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시골의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
프란츠 카프카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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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상상인가. 실제인가.
어느날 잠에서 깨어보니 내 몸이 한마리의 흉측한 곤충이 되어 있었다. 로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을 읽으며, 곤충의 모습으로 변해 있는 내 모습이 상상되어 몸이 근질근질 거렸으며, 심지어는 꿈속에 나올것 같아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 한 장면에 내가 뛰어든 것만 같았던 소설. 변신.

이 한권의 책에 프란츠 카프카 작가의 많은 단편들이 실려 있다. 작가의 사진만 보면, 왠지 충실하고, 딱 정석대로 할것만 같이 보이는데, 어디서 이런 상상력이 나왔는지 읽으면서 꽤나 놀랐다. 특히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변신의 단편은 어찌나 나의 상상력을 높여놓았던지. 아마 이 책을 읽으면, 흉측한 곤충으로 변해있을 것 같은 내 몸이 상상되어 온 몸이 근질근질 해질것이다. 어쩌면 거울을 한번 들여다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혹시나 곤충으로 변한건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침대위에 누워서 한권의 책을 읽으며 히히덕 거리고 있는 모습. 그러나 정작 거울을 보니, 책을 붙들고 있는 나는 곤충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허거덕..ㅋ 이젠 이런 상상까지 하고 있다.. 허허..

외판사원인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자신의 방에서 깨어나 보니, 곤충으로 변해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꽤나 놀란다. 그것도 한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말이다. 출근하지 못한 그는 방을 나서지 못한다. 그리고 가족들의 충격. 그렇게 한달이 지나 두달이 되었으나 그의 몸은 돌아오질 않는다. 어느새 그는 천장을 기어오르거나, 썩은 야채를 먹는 완벽한 곤충의 몸에 적응이 되어 있었으나 생각은 여전히 사람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가족을 먹여살리던 일을 이제 못하자 가족들은 스스로 벌이에 나서게 되고, 아들이었던 그레고르 잠자의 존재를 서서히 잊어버리고 그를 한마리의 곤충으로 여겨버린다. 그리고 가족들 최후의 행동. 한 인간이 곤충으로 변해버린 후 가족들에게서 버림받는 모습까지.. 어떻게 보면, 그 마지막이 조금 씁쓸하긴 했으나, 상상력이 돋보이는 내용이라 약간은 색다르게 읽은 책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카프카의 많은 단편들 또한 아주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한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상당히 신선했다.
내일 아침. 나도 한마리 해충으로 변해 있을지도....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잠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장갑차처럼 딱딱한 등을 대고 벌렁 누워 있었는데, 고개를 약간 들자, 활 모양의 각질로 나뉘어진 불룩한 갈색 배가 보였고, 그 위에 이불이 금방 미끄러져 떨어질 듯 간신히 걸려 있었다.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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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의 회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2
헨리 제임스 지음, 최경도 옮김 / 민음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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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전날 밤. 난롯가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그들이 경험한 각기다양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막 그 이야기를 파할쯤에, 더글라스는 자신에게도 할 이야기가 있다고 말하는데, 그 이야기는 기괴하고 흉측스럽고, 공포와 고통을 주는 이야기라고 미리 언급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다음날 시작되는데..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그 이야기는 더글라스가 말한것처럼 그리 기괴하지만은 않고, 다만 몇가지의 의문점을 안겨준 이야기였다.

그리고 다음날 그 이야기속의 주인공이 쓴 책을 읽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제셀 양이라는 미모의 여자가 두 아이들의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되는데, 멋진 저택과 천사와도 같은 이쁜 여자아이와 이 아이의 오빠를 맡게 되는데, 이 저택에는 이 아이들의 보모인 노부인과 하녀들 그리고 제셀 양 뿐이었다. 크고 아름다운 저택은 둘째치더라도, 제셀 양이 반한건 너무도 이쁘고 천사같은 아이들이었다. 이 두아이들은 그녀의 말에 반하지 않은 고분고분한 아이들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가정교사의 일은 시작되는데, 그녀는 이 큰 저택에서 어느날 유령을 목격하게 된다. 그 유령은 죽은 하인 퀼트라는 사람과 그녀가 오기 전에 전 가정교사였던 여자로, 제셀은 이 두사람이 아이들에게 해를 끼칠것이라는 생각에 아이들일 보호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녀는 이 천사같은 아이들이 거짓이라고 주장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무엇이 진실인지, 오리무중이게 된다.  그리고 대치되는 제셀과 아이들의 행동. 제셀의 조사들은 아이들이 유령과 매일 밤 이야기하면서, 낮에는 그녀에게 순진무구한 아이들로 보이게끔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마지막에 가서는 반전을 엿볼 수 있었다.

아이들의 행동들이 거짓이 아니었고, 제셀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그녀가 말하는 자신의 심리에 대한 것이 올바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올바르게 말하는 방식이 소설을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제목을 어찌 저리 잘 지을수도 있는지. 나사가 회전하면서 점점 조여들듯이, 이 책 또한 점점 마지막으로 갈수록 조여들다가, 마지막에는 모든 것이 사실로 밝혀져 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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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6
D.H. 로렌스 지음, 김정매 옮김 / 민음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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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원했던 어슐라는 그녀가 맞이하고자 했던 진정한 자유를 얻었던 것일까.. 그녀는 성장했으며, 학교의 실습교생선생님으로 발령나, 자신이 자라온 브랑윈 가의 시골을 떠나게 되었다. 그러나 보수적이었던 그녀의 아버지는 그런 그녀의 떠남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결국 그녀는 이겼으며, 도시로의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아버지는 그녀에게 말한다. 철부지인 어린애에 불과한 니가 그곳에서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그러나 어슐라는 단지 시골을 떠나 더 넓은 세계를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시작된 그녀의 생활은... 어떻게 보면 아버지의 말씀과 별반 다를것이 없어 보였다. 아이들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으며, 같이 일하는 선생들과는 뜻이 맞지 않았다. 도시로의 삶은 그녀가 원했던 자유와는 무언가 틀렸던 것이다. 그녀에게는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그런 세상에 순응하는 그런 모습은 잘 보이지가 않는다. 어떤 점을 한번 보면, 다른 맞지 않는 부분을 자꾸 보려 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어슐라는 그러다 한 남자를 만나 임신과 실연 그리고 유산까지. 도시 생활에서 모든 아픔을 다 맛보게 된다. 자유를 찾아 시골을 떠났던 도시 여성. 그러나 그녀가 원했던 그 자유에 대하여 만족하였던 것일까.. 어느 날 창밖을 내다보던 어슐라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무지개를 발견하게 되면서, 다시 한번 생에 대한 희망을 가져보기도 한다. 삶에 대하여. 그녀가 부정하고 의지가 약했던 그러나 한편으로는 강하기도 했던 그 삶에 대하여 말이다. 어슐라가 보기에 자신의 어머니의 삶은 한심해 보였다. 틀어박힌 시골에서 7번째 아이를 또 낳고 기르면서 그렇게 사는 모습이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 어머니의 삶이 더 아름다워 보였다. 어슐라와는 달리 타인의 시선에는 무관심하게 자신이 옳다고 여기고 정직한 것이라면 그 무엇이든 괘념치 않아하는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전체적으로 책은 약간 지루했다. 어슐라의 생이 아주 천천히 진행될 뿐더러, 그녀의 깊은 생각들이 잠재하고 열거되어 있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축축 처지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상당히 두툼했던 전2권을 읽는데에 시간이 좀 걸렸다. 다음에 다시 한번 이 책을 읽는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만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며 이 책을 덮는다.

어슐라에게 있어서 여성의 해방이란 진실하고 깊은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 어슐라는 어딘가에서, 그 어떤 점에서 자신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꼈다. 자유롭고 싶었다. 그래서 반기를 들었던 것이다. 일단 자유롭게만 되면 그 어딘가에 갈 수 있으니까. 아! 자신을 초월한 그 경이롭고 진실한 어딘가. 마음속 깊이에서 느끼는 어딘가에 말이다.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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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문학선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
김동리 외 지음, 이남호 엮음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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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두번째 책을 다 읽은 후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앞으로 종종 우리나라 단편소설을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제2권에서 총13편의 단편소설중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은 황순원의 <소나기> 뿐이었다. 박경리의 <불신시대>와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는 익히 제목만 익숙할뿐 내용은 전혀 기억하지 못한 채였다. 그리고 수록된 총 13편의 소설들은 1권마냥 나를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때론 눈물겹도록 저리게, 또 때론 그들의 대화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처음 듣는 사투리의 뜻이 뭔지 몰라, 사전을 찾아보면서까지.. 읽는 내내 행복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해드리고 싶었다. 내가 무슨 학생도 아니고, 한국단편문학을 읽어야 될 쏘냐. 라고 소리치는 사람에게는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다. 이건 학창시절에 읽던 소설외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으니..^^

1950,60년대 우리나라는 왜 그리 힘들었을까. 소설이 그 시대를 반영한다고 했지만, 도통 행복한 글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나는 왠지 그 시대 행복한 일들을 서론한 글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1권에서 느꼈던 기분을 느낄수가 있었으니. 참 글의 위력이란.. 제2권에서는 마지막에 가서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는 단편소설 몇편을 접할 수 있었다. 비록 내가 그 시절을 살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윗 분들이 산 시대였다는 것만으로도 그 힘든 시절이 이렇게 가슴에 와 닿는다.. 그래서 아련해지고.. 그렇다. 그중 몇가지의 이야기를 여기에 담는다.

김동리의 <황토기>
황톳골 두 장정과 두 여인네 사이에서 생긴 이야기로, 마지막에 가서는 놀라운 반전을 보여준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것과 그리고 나머지 한 여자의 질투심이 불러일으킨 비극. 그리고 황톳골에 내려오는 옛 이야기가 섞여 스릴러와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손창섭의 <혈서>
규홍의 집에 얹혀 살고 있는 세사람. 취업준비생인 달수. 군대에서 다리 한쪽을 잃어버린 준석. 그리고 간질병 환자인 창애. 달수와 준석은 매일 대화를 하면서 말다툼으로 끝나버리고 창애는 밥을 지을때 빼고는 똑같은 자세로 멍하니 앉아 있는다. 그리고 창애의 불러오른 배. 특히나 재미있는 것이 달수와 준석의 대화이다. 준석은 창애의 부른 배를 무시하며, 규홍과 창애를 혼인시켜야 한다고 하고, 달수는 저 창애의 부른 배를 보면서고 그런 소리를 하냐며, 응수하는데, 꽤나 그들의 상황이 씁쓸하면서도, 재미있는 대화가 읽는 맛을 준다.

김동리의 <까치소리>
까치가 울면 기침을 하시는 어머니.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전쟁터엘 갔다가, 사고가 아니라 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손가락을 절단하여 상이군인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결혼을 한 상태. 그는 자신의 생명은 어찌해야 하냐며 그녀가 자신과 함께 도망가 살기를 바라지만, 그러고마 했던 그녀가 순응해 사는 것을 보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다른 여자와 갈대밭으로 향한다. 이 이야기는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는 상당히 익숙한 줄거리였는데, 읽어보니 또 재미가 있는 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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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커피
마이클 와이즈먼 지음, 유필문.이정기 옮김 / 광문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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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원두커피보다는 다방커피를 좋아한다. 아니면 달달한 맛이 있는 카라멜 마키아또정도. 그래서 사실 커피를 갈아 내려서 마시는 커피는 그리 좋아하질 않는다. 그건 커피 맛을 잘 모른다. 라는 정도로 얘기해 둬도 될까. 그래서. 신의 커피.. 라는. "커피 맛이 너무 황홀해서 컵안에서 신의 얼굴을 보았다." 라는 평까지 한 약간은 오바라고 생각된 이 문장이 책을 읽으면서 오바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커피를 정말 사랑하고 그것을 깊이 탐구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커피한잔에 그런 말을 내뱉을 수 있으리라. 라고..

저자는 20대 초반부터 원두를 사서 집에서 갈아먹긴 하였으나, 정작 커피 타는 솜씨는 없었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닉이라는 사람이 타준 커피 한잔을 마시고 감탄을 하게 되고, 커피를 사랑하고 커피에 미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많은 커피 관련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나도 어떤 한가지에 확 마음이 동해 여행을 떠나는 여유로움을 가져보았으면, 하는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어떤 것에 열정을 쏟는 사람들을 볼때 상당히 매력적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에서 만나는 사람들 또한 그들의 커피에 대한 열정이 너무도 대단해, 내가 마시는 한잔의 커피가 그냥 단순한 한 봉의 스틱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석유다음으로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는것이 커피라는 이 책의 글귀에 또 한번 놀라면서,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하루 마시는 커피양이 얼마만큼일지, 상상해 보니 또한 어마어마하기만 하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그런 최고의 커피 한잔을 만들기 위해 커피에 빠진 사람들. 그리고 커피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온 열정을 다 귀울인다. 그들과의 만남과 저자의 생각들.. 이 책을 읽으면서 커피를 마시는 횟수가 은근히 늘어났다. 커피에 몰두하고, 커피에 온통 관심을 쏟는 그들. 얼마나 그들이 커피라는 것을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신의 커피는 아직도 계속 발전 중인 것이다..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이들처럼 커피에 열광을 보이는 분들이 읽으면 더더욱 좋을 듯한 책이었다.  



커피는 볶는 것이지 굽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커피를 구우면 너무 천천히 익게 되지요. 그것은 신맛과 향을 빼앗아서 굴뚝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살짝 튀긴 양파처럼요. 커피콩은 태우거나 불로 끓이는 것이 아니라 캐러멜처럼 만드는 것이 좋아요. (p.248)

나의 가족은 시실리에 있습니다. 나는 할머니에게서 자랐고, 할머니는 영어를 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할머니에게 인생이란 짧고, 잔인하며, 보잘 것 없고, 그리고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고 배웠습니다. 내가 커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커피의 아름다움입니다. 커피가 창조할 수 있는 바로 순간의 아름다움 말입니다.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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