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도시적인 삶 - 무지개떡 건축 탐사 프로젝트
황두진 글.사진 / 반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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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발간된 저자의 전작 '무지개떡 건축'에서 일터와 삶터가 가까이 있는 도시 공간의 필요성을 주장했었다. 환경적 측면에서 뿐 만 아니라 생활의 질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적인 주거형태인 아파트는 이러한 문제의 중심에 있다. 아파트가 우리나라 주택부족문제를 단시간에 해결한 공로는 있으나 폐쇄적 단지 형태로 인한 도시공간의 단절, 직주분리에 의한 에너지와 출퇴근 시간의 과다한 소비, 단조로운 도시경관 형성과 획일화된 생활패턴 등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고 주장한다.

 이 책 '가장 도시적인 삶'을 통해 전작에서 많이 다루지 못했던 상가아파트부분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특히, 상가아파트의 전체적 구성과 건물과 도시가 만나는 방식에  집중하였다. 저자는서울 시내 곳곳에 위치한 '상가아파트'를 분석했다.세운상가, 낙원상가,서소문아파트,충정아파트, 중곡동의 주거복합까지 비교적  많이 알려진 상가아파트들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일종의 무지개떡 아파트 건축  탐사프로젝트의 일환인 셈이다.

 

1960년대에 지어진 낙원동의 상가아파트는 한 건물 안에 상가와 시장, 영화관, 아파트가 모두 들어간 복합건물로  지금으로 치면 멀티플레스와 같은 초고급 주상복합건물이었던 셈이다.  이런 건물은 당시 대중들의 눈에는 굉장히 새로운 시도였을 것이다. 재래시장이 거주지의 지하로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독특한  발상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세운상가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이 곳을 도심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든것 같다. 세운 상가는 1968년에 종로 3가와 퇴계로 3가를 가로지르는 전자상가로 완공되었다. 하지만 용산전자상가가 탄생하고 강남이 개발되면서 이곳에 살던 돈 많고 잘나가던 사람들이 떠나게 되면서 세운상가는 퇴보하기 시작하였다. 시설이 매우 낙후되어 수차례 개발 예정이 있었으나 지금의 상태를 수정 보수하여 현존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잘 결정한 정책인 듯 싶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개인적인 작업을  위한 상가 아파트의 답사에도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고 토로하고 있다. 십분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대부분 재건축등에 물려 있어 낯선 외부인의  출입에극도로 경계심을 느끼고 있는 거주민들과의 마찰도 많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이렇게 건축 역사에 있어 중요한 자료를 책으로 엮은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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