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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얘기 계속해도 될까요?
니시 카나코 지음,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니시 가나코' 처음으로 쓴 재치넘치는 에세이집이다.
책을 가볍게 넘기다가 앞부분에 있는 저자 '니시 가나코'를 소개하는 곳에서 저자의 특이한 이력이 눈에 들어온다.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꼽히는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로 일본 문학계를 이끌 차세대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는 점, 이란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이집트 카이로에서 자랐다는 점 등등.. .
거침없는 성격과 재치 있는 입담, 개그 감각 등 저자 본연의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현재 각종 TV프로그램 및 라디오, 버라이어티 방송과 토크쇼 등에서 전 방위적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라고 한다. 책을 읽으며 문득 영화 도쿄타워의 주인공인 마사야가 떠올랐다. 그는 영화속에서 일러스트, 방송DJ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며 컬럼을 연재하는 작가의 재능도 갖춘 인물이다. 글쓰기의 힘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아마도 작가의 자유로운 사고가 필수적이지 아닐까 생각해본다. 머릿속 생각을 거침없이 문장으로 표현하는 작가들의 상상력이 정말 부러워진다.
풋풋하고 패기 있던 작가 초기의 평범한 일상을 거침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글을 읽으며 그야말로 "보고 들은 것이나 느낀 것을 자유로운 태도로 쓴글"이라는 사전적 의미의 수필을 그대로 실천에 옮긴 글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캬아. 정말 재밌다...
다양한 소재와 자유분망한 글은 책을 읽는 내내 "소설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참으로 재담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준 책이다. 이 책에 실린 거의 모든 글에서 맛깔난 단편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산부인과 검진, 가족들의 이야기 생활속의 에피소드에는 반전가득한 배꼽빠지게 웃기는 내용들이 많다. 저자는 다양한 소재에 저자 특유의 재치를 녹여내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독자들에게 별거 아닌 일상의 이야기를 전하지만 꽤 사려 깊고 솔직한 감각을 자극하는 촘촘한 묘사력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살라, 저렇게 살라, 그렇게는 살지 말라, 말이 많지만, 아무튼 살아있는 이상 우리는 나름대로 필사적으로 살고 있지 않은가
다만, 스스로 중심을 찾고 있는지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 작가의 거침없이 자유로운 글 속에 담긴 웃음, 그 웃음의 이면에 공감이 가는 글이 많은 이유이다.
독서는 음식을 먹는것과 같다. 조용히 잘게 씹으면 그 맛이 오래가지만 시끄럽게 마구 씹어 삼키면 끝까지 그맛을 모른다 - 주희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뿅뿅이에 붙어 있던 스티커 속 글이다. 역시 독서의 요령을 알려준 명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