오직 욕망으로서 범한 것일뿐. 언니가 떠나고 동생 스텔라는 그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자신의 그 성격대로, 남편과 함께 살아갑니다.

 

한편의 극을 눈앞에서 본 느낌. 그것이 이 한 권의 책에 대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 전개된것. 두 자매의 성격과 삶이 도드라졌지만. 왠지 마음이 가지는 인물들이었습니다. 정상이라면 비난해야 하는 인물들이지만. 언니 블랑시. 동생 스텔라. 그리고 스탠리까지. 이 세인물이 모두 좋아졌습니다.. 이상하죠..?? 흠...

 

아, 그리고 한 명을 빼놓았군요. 블랑시를 사랑한 미치.. 아픈 어머니를 모시며 착실하게 살아온 청년인데 블랑시를 좋아했지만 그녀의 과거를 듣고 마음을 바꾸게 됩니다. 그런데.. 이 미치의 마음또한 그녀를 사랑하는데, 그러면 안된다는 사실을 자신에게 꾸짖듯이 행동하는 것이 또 아프게 하더군용.. 총4명의 인물.. 좋았어요. 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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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의 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
김수현 지음 / 음악세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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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언젠가 한번 그 이름을 들어 본 기억이 있는데, 어디서인지는 확실히 기억해내지 못한 채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1993년부터 기자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사회부에서부터 시작해 전국부.편집부.정치부. 문화부를 거치면서 기자생활을 해왔다. 기자로서 짧은 글을 쓰면서 항상 글을 쓴다는 것에 목말라 있었던 그녀는 드디어 이번에 책을 내게 되었다면서 스스로 몹시도 기뻤다고 한다. ^^

이 책은 그녀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인터뷰했던 인물들과 공연.연극.뮤지컬들을 중심으로 중간 중간 그녀의 여자로서의 삶과 딸들과의 추억이야기가 곁들인 에세이다. 객관적인 이야기들뿐 아니라, 그녀 인생의이야기가 담겨서 조금 더 특별하다고 해야할까. 특히 문화부 기자로 일할때 수많은 공연취재들을 다녔던 그녀에게는 그것이 일이기도 하였지만, 정말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라는것을 느꼈다.

'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 라는 제목에서처럼 그녀는 공연을 본 후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고, 또 때론 날카로운 관람 후기를 남기기도 한다. 그래서 모든 공연에 커튼콜을 꿈꾼다. 라고하는것이 아닌 '가끔은' 이라는 단어를 붙였다. 그녀 본인이 공연을 좋아해서 자신의 아이들과 공연을 보러 다니는 일도 많았는데, 너무 부러웠다.

어릴적부터 엄마의 손을 잡고 많은 공연을 보러 다닌 아이들의 감성은 얼마나 풍부할까. 라는 생각을 하니, 나도 나의 아이들과 함께 많이 보러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본 수많은 공연들. 그리고 후기. 기자로서의 생활과 사람들과의 만남. 책에서 따뜻함이 묻어나와 기분이 좋았다.

다만 약간 아쉬웠던 점은, 하나의 공연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자세하고, 풍부했으면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상당히 두툼했는데, 거기에 너무 많은 공연 이야기를 담을려고 해서, 공연이 짧게 짧게 많이 들어갔는데, 그것보다는 하나의 공연과 그 후기 이야기에 좀 더 많은 김수현 기자의 이야기가 실렸으면.. 더 좋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나쁘진 않았고, 많은.. 내가 접해보지 못한 공연이야기와 인물들을 만나서 괜찮았던 책이었다. ^^

내가 <렌트>를 본 날은 조너선 라슨의 기일 사흘 전이었다. 그는 1960년 2월 4일에 태어나 1996년 1월 25일에 세상을 떠났다. 공교롭게도 그가 세상을 떠날 때의 나이가 이 공연을 본 당시의 내 나이와 같다. 나와 비슷한 해를 살고 세상을 떠난 사람이 남긴, '절망 속에서도 빛나는 삶의 찬가'를 보며 나의 삶을 생각했다. 나는 <라 보엠>을 사랑하듯 조너선 라슨의 뮤지컬 <렌트>를 사랑하게 됐다. 사람들은 <렌트>가 '젊은 뮤지컬'이라고 하지만, 둔감한 나는 오히려 나이가 들어 인생의 쓴맛 단맛을 조금 더 보고서야 <렌트>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정말이지,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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