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고백한다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9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평점 :
펠릭스가 멋질 줄 알았다 ㅠㅠ
사라?!
베르나트같은 친구가 있다면 참 좋을 듯.
( 무레다의 이야기도 너무 매력적이다)
"언젠가는 수업 시간에 꼭 스토리오니를 들고 갈 거예요." "너 정말 말귀를 못 알아듣는구나. 만약 정말 그러는 날에는 신나게 맞는 게 뭔지 경험하게 될 거야." "그럼 악기는 대체 왜 갖고 있는데요?" 아버지는 바이올린을 탁자에 올려놓고는 양쪽 허리에 두손을 얹고 나를 바라보았다. "대체 왜 갖고 있는데요, 대체 왜 갖고 있는데요……." 아버지는 내 말을 흉내 냈다. "왜 그런 거예요." 이번에는 내가 화가 났다. "항상 케이스째로 철통같은 금고 안에 보관해 두고 보지도 못할 악기를 대체왜 가지고 있는 거예요?" "그냥 가지고 있기 위해 가지고 있는 거야. 알겠니?" "아니요."
기차표를 손에 쥐었을 때 학업을 위해 튀빙겐으로 떠나는게 미래를 그리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 유년 시절과의 작별이었다. 나의 아르카디아에서 멀어지는 것이었다. 그랬다. 나는 외롭고 불행한 아이였다. 부모는나의 재능과 관련된 것 이외에는 무신경했고, 내가 동전을 넣으면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을 보러 티비다보 놀이동산에가고 싶은지 물어볼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아이는 오염된 진흙 속에서 빛나는 꽃을 찾아 냄새를 맡을 줄 알았다. 그리고 마분지로 된 모자 상자를 바퀴 다섯 개짜리 큰 트럭이라고 상상하며 기뻐할 줄 알았다. 슈투트가르트행 표를사며 나는 이러한 순수의 시절이 끝나고 있음을 깨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