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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영혼, 책을 만나다 - 김영아의 독서치유 에세이
김영아 / 삼인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접할 무렵, 나의 마음 상태는 그리 좋지 못했다.
나를 둘러싼 주변 환경들로 부터 아픔과 슬픔, 그리고 괴로움을 온 마음으로 느끼며,
하루하루를 무료함과 아무런 삶의 의욕도 갖지 못한 상태로 보내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부정적인 마음 뿐이었다.
'나를 사랑하자, 나를 아끼자'고 되뇌어 보지만, 흐르는 것은 눈물 뿐이었고,
마음에 남는 것은 곪다 못해 아픔이 무뎌진 상처 뿐이었다.
왜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분명한 이유를 알면서도 애써 외면했고
상처를 치유하고픈 마음은 있되 방법이 없었던, 방법을 몰랐던 상황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영혼이 아픈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잊거나, 덮어두기만 했던 내면을 독서를 통해서
만나고, 치유하는 과정을 소개하고있다.
다친 영혼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왜 아픈지조차 모른 채 ,괴로워하고 ,
자신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은 , 자신이 유년기에 겪었던 불행한 기억과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고,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 사람들은 독서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장르의 16권의 책을 읽게되었다.
독서치료 프로그램은 15명 남짓 되는 내담자들과 상담자가 함께 만나서,
독서를 통해 자신들이 느낀 점을 말하고, 감정을 표현하면서 내면을 치유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치료하는 과정에서,상담자는 내담자의 내면에 너무 깊이 관여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역할을 한다.
독서를 통해 대체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으나 ,
치유 과정에서 내담자들 모두가 16권의 책을 읽고,
그 중에서 저마다 가지고 있는 내면의 상처와
각자의 불운했던 과거의 상황과 동일하거나 비슷한처지의 책 속 주인공을 만남으로써
상처 받은 자아를 만나게 되고 그러므로써 스스로를 치유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내담자들 대부분이 잃어버린 자아와의 만남에 성공한다.
그리고 그 만남에 대해 다른 내담자들과 상담자에게 설명하는데, 이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로 부터 위로도 받고 용기도 얻는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현실 속에서 상처를 치료해 나간다.
사람이 치유 받았다는 증거는 현실의 삶 속에서 드러난다.
자신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미래에 대해서 아름다운 꿈을 그리게 되는 것이다.
많은 내담자들이 부정의 근원을 씻어냄으로써 현실에서 또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사람들은 잃어버린 자아와의 만남을 통해, 아파하고 괴로워서 움츠려든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그렇게 힘들어하는 자신에게 더 이상 아파하지 않아도 된다는 위로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채 , 오늘을 버텨내고, 내일의 악몽을 받아들인다.
나 역시도 , 나의 내면에는 신경쓰지 않고 ,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하고 ,
괜찮은 척, 밝은 척을 하며 가식적인 삶을 살고있었다.
그래서 힘들어도 힘들면 안된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아프면 아프다고 , 힘들면 힘들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
나를 믿고 기대하는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슬픔을 함께 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내 슬픔을 나누면 , 상대방에게도 내 아픔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아서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말해야 겠다.
나도 아프다고,,나도 힘이들다고.. 나도 울고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