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의 천국 - 서울특별시 성북구 동소문동 1965년
최성철 지음 / 노란잠수함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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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기도 한 저자가  묘사하는  1965년의 서울 특별시 성북구 동소문동의 풍경. 이곳은 저자의 고향이기도 하다. 고향은 무척 소중한 곳이다.고향이 어느 특정한 장소이기보다는 그곳, 그 시절에서의 추억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소중한것이다.  『놀이의 천국』은 잊고 있었던 유년시절로 우리를 추억속의 여행지로 데려간다. 저자가 추억하는 어린시절의  추억속에서 건져 올린 생활의 순수한 놀이에서 1960년대의 서울의 골목안 풍경들을 비교적  자세하게 묘사 하고 있다. 비록 가난했지만 순수했고 사랑이 가득했던 그 세월의 언저리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던 독자들이라면 지금은 기억에서 대부분 잊혀버린 놀이의 용어나 그 방법을 기억해 내며 그래 그때는 그랬지하며 격한 공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글이다. 아파트가 주거의 중심인 현재의 생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서울의 골목안 풍경이다. 사는 게 힘들수록 사람들은 따듯했던 어린 시절 기억을 찾고는 한다. 삶에 지칠 때, 어린 날의 추억이 새겨진 동네로 문득 찾아가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서민들의 삶을 상징하는 골목, 골목에서 뛰어놀며 함께 자라던 아이들, 지금은 그런 골목을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서울이 고향인 사람은 타향 사람들보다 그리움이나 향수가 덜하다고들 한다. 틀린 말이다 과거의 서울은 지금처럼 회색빛 건물이 주를 이루는 암울한 도시가 아니었다.  특히, 표지와 본문에 수록되어 있는 모리스 위트릴로의 그림들이 저자의 어린시절 풍경들과 무척 닮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위트릴로의 화집을 보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엇이 뭉클 하고 움직였다고 한다. 화가가 유럽의 어느곳을 묘사했지만 신기하게도 어린시절 뛰놀던 동네의 풍경이 떠오를 정도로 정서적으로도 비슷한 맥락이 많다는 점이 무척 신기했다. 그림의 장소들은
내가 어릴적 고항의 골목에서 유년 시절 많이 보았던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어린 시절 추억과   생활을 무대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 당시 아이의 시각에서 보면 행복은 돈과 명예와 지위가 아니라 가족과 친구와 함께 하는 사랑의 놀이 안에서 머문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삶이 어렵고 팍팍하게 느껴질 때면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은 삶의 활력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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