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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미식가 - 외로울 때 꺼내먹는 한 끼 에세이
윤시윤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2월
평점 :
시간과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배를 채울 때/잠시 동안 그는 이기적이고 자유로워진다/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누구도 신경 쓰지 않으며 음식을 먹는 고독한 행위/이 행위야말로/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최고의 힐링이라 할 수 있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프롤로그)
이 책의 저자인 윤시윤님은 18년 동안이나 방송작가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에게도 친숙한 <스.친.소>, <놀러와>,<영웅호걸> 등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을 맡았었다. 이 책에는 전문적인 음식에 대한 평가에 대한 깊은 경지의 미식과 관련한 글들이 담겨 있는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들을 매개로 작가 자신의 지난날들의 소소한 느낌을 적고있다. 즉 남들이 별거 아니라 생각하는 음식이지만 그 음식과 엮어진 단상을
만나볼 수 있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생살면서 쓴맛, 단맛 다 보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이처럼 인생을 살다보면 다양한 경험을 하게되며 그 경험속에서 우리는 희노애락을 느끼면 살아간다. 맛을 마치 인생의 은유로 생각해 삶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단맛, 쓴맛, 신맛, 매운맛 등 여러가지 맛으로 구분한 작가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맛있는 음식보다는 인생의 맛을 좀 더 다양하고 실감 나게 맛보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40대 싱글인 저자가 혼자 사는 게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강변한다.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는 수입 잡화상을 개인 운영하며 결혼과 가족은 부담스럽다며 피하고 있다. 그는 고독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모토로 삼는 본인의 신념에 따라 식사를 즐긴다. 예전에는 20대 후반~ 서른 중반이 되면 노처녀, 노총각이라는 딱지가 꼬리표처럼 붙어다녔었는데 이제는 별로 신경쓰는 분위기가 아니지 않는가? 자신의 인생에 어느정도 만족하며 사는 싱글 라이프의 삶을 살지만 둔득문득 떠오르는 아련함을 글로 적었다.
책에는 소소한 그리움이 베어나는 위로의 음식을 담고 있다. 저자는 그동안 접했던 맛들의 기억을 끄집어내어 잊고 있던 가족의 모습, 지금은 희미하게 남은 첫사랑, 그리고 외롭고 쓸쓸하게 방황하던 젊은 날의 자신을 되새기고 있다. 40대의 싱글이 하나의 이야기마다 추억의 음식이 곁들여지며,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음식을 통해 들려주는 저자의 이야기는 추억 속 숨어있던 우리의 기억을 건드려 그 시절, 그 때로 이끈다. 사는 게 쉽지 않은 날, 소소한 그리움으로 추억하는 위로의 음식을 만날 수 있어 좋았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