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가 있긴하지만 깊은 조예가 있는건 아니다. 사이언스 잡지를 알고는 있지만 읽지는 않는다. 뇌 과학과 질병등 TV에서 하는 교양프로그램이 재미있으면 보지만 챙겨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DNA와 관련된 이야기라면 무척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이 책 또한 DNA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기대하며 읽게된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인류 최초로 31억 개의 유전자 서열을 해독, 우리 몸의 지도를 완성한 세계적 유전학자 '프랜시스 콜린스'이다. 저자는1993년 세계 6개국 2천명의 과학자들이 참가한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총지휘하여 10년만인 2003년 4월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31억개의 유전자 서열을 모두 밝힌 인간유전체(게놈) 지도를 완성한 저명한 유전학자다. 자유사상가인 부모밑에서 자란 그는 어린시절에 학교를 다니지 않았고 그의 어머니가 그의 교사였다. 대학시절에는 열열한 무신론자였으나 현재 독실한 신앙인이 되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물리화학 박사과정을 밟다가 관심의 확장으로 생명과학을 공부했으며, 박사과정이 끝나자 의과대학에 다시 입학했고 DNA의 중요성을 통감하고 의학유전학자로 변신한다. 그의 행로는 그의 호기심과 고민의 산물이자 결단의 결과였다. 그의 인생행로와 글에서는 진정성이 조용히 묻어나온다. 이 지도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신간 '생명의 언어'는 게놈프로젝트를 이끈 주인공이 말하는 유전학과 의학의 최신 연구 성과다.
이해하기 어려운 게놈만큼이나 개인 유전체학을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온갖 문제를 일으킨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과학 발전과 인간의 건강 증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의 의견은 게놈 정보에는 개인의 염기서열정보, DNA 변이정보, 질병관계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질병 예방과 처방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들에게 수많은 걱정이 생겨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많은 과학자들은 개인의 유전자에 딱 맞는 약을 처방하는 '개인맞춤 의학혁명'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아직 우리는 모르는게 너무 많다. 하지만 때론 그 모르는 것을 알기위해 알고 있는 것조차 놓쳐버릴 때도 있다. 사실은 알고 있는게 더 중요한 것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희귀 유전 질병을 비롯해 암, 정신 질환, 노화 등 DNA와 관련 있는 생명의 작용은 흥미진진했던 내용이다.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불안감으로 CT 촬영이나 MRI 같은 과도한 의료 행위를 하게 되거나, 과하게 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일들이 우리에게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유전자는 또 다른 '마케팅 도구'로 이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개인 게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모든 개인이 자신의 유전정보를 가지게 될 미래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해야 할것이다.
세포, 복제, DNA 등등 과학은 점차 인간을 세분화시키고 공식화 시킨다. 그렇다면 수학 과학 공식처럼 우리 몸의 문제도 손쉽게 해결될 날이 올까? 만일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 인간이란 기계가 그렇게 정말하고 복잡한 것이 아니라면 참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