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양 여운형 평전 - 진보적 민족주의자
김삼웅 지음 / 채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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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몽양 여운형. 대충 강의와 다큐멘터리를 통해 훌륭한 인물이란건 알고 있었지만 평전을 읽는 내내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여운형은 우리 민족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위해 민족의 힘을 키우며 독립을 준비했고 좌우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양자를 아우르며 민족의 진로를 제시한 지도자이다. 그럼에도 여운형이 활동하던 당시 흑백논리의 지배를 받고 있던 한국의 정계에서는 몽양과 같이 미·소 어느 나라에도 치우치지 않는 자주적인 정치인은 설 땅이 없었으며, 결국 우파 좌파 모두에게 적대시 되고 만다. 좌익이니 우익이니 하는 이데올로기는 어쩌면 한국 정치사에 6.25보다 더한 비극일지 도 모른다. 그 이데올로기 속에 수 많은 위인이 비명횡사하셨고 우리는 많은 민족의 지도자를 잃었다. 몽양도 그 그늘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몽양에 대한 평가가 현재에 와서 갈리는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좌익 사상에 대한 불신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큼 몽양이 극단적 편가르기를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몽양은 좌우를 넘어 하나의 국가를 건설코자 했고, 이는 좌익, 우익 진영 모두의 반발로 말미암아 암살에까지 이르게 된다.

여운형은 일제 패망 후 가장 먼저 “건국준비위원회”를 창설하는 등 결코 백범 김구나 이승만 등에 비해 정치적 무게가 못지않음에도 불구하고, 우파․좌파가 아닌 중도좌파의 노선을 선택했기 때문에 이분법적 논리에 의해 우리에게는 일명 “빨갱이”라고 알려졌으며 그 인지도 또한 김구 등에 비해 낮다. 따라서 2005년 건국훈장 대통령장(2등급)을 받으면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몽양에 대해 우리는 이번 발표를 통하여 교과서적으로만 알았던 그에 대한 평가를 당시 상황에서의 몽양의 정치노선과 활동 등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 되어있다. 많은 지도자 유형이 있지만, 이 분과 같은 경우는 매우 드문것이 사실이다. 싫고 좋음에 관해서는 매우 분명하지만, 대의를 위해서는 자신의 몫을 쉽게 내어줄 수 있는 것이 그 첫째이다. 둘째로는 환경이나 상황에 의해 자신의 의지나 목표를 변경하거나 굴하지 않고 소신껏 진행해나간다는 점이다. 셋째는 상대방을 자연스럽게 동화시켜버리는 인품과 웅변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운형에 대한 극단적인 평가는 그의 활동의 한 측면만을 부각시킨 결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를 지지하는 측면에서는 좌우합작 운동만을 강조하고, 그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그를 좌익 혹은 기회주의자로 비난하고 있다. 여운형의 정치적노선이나 사상적 노선은 명확히 규정되거나 밝혀지지 않았다. 그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는 앞서 밝혔듯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여운형의 입장은 (반)식민지시대를 경험한 지식인 혹은 정치가가 선택하게 되는 이념적 모호성을 대표했고 특정한 사상 이념의 틀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여운형은 자신을 손문과 같은 (진보적)민주주의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곧, 여운형의 사상적 모호성을 나타냄과 동시에 그가 특정 이념을 고수하기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입장을 유지했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때문에 여운형을 평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의 사상적 지향이나 이념적 경향성이라기보다 앞서 살펴보았던 그의 실천활동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로 ,이 분야에 대해 40여 권을 집필한 이력이 있다. 평전이라는 것 자체가 작가의 주관적 의견이 많이 들어가는 글이기에, 여운형 평전 역시 저자인 김삼웅선생님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어 있지만 여운형 평전은 그 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여운형 선생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려 준다. 평전을 읽다보면 인생을 어쩜 그렇게 거침없이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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