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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연금술 - 인간의 열정에 관한 아포리즘
에릭 호퍼 지음, 정지호 옮김 / 이다미디어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인간은 실로 매혹적인 피조물이다. 치욕과 나약함을 자부심과 믿음으로 바꾸는 짓밟힌 영혼의 연금술만큼 인간에게 매혹적인 것은 없다.(p.59)
이 책 '영혼의 연금술은 같이 출간된 '인간의 조건'이라는 제목의 책과 마찬가지로 저자의 주옥같은 잠언들이 수록된 잠언록이라고 할 수 있다.
짧지만 강렬한 문구 속에는 인생의 교훈이나 진리에 대한 접근 등 여러가지 생각거리를 가득 담겨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에릭 호퍼'는 길위의 철학자로 불리며 일생을 대중운동에 뛰어든 분이다. 이 책 《영혼의 연금술》은 저자가 일생에 걸쳐 찾던 열정의 본질을 쫓는과정에서 떠오르던 사유를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힘든 고행길에서 얻어진 인간의 내면과 현실의 존재 방식에 대한 통찰력 있게 담고 있다. 이렇게 탄생된 280개에 이르는 아포리즘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의 결여로 대의와 대상에의 추종에 자기를 맡긴 인간의 열띤 얼굴을 그려내고 있다.
강렬한 욕망은 모두, 기본적으로 지금과는 다른 인간이 되려는 욕망이다. 절박하게 명성을 갈망하는 것도 아마 현실의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리라.(p.7)
삶속에서 실제와 연출을 구별하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가장 자기다운 순간이 어떤 때인지 알고, 그런 시간을 일상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겠다. 불만을 갖는 것은 인생의 목적을 갖는 것이다. 희망에 굶주린 사람들이 불편불만거리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은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작은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사람들의 내면에 간직된 물질적이고 현실적인 욕망들을 "사랑"하고 "소망"하고 이뤄질것이라고 "믿는" 행위가 오히려 행복한건 아닐까 싶다. 인간의 열정과 욕망을 바라보는 철학자의 시선을 어떤것일까? 무척 궁금하게 생각하며 읽었던 책이다.
평생을 떠돌이 노동자 생활로 일관한 미국의 사회철학자.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항상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몸을 둔채 독서와 사색만으로 독자적인 사상을 구축해 세계적인 사상가의 반열에 올랐다. 철저하게 대중속으로 들어간 그의 삶과 광적인 독서량 그리고 깊은 사색을 통해 얻어진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들은 자신의 삶속에서 이 두 명제를 심도 깊게 풀어낸다. 매력이 있는 글은 삶의 현장을 가지고 있을 때 나오는 듯하다. 저자의 글에서 미국이라는 사회를 바탕이 되고 있는 자본주의라는 제도 이면에 있는 인간의 강렬한 욕망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던 책이다.
에릭호퍼는 돈을 벌기위해서 일을 하고 돈이 모이면 일을 중단하고 책을 읽었다고 한다.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두 손으로 노동을 하면서 더 많은 사색을 하고 더 낮아진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글에서는 땀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나는 그가 말한 것에는 그다지 공감하지 못하지만 그의 삶자체에 매력을 느낀다.
어떤 일을 열정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이 곧 그 일을 정말로 원하거나 그 일이 특별히 적성에 맞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정말로 원하지만 가질 수 없는 것을 단지 대신하기 위해 어떤 일을 아주 열정적으로 추구한다. 따라서 아주 간절히 품은 열망을 채운다고 해도 우리를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불안감은 사그라지지 않는다고 보는 게 무방하다. 열정적으로 일을 추구하는 모든 행위에서 중요한 것은, 추구하는 대상이 아니라 추구하는 행위 그 자체이다. (p.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