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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함의 힘 - 현경 마음 살림 에세이
현경 지음, 박방영 그림 / 샘터사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부드러움은 단단함보다 강하며, 물은 바위보다 강하고, 사랑은 폭력보다 강하다(헤르만 헤세)
저자는 이 책에서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강력하게 평등을 외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자기 내면의 진정한 소리를 듣고 그런 자신을 사랑하고 용기를 낼 수 있다면 부드러운 힘이 될것이다. 불안과 두려움이라는 강풍이 불어도 꺾이지 않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연약함의 힘이라는 걸 새삼 되새기게 만들어 준다. 그래도 강자들의 약자에 대한 배려, 비장애인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 활발한 이가 우울해하는 이들에 대한 공감, 가진 자가 못 가진 자들에 대한 베풂은 연약한 이들에게 더욱 힘을 내게 만들어 줄 것이다.
얼마전 우리나라를 방문한 교황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것 중 하나가 낮은 곳을 향하며 상처받고 소외된 이들을 아끼고 보듬은 교황의 행보였다. 각박하기만 한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울림은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태도에 대한 요구와 성찰이다.
대형차와 전용헬기를 거부하고 소형차와 열차로 일정을 다니며 몸소 낮은 곳을 향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는 우리에게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천주교의 수장이 이토록 남루한 행보를 스스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자본과 권력의 논리에 갇혀 비싸고 화려한 것들만 추구해 온 오늘날 한국 사회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상처받은 타인을 향한 끈질긴 사랑과 관심을 보였습니다.
우리는 자신과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넘어 생면부지의 타인을 이토록 사랑할 수 있는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에게 던진 근원적인 질문이다.
어쩌면 교황이 전해주고자 했던 것은 이해관계를 초월한 인간 자체에 대한 사랑이며, 타인의 아픔을 마주할 때 주변의 시선을 마다하고 자신의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일지 모른다.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이 연약함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안에 누구나 다 갖고 있는 연약함의 ‘강인한 힘’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기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 참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힘,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공감할 수 있는 힘, 진실대로 살기 위해 모험할 수 있는 힘, 모험에 동반되는 불안과 두려움을 견뎌 내는 힘, 자신이 원하는 것과 남이 원하는 것이 상충될 때 관계의 성장을 위해 균형 있게 양보하고 타협할 수 있는 힘이 된다. 특히, 노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글들이 많아서 좋았다. 공감과 용기, 관계의 힘. 우리는 이것을 익히 들어와서 알지만 스스로 실천하고 있지는 않다. 앞으로는 이러한 가치가 더 많은 힘을 얻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