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충격
더글러스 러시코프 지음, 박종성.장석훈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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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인공은 허공에 손을 휘저으며 각종 자료를 찾아본다. 연구실에 들어갈 때는 홍채인식을 통해 신원 증명을 한다. 자동차는 운전자가 없어도 스스로 달리지만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장면이다.  2002년 만들어진 이 영화의 배경은 2054년 미국 워싱턴DC. 지금으로부터 40년 뒤다. 이런 비약적인 기술의 진보는 현재를 뛰어 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기술을 통한 정확한 공간 인식 덕분이다.


디지털 시대로 본격 진입하며 첨단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라이브이고 실시간이며 현재진행형이다. 이 책의 저자인 '더글러스 러시코프'는  바이럴 미디어, 디지털 네이티브, 소셜 화폐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낸 미디어 전문가이다. 저자는 ‘서사의 붕괴’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미디어와 기술로 동시에 한 곳 이상의 장소에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인 ‘디지털 분열’, 큰 단위의 시간 척도를 아주 작은 부분으로 쪼개서 보는 ‘과도한 태엽 감기(overwinding)’, 실시간 형태의 인지 활동에 집착하는 ‘프랙털 강박(fractalnoia)’, 끝날 것 같지 않은 현재 때문에 종말을 갈망하는 ‘아포칼립토’까지 5가지에 대해 소개하며 우리가 미디어와 인터넷이 쏟아내는 정보 속에서 철저하게 ‘현재’를 살고 있다고 말한다. 디지털은 우리 생활에서 필수적인 생존도구라고 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사용자가 스크린에 접촉함과 동시에 원하는 정보를 즉시 제공받을 수 있는 터치패널이 등장하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서는 진일보한 패터닝 기술과 웨어러블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디지털적인 전지전능함이 현실인 요즘 우리가 빛의 속도로 얻어내는 정보 역시 우리에게 도달할 즈음 이미 구닥다리 정보가 되어버려 대부분 찰나에 유용한 것들이 많다. 그 대표적인것이 교통정보로 막히지 않는 길에 대한 정보가 우리에게 제공되는 순간 이미 소통이 원활한 상태에서 체증으로 변해버리는 현상들을 들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일한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2010년대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모바일 빅뱅이 일어났다. 2020년대엔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된 IoT 세상까지 도래할 전망이라고 한다.

 

 책은 이 같은 ‘현재 충격’의 양상들을 분석한다.  데이터 흐름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보다 더 빠른 속도의 정보를 취하는 비상한 노력은 결국 그 변화가 보내는 신호의 중요성을 실제보다 훨씬 과대평가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한다.  그 결과 콘텐츠에서 과거-현재-미래를 기반으로 하는 구조는 사라지고 있으며 아날로그적인 육체와 디지털적인 자아 사이에는 불일치가 발생해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는 인간의 능력이 퇴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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