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천로역정 (완역판, 반양장) ㅣ 세계기독교고전 15
존 번연 지음, 유성덕 옮김, 루이스 레드 형제 그림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5년 8월

우리는 끊임없이, 평생을 자신에 대한 탐구를 한다. 그것은 나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원시적인 물음부터 시작하여 과연 나는 무엇을 향하여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옳게 살아가고 있는지 등에 대한, 궁극적으로 자신의 영혼에 대한 물음 등과 맞물려 고뇌하게 만든다. 왜 우리는 자신이 바라는 것들을 이루고 많은 것들을 누리며 살아가는데도 좀처럼 시원해지지 않는 갈증으로 괴로워하는 것일까? 왜 누군가가 우리에게 올바르고 정확한 답을 가르쳐주지 않는 걸까? 아니면 답이 이미 나와 있는데 그 답지를 보지 못하고 무관심하게 살아가기 때문일까? 이러한 물음을 지니고 살아가는 나는 천로역정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 <천로역정>은  출간 후 30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시대와 종교, 국경을 뛰어넘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영국의 설교가이자 우화 작가로 잘 알려진 저자  '존 버니언'은 천로역정을 어떻게 썼으며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천로역정은 신앙 형성의 문제를 우화의 형식으로 형상화한 종교 소설이며 간결하고 소박한 문체와 힘찬 표현으로 영국 소설 발달사상 커다란 영향을 준 대표적 고전이다. 신학적, 그리고 문학적인 고전은 현재에 와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특히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천로역정은 여전히 실질적인 삶의 문제와 올바른 극복법, 그리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기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크리스천의 여행은 단순히 기독교적인 것만이 아니라 무언가 좀 더 나은 것을 지향하는 현대인의 여행을 대신해 주기도 한다. 무거운 짐을 등에 진 '크리스천'이 아내와 자녀들을 떠나 '멸망의 도시'에서 '천성'에 이르기까지 겪는 고난을 그려내고 있다. 자신의 순례를 위협하는 함정과 유혹을 성경의 지혜로 극복해내는 '크리스천'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되새기는 인생길로 안내한다. 작중의 여러 인물과 장소는 각각 선과 악 어느 한편을 대표한다. 존 버니언이 이 작품을 쓰는 동안 머리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 이미지들만 가지고 씨름했던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천로역정은 종교적 메시지뿐만 아니라 훌륭한 문학서이기도 하다.

천로역정은 세밀한 묘사와 멋진 일화, 그리고 배경 묘사와 담화의 창안 등에 있어서 존 버니언의 능력이 한껏 발휘된 것으로, 18세기 전반 확립되어 가는 영국 근대문학의 선구자로서 영문학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천국으로 가는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기독교인이 아니라서 천국을 논할 수 는 없겠지만, 책에서 언급한 천로역정의 험난하고 좁은길을 제대로 선택해서 가고 있는가? 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주인공 크리스천이 천국순례의 여정에서 낙심하고 힘들 때, 힘을 주고 위로해주면서 올바른 천국의 길로 이끌었던 굳센 믿음과 소망과 같은 인생의 동행인이 더 많아 지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