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기를 치켜세움
폴 오스터 지음, 샘 메서 그림,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영화를 보기 전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들른 시내 교보문고. 평소에 서점에서 책을 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이것저것 책을 둘러보다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은 관계로.. 열린책들 출판사 책 중에 폴 오스터 아저씨의 가장 얇은 책(이책! ^^)을 한권 꺼내들고, 책을 보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는 곳에서 컴퓨터 서적에 몰두해 있는 남자친구 옆에 가서 읽기 시작했다.

 

두번째로 만나는 폴 오스터 아저씨의 책. 이 책 말고도 이 아저씨의 얇은 책 한권이 더 있었는데, 그건 시였다! 시? 왠 시? 이 작가가 시도 쓴 작가였나? 라는 생각에 뒷편을 읽어보니, 원래 처음엔 시로 시작한 시인이었는데, 글쓰는 소설가로 전향하셨다는.. 또 몰랐던 새로운 점.. ^^

 

이 책은 폴 오스터 작가가 25년동안(그당시 글을 쓸때 25년이었는데, 지금은 더 긴시간이 되었겠지..) 함께 해온 타자기에 관한 글이었다. 책 속 글은 느낌에 맞게 타자기로 타이핑된 글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의 친구 화가가 그린 타자기의 그림을 군데 군데에서 엿볼 수 있다. 책은 얇고, 그래서, 30분 정도면 충분히 볼 수 있는 책이었다.

 

폴 오스터 아저씨는 제목 그대로 이 책에서 타자기를 치켜세웠다. 자신이 지금까지 이런 작가로서 명성을 떨쳐온 것은 이 타자기 덕분이었다는 듯 말이다. 뭐든지 기계와는 거리가 멀었고, 오래 쓰지 못했던 작가에게 이 타자기는 그만큼 특별했었나 보다.

 

 나와 오래된 물건은 사람만큼이나 뭔지 모를 느낌이 깃든다. 그래서 버리기가 쉽지만은 않는데.. 나에게 있어서는 그런 물건들이 무얼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타자기에 대한 폴 오스터 아저씨의 이런 저런 생각들을 들을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기뻤다.

 

 

나는 기계들과 사이가 좋았던 적이 없다. 그리고 만일 누르게 되어 있는 잘못된 버튼이 있다면 결국 그것을 누르고 말게 되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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