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단편문학선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
김동리 외 지음, 이남호 엮음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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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두번째 책을 다 읽은 후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앞으로 종종 우리나라 단편소설을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제2권에서 총13편의 단편소설중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은 황순원의 <소나기> 뿐이었다. 박경리의 <불신시대>와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는 익히 제목만 익숙할뿐 내용은 전혀 기억하지 못한 채였다. 그리고 수록된 총 13편의 소설들은 1권마냥 나를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때론 눈물겹도록 저리게, 또 때론 그들의 대화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처음 듣는 사투리의 뜻이 뭔지 몰라, 사전을 찾아보면서까지.. 읽는 내내 행복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해드리고 싶었다. 내가 무슨 학생도 아니고, 한국단편문학을 읽어야 될 쏘냐. 라고 소리치는 사람에게는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다. 이건 학창시절에 읽던 소설외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으니..^^

1950,60년대 우리나라는 왜 그리 힘들었을까. 소설이 그 시대를 반영한다고 했지만, 도통 행복한 글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나는 왠지 그 시대 행복한 일들을 서론한 글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1권에서 느꼈던 기분을 느낄수가 있었으니. 참 글의 위력이란.. 제2권에서는 마지막에 가서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는 단편소설 몇편을 접할 수 있었다. 비록 내가 그 시절을 살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윗 분들이 산 시대였다는 것만으로도 그 힘든 시절이 이렇게 가슴에 와 닿는다.. 그래서 아련해지고.. 그렇다. 그중 몇가지의 이야기를 여기에 담는다.

김동리의 <황토기>
황톳골 두 장정과 두 여인네 사이에서 생긴 이야기로, 마지막에 가서는 놀라운 반전을 보여준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것과 그리고 나머지 한 여자의 질투심이 불러일으킨 비극. 그리고 황톳골에 내려오는 옛 이야기가 섞여 스릴러와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손창섭의 <혈서>
규홍의 집에 얹혀 살고 있는 세사람. 취업준비생인 달수. 군대에서 다리 한쪽을 잃어버린 준석. 그리고 간질병 환자인 창애. 달수와 준석은 매일 대화를 하면서 말다툼으로 끝나버리고 창애는 밥을 지을때 빼고는 똑같은 자세로 멍하니 앉아 있는다. 그리고 창애의 불러오른 배. 특히나 재미있는 것이 달수와 준석의 대화이다. 준석은 창애의 부른 배를 무시하며, 규홍과 창애를 혼인시켜야 한다고 하고, 달수는 저 창애의 부른 배를 보면서고 그런 소리를 하냐며, 응수하는데, 꽤나 그들의 상황이 씁쓸하면서도, 재미있는 대화가 읽는 맛을 준다.

김동리의 <까치소리>
까치가 울면 기침을 하시는 어머니.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전쟁터엘 갔다가, 사고가 아니라 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손가락을 절단하여 상이군인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결혼을 한 상태. 그는 자신의 생명은 어찌해야 하냐며 그녀가 자신과 함께 도망가 살기를 바라지만, 그러고마 했던 그녀가 순응해 사는 것을 보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다른 여자와 갈대밭으로 향한다. 이 이야기는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는 상당히 익숙한 줄거리였는데, 읽어보니 또 재미가 있는 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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