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세상을 더듬다
저우쭝웨이 글, 주잉춘 그림, 장영권 옮김 / 펜타그램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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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어린이만 읽는 책이 아니다. 이 책 <달팽이 세상을 더듬다>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다. 그림책은 아이들의 책이라는 편견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되지만 천천히 들여다 보게 되면 의외로 인상에 깊이 남는다. 아이들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인생을 살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 그림책을 들여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어릴 때 보았던 그 의미와는 다르게 다가오는 그림들. 정신없이 바쁘게 사느라고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 슬픔, 고독, 이별, 죽음, 생명 그리고 맑은 웃음에 대한 생각들이 깊이를 지니고 그림책을 통해서 아련하게 떠오른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적인 북디자이너 주잉춘으로 그가 일하는 스튜디오 '수이팡'은 난징캠퍼스 안에 있다고 한다. 캠퍼스안을 즐겨 산책하는 저자는 동물들과 화초들을 일상적으로 사생했다고 한다.  특히, 책을 준비하기 1년전 부터 달팽이를 직접 작업실에서 기르며 관촬했다고 하니 실제로 달팽이에 대한 관찰에서 나온 사실적인 내용들일것 같다.

이 책은 주인공 달팽이의 모험담이다. 비록 140쪽 밖에 안되는 얇은 책으로  글도 참 짧은 편이다. 하지만 결코 쉽게 읽을 책은 아니다. 내용을 곱씹으며 읽다보면 인생과 세계에 대한 깊은 사유가 담겨 있어 오래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달팽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느린 동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느리지만, 누가 알아주지도 않지만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달팽이가 먼 여정을 떠나는 동안 삶과 죽음,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깨닫는다.

 

느리게 살라는 조상들의 금과옥조를 마음속 깊이 새기고 길을 가는 달팽이는 모든것이 자신보다 빠르다는 것을 느끼며 갈등하기도 하지만 모든것이 숨가쁘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버둥댈수록 올가미에 걸려든 듯 답답하고 마침내 허무해지고 마는 우리들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이 책속의 달팽이는 그저 작고 느린 한마리의 달팽이가 아닌 우리의 사는 모습을 너무나도 많이 닮아있다. 달팽이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인 것이다. 달팽이를 빌려 펼쳐내는 이야기는 달팽이의 삶을 통해 앞만보고 세상을 너무나도 빠르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보내는 메세지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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