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 - 아직 어른이 되기 두려운 그대에게 건네는 위로, 그리고 가슴 따뜻한 격려
정희재 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0월
절판


왜 어렸을 때 읽은 어린왕자의 이야기는 기억이 나지 않는 걸까? 다 커서 다시 한번 읽은 어린왕자의 이야기만이 기억날 뿐이다. 그래서 일까. 급하게만 읽었던 그 이야기가 나에게 큰 감흥을 주지 않았었는데, 이 책에서 다시 만난 어린왕자의 이야기는 지구별 어른을 일깨워주는 책 속 이야기처럼 나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나처럼 어린왕자 이야기에 별다른 생각없이 읽었던 사람이라면. 다 큰 어른이라면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지구에서 어른으로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 만든 책이니까.

어린왕자는 자신의 작은 별을 떠나 여행을 하기 시작한다. 그의 별들처럼 작은 별들 여러곳을 방문하며 사람을 만나고, 또 지구별까지 와 어른을 만나며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어린왕자의 별. 활화산 2개와 꺼져버린 화산 1개. 그리고 장미 한 송이. 아주 작은 별이지만 어린왕자에게는 모든 것이었던 별. 어린왕자는 여행을 하면서 그것이 더 없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작은 별들을 도착하며 그곳을 지키고 있는 어른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하는 대화는 나로 하여금 많은 중요한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업가. 술꾼. 왕. 허영꾼. 가로등을 켜는 사람. 지리학자. 이들은 열심히는 살고 있다고 말할수 있겠지만. (술꾼빼고) 정작 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는 잊고 사는 사람들 같았다. 지구별 어른처럼 말이다. 벅찬 세상을 살아가고 경험하면, 모든 것의 순수함은 조금씩 사라져 가는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린왕자의 티없는 순수함. 그리고 정말 소중하게 무언가를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는 그 당당한 말에서 지구별 어른은 한없이 작아져만 간다. 조금은 각박한 세상에서 어린왕자의 순수함을 조금은 되새겨봐도 될만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좀 더 많은 것을 생각해보면서 살아갈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의 순수함을 다시 되돌려 받을 수 있을것만 같았던 책.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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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6일 - 유괴, 감금, 노예생활 그리고 8년 만에 되찾은 자유
나타샤 캄푸쉬 지음, 박민숙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9월
절판


이 이야기가 실화라니, 믿기가 너무나 힘겨웠다. 책 표지 여자의 사진은 그냥 가상의 인물을 찍었거니 라고 생각하면서 처음에는 그 눈빛에서 뿜어내는 알 수 없는 강렬함에 몸이 떨렸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표지를 장식한 그녀는 이 실화속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저 알 수 없는 눈빛의 강렬함은 그래서였구나. 라고.. 이제야 수긍을 할 수 있었다. 1998년 3월 2일 열 살의 나타샤 캄푸쉬 여자아이는 등교길에 서른살의 한 남자에 의해 납치를 당한다. 그리고.... 8년. 정확하게는 3096일동안 범인의 지하방에 감금해 있었다. 그리고 그 믿기지 않는 시간들의 일들. 읽으면서도 감당하기 힘든 그 일들 때문에 숨이 턱턱 막혀 왔다. 그리고 드디어 2006년 8월 23일 그녀 스스로의 힘으로 자유를 찾게 되고, 그녀 스스로 이 책을 펴내게 되었는데, 표지 사진까지 널리 보여주다니.. 그녀의 대단한 용기에.. 놀랍기만 하다.

엄청난 실화. 이 이야기의 시작은 바로 납치된 이야기로부터 시작할거라 생각했던 나의 예상을 깨고, 조용하게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와 가족과 함께한 시간들로 시작된다. 10살의 그녀는 보통보다 통통한 아이였고, 이쁜아이도 아니였다. 범인은 등교하는 이 아이를 자신의 차에 태워 납치한다. 납치후 이 아이가 범인에게 물었던 최초의 질문이 또 나를 놀라게 했다. 나타샤는 범인에게 이렇게 물었다.
"신발 사이즈가 얼마야?"
"나를 강간할꺼야?"
납치된 그 순간 한 최초의 질문으로 보기에는 얼마나 당돌한 아이인가? 신발 사이즈를 제일 먼저 물어본 것은 나중에 범인을 찾기 위해 경찰에게 말할때를 위해서였다. 그렇게 나타샤는 범인 프리클로필의 지하방에서 8년을 보내게 된다.

아이의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기 위한 것도 아닌, 10살의 여자아이를 납치한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범인 볼프강 프리클로필은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타샤는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그의 악한면과 선한면을 모두 보았다고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들이 보낸 이야기들을 보면 너무도 잘 알 수 있다. 5평방 미터의 방에서 범인은 나타샤와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으며, 게임을 하기도 했다. 나타샤가 부모님을 그리워할때면, 너의 부모님은 너를 생각하지 않아. 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마음대로 나타샤가 하길 바랬으며, 심한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나타샤는 어땠을까..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부모가 가끔씩 때려도 그 부모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처럼, 나타샤는 자신도 그 범인을 증오했지만, 자신이 그곳에 갖혀있는동안은 오직 프리클로필 단 한사람밖에 없었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중요했다고 말했다. 8년의 시간. 감히 상상도 되지 않을 시간인데, 무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악몽이었다. 범인이 한 순간 나타샤에게 눈을 떼었을때, 용기를 내어 밖으로 뛰쳐나와 길가는 세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을때, 그들의 반응에 또 한번 경악했다.

나타샤에게 세상은 그 작은 지하방을 나와도 똑같았다고 얘기했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 용기있는 결심을 하고 사진을 찍는다는게, 소인인 나로서는 대단하다. 라는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범인이 저지른 죄는 정말 크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안타깝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인지. 범인도 그렇고 나타샤는.. 더 말해 무엇하랴.
이 일이 실화라서 더 끔찍하고, 엄청난 일을 겪은 그녀에게 이 세상에 나와서 더 큰 속박보다, 더 큰 자유를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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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 박병철의 캘리그라피 마음이야기 우드앤북 단상집 3
박병철 지음 / 우드앤북 / 2011년 6월
구판절판


여백의 미를 온전히 느낄수 있는 책이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가끔은 이 책처럼 몇줄의 글과 그림이 실린 책이나, 풍경사진이 가득한 그런 책을 읽거나 보고 싶을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책이었다. 마음을 환기시켜 주는 책.

캘리그라피스트. 글씨 예술가를 듯하는 단어인데, 박병철씨 느낌만의 글씨체와 그가 직접 그린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글씨체는 보기에 조금 흘려서 쓴 글씨체 같다. 하지만 내가 더 의미있게 둔 것은 그의 글씨체와 몇줄의 글이 아닌 그의 그림에 있었다. 모든 그림에는 꽃문양이 등장한다. 장독대 밑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것도 붉은 꽃문양들이고, 지붕 처마 아랫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꽃문양들이다. 모든 그림들의 아랫부분을 차지하고 잇는 이 꽃문양들이 의미하고 있는 것은 무었일까? 모든 그림에 이 문양이 들어가 있는데,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 분명할 듯한데,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지도 모르겠다.

그림과 함께 한쪽면에 실린 글들은 그것이 시인지, 글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줄 두줄 읽어보면 텅비었던 여백이 그림과 함께 녹아들어 가득 채우는 듯한 기분을 준다. 이런 느낌을 주게 만드는 작가들은 어찌 그런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가끔 생각해 보면 신기하다. 마음을 환기시킬때 빨리 읽지 않아도 괜찮은 책을 만나고 싶을때, 읽어보시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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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 박병철의 캘리그라피 마음이야기 우드앤북 단상집 3
박병철 지음 / 우드앤북 / 2011년 6월
구판절판


그런데 말야, 방안의 창문을 열어야 바람도 불어오고 햇살도 들어오겠지. 담장 밖을 나가보면 더 좋을 거야. 길을 걷다 보면 새 세상도 보일 테고 함께 걷고 있는 친구도 만날 거야. 마음이 문제일거야. 닫힌 문을 열어봐. 아마도 웃을 일도 자주 생길거야. 분명!-04쪽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하나를 잃어야 해. 인생이란 그런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야하고 선택해야 해. 무엇을 남길 건지는 지금 걱정하지마. 후에 돌아보면 알겠지. 내 진한 땀방울과 마음이 움직이는 그 곳, 그 곳이 나의 길일 테니 말이야. 내가 만든 길일 테니 말이야-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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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서주의자의 책 - 책을 탐하는 한 교양인의 문.사.철 기록
표정훈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10월
품절


탐서주의자
책의 소유를 삶의 유일지상의 목적으로 삼고, 책 내용보다는 책 자체를 중시하며, 책을 진과 선 위에 두는 사람.

나는 탐서주의자인가? 말해서 입만 아플것 같다. '삶의 유일지상의 목적' 이라는 단어는 조금 나에게 과장된 듯 하지만, 탐서주의자라는 단어에는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싶어진다.

앞서 읽은 앤 패디먼 작가의 <서재 결혼 시키기> 책에 이어 책에 관련된 책을 또 읽었다. 행복했다. 후훗. 두권의 책 중 어느 것이 더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느냐고 묻는다면 표정훈 작가의 이 책을 선택하고 싶다. 표정훈 작가의 글에서는 그만의 뚜렷한 주관이 느껴지고 좀 더 유쾌한 읽는 맛을 안겨준다. 술 마시는 건 싫어도 술자리는 좋다고 말하는 사람을 싫어하고, 책 읽는 건 싫어도 책을 좋다고 말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가 독특하다. 독특하면서도 책은 재미있으니, 매력있다.

본인의 책에 대한 이야기들과 그가 읽은 책들에서의 문장들이 중간중간 실려 있으며, 그 문장들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자신처럼 책에 욕심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주절주절 늘어놓으셨다. 그 이야기들중 특히 블롬버그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는데, 이 사람은 도서관에서 책 1만권을 훔쳐서 징역 5년 11개월을 살았다고 한다. 그는 밤새워 책 읽는게 취미여서 건강을 헤치기도 했으며 훔친 책은 팔지 않았다. 책에 붙은 도서관 카드를 떼어내기 위해 혓바닥을 사용했다던. 그 재미있었다. 후훗. 이 이야기 말고도 책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날수 있고, 쳐다보고 있으면 흐뭇해지기까지 한다. 나도 병인가? -.-;

참, 읽으면서 꼭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노라고. 생각한 책이 2권 생겼다.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 라는 책과 내가 좋아하는 작가 조지 오웰의 <코끼리를 쏘다> 라는 책 두권인데, 아껴두고 읽을 책으로 남겨두고 싶다. 책에 관한 책. 또 금새 다른 책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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