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평점 :
이 소설은 의도치 않은 일을 만들면서 인간 관계가 틀어지기도 하고, 심할 경우엔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있는 거짓말. 이 소설은 바로 우리가 적어도 하루 몇번 많게는 수백번 한다는 거짓말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호주 대륙 남동단에 자리한 아름다운 피리위 반도. 그곳을 배경으로 한 예비 초등학교에 아이를 등교시키게 된 세 명의 여인이 있다. 제인, 매들린,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간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는 일을 구체적으로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싱글맘 제인은 지기라는 아이를 홀로 키우며 이곳저곳을 떠돌며 살아가다 아름다운 피리위 해안에 정착을 한다. 그곳에서 매들린과 셀레스트를 만나게 된다. 매들린은 이혼한 전남편과 한동네에 사는 불편을 감수하며 애비게일를 키우는 재혼녀이다. 씩씩하게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매들린과 다정한 남편과 쌍둥이 아이, 아름다운 외모까지 가진 그저 행복해만 보이는 셀레스트와 가깝게 지내면서 제인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간다. 이 들 세여자는 아이를 키운다는 공통 분모가 있고, 나이를 들며 지난날의 미모와 빛을 잃어간다는 불안과 회한의 공감대가 있기에, 파벌을 짓고 가벼운 모해와 험담이 있을망정 나누는 수다와 표정은 유쾌하고 우스우며, 때로는 도덕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저 평화롭게만 보이는 그들의 일상은 조금씩 일그러진다. 예비 초등학교 설명회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그로 인해 제인, 매들린, 셀레스트와 다른 학부모들 사이에 골이 생기게 된다. 사소한 거짓말이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이 커져버려 사람이 죽는일이 발생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 장소는 초등학교 퀴즈 대회가 열리는 강당이다. 스마트 보드를 설치할 기금을 마련할 퀴즈 대회에서 사람이 죽는 사건이 벌어지고 강당에 있던 사람들 모두 용의 선상에 오른다.이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는 각자의 아픔과 상황이 얽힌 것 속에서 아이들의 사소한 말다툼 혹은 거짓말에서 시작을 한다.
거짓말은 악의 있는 거짓말이라고는 말하기 힘든, 그저 설명하기 곤란해 입을 다무는 말이 오히려 대부분이다. 여자들이 담고 있는 각자의 아픔은 삶의 전반을 지배하고 때로는 어떤 상황에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만큼 사소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엉뚱한 방향으로 혹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튕겨나가버리고 만다. 초등학교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당사자는 물론 인근 지역 일대에까지 길고 깊은 트라우마를 남기기에 충분한, 드물고도 끔찍한 비극이다. 여성의 마음 변화와 섬세한 감정의 흐름에 이해가 깊어진다고나 할까? 여성 특유의 세밀한 심리묘사를 구체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았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