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다는 것
와시다 기요카즈 지음, 김경원 옮김 / 불광출판사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네 삶은 유한하기에 더욱 귀중하고 가치 있다. 철학자들이 죽음을 만병통치약처럼 삶의 시약(試藥)으로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 '기다린다는 것'은 생의 난제에 철학적 처방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산토리학예상을 수상하고  오사카대학 총장을 역임한 임상철학자이자 10여권의 책을 써 온 '와시다 기요카즈'씨다.  임상철학이라는 분야가 나에게는 생소하지만 저자의 글은 임상 치료하듯이 대화하는 것처럼 독자에게 다가오는 듯하다. 임상 철학이라는 분야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철학은 현실에서 출발하여 현실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멀리한 철학은 공염불이며, 상아탑에 안주한 철학자들의 한가한 유희가 될 공산이 크다. 그러기에 철학은 이제 아픈 환자를 치료하고 예방하는 임상의학처럼 또 심리적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치료하고 돕는 임상심리학처럼 임상철학으로 발전되어 현실에서 당면하는 문제들을 철학적으로 올바르게 진단하고 처방함으로써 우리의 삶에 구체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저자는 기다림에는 우연의 작용을 기대하는 일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삶은 고통과 질병의 연속이다. 최첨단 과학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는 치유방법을 알 수 없는 많은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 문명이기(文明利器)에 길들여진 현대인은 오직 물리적인 치유방법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많은 경우 치유된다는 확실성이 검증되어 있지도 않고,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엄청난 부작용만 안고 있다. 이 시점에서 “철학치유”가 하나의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 책은 기다림을 주제로 사회·문화적 변화와 연동되고 있는 기다림의 형태, 대내외적 의미 등을 내용 등 다양한 인문학적인 설명이 돋보이는 책이다. 그 중  철학은 인간이  인간 자신을 제대로 인식해 나가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최초의 학문의 갈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태반이 기다림으로 이루어진다. 사람들은 수많은 기대와 희망을 품고 기다린다. 요즈음 나이듦에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인생의 좋은 선택을 위해, 인생의 길목이라는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오롯이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시간이었다. 다만 아직 중요한 선택은 미루고 있다는 게 부담이 되기는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