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노후빈곤

탈, 노후빈곤 -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선데이마이니치 취재반 지음, 한상덕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0월

‘이 책 탈, 노후빈곤’은 일본 시사지 선데이마이니치에서 장기간 연재한 기사를 엮어서 펴냈다. 책의 주요 내용은 인구 4명 가운데 1명이 노인인 '노인의 나라' 일본의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온 일본의 현실을 파헤쳤다. '내 집 마련'의 꿈은 노후 파탄의 원인이 됐다. 여든이 넘어도 생계형 일자리를 찾아 헤매야 한다. 고독사가 늘어나 '뒤처리'를 대신해주는 사업이 생겨났고 스토킹, 절도 등 고령자 범죄도 늘고 있다. 오래 전부터 노인 인구의 급증을 예상하고 노인 특화 보험제도 도입, 다층화된 연금 등으로 노인 빈곤 문제를 대응해 왔다. 한국에서 '노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노인빈곤 앞에선 학벌도, 경력도 중요치 않다. 70대에 생활보호수급자가 된 한 일본 남성이 눈물을 글썽인다. 노인이 행복해지려면 최소한의 경제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그렇지 않고 방심하다 보면 자칫하면 길고 지루하고 초라한 노년을 보내야 한다.
일본 노인의 상대빈곤율은 우리나라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빈곤 노인들이늘어나고 있고, 일본 사회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년을 없앤 기업들이 늘어나고, 노인들이 청년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곳들도 늘려나며 일본 사회 내에 '노인의 자리'를 확장시켜 가고 있는 것이다.
'중산층 중년‘도 ‘빈곤 노년’을 맞는다. 건강 악화, 사기 등 한두 차례의 위기는 빈곤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 대가족제는 순식간에 붕괴됐다. '가족 부양 시스템'이 사라진 틈을 사회 안전망이 채워줘야 하지만, 설익은 국민연금과 넉넉치 않은 기초연금만으로는 빈곤을 벗어나기 버겁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9.6%. OECD 국가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노인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가난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빈곤율이 14%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50%까지 치솟은 '노인들의 빈곤율'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의 노인들은 왜 이렇게 심각한 빈곤 상태에 빠졌는가.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사회의 구조적 혁신이 필요하다.

고령화 시대의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책당국에서는 세제해택 확대 등 퇴직연금의 연금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100세 시대 두배로 늘어난 긴 인생항로를 극복해 나가기에 기존의 사회 시스템은 무리가 있다. 개인의 일하는 방식이나 사회보장제도, 지역을 비롯한 모든 분야가 50년 모델에서 100년 모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은퇴후 30년, 40년 어쩌면 그 이상이 될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여유롭게 보내기 위해서 더 늦기전에 준비가 필요하다. 노후 준비의 중요성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책이면서, 100세 시대 생존 전략도 접할 수 있는 책으로 앞으로의 노년이 장기화 되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번 쯤 읽어보길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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