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아하!' 하고 무릎을 탁 칠만한 좋은 문장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저자가 인용한 사랑을 주제로 쓰여진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과
같은 사랑에 관한 책들에 등장했던 문구들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책의 내용은 연애가 잘 안풀리는 사람들에 대한 조언같기도 하고 그것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결국 자기 자신과의 문제라는 것. 나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것!! 그리고 사랑은 상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것이라는
뻔하지만 다시 새겨두고 싶은 문구들이 가득하다.

책을 덮고나서는 정말 사랑이란 무엇일까 깊게 생각해 보았다. 지나치지 아니하고 치우치지 아니하며 기울지 아니한 '균형감'이 필요하다.
현 상태가 불만이라 조금 더 채우고 싶은가. 상대에게 더 요구한다고 상대로부터 받는다고 채워질 것 같은가. 가난과 풍요의 중간.허기진 듯 배고픈 상태가 평온한 법이다. 애정 결핍, 금전 결핍,결핍이 발전과 성장의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그 결핍을 채우려 집착하면 또다른 내면의 공허함이 생겨난다. 결여된 상태가 충만한 것임을 알게 되는 날이 있을 것이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나를 돌아보며 읽어나간다. 좋은 책이지만, 깊이 생각하며 읽으면 어렵고, 대충 읽으면 사랑의 덧없음에 마음이 쓸쓸해진다.

저자의 사랑을 엿보았고, 그의 철학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특히 저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어 사진을 보는 재미도 쏠쏠한 편이었다. 삶 자체를 창작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는 저자의 말처럼 '자기객관화'는 필수적으로 가져야 할 삶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개념은 성찰, 반성,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까지 다양한 것을 포함하고 있다.
사랑에 대한 관념을 표현한다는 것응 언제나 생각하며 조금 어려웠지만 좋은 인생의 공부를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요즘같은 무서운 일만 벌어지는 시대에 꼭 필요한 사랑인거 같다.
사랑은 언제나 내 가슴속에서 샘솟고 있는데 왜 밖을 향하여 사랑을 찾고 있는가.
그대가 찾고 있는 그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그대 자신속의 사랑이 밖으로 투사된 사랑의 그림자일 뿐이다.

혼자일 때 외로운 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철저히 혼자가 되는 것이다. 혼자가 되어 누리 가득 충만감을 느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책을 왜 읽는가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에 예시가 되어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물론 오해는 안 했으면 좋겠다. 꼭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하고 고급문장을 읽어야 사유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초보자에겐 쉬운 책이나 단순한 문장보단 더 사유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예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력한 사유의 근육을 가진 사람들은 아마 쉽고 단순한 한 두 문장만으로도 깊은 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