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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달러는 미국보다 강한가 - 달러 패권의 역사는 반복된다
오세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미국은 지난 2008년 이후 1조7000억달러에 달하는 돈을 풀었다. 1차 양적완화다. 이와 더불어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조치들을 내놓으면서 경기를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무엇보다 주식과 채권 등 자산가격이 눈에 띄게 올랐다. 선거를 앞둔 미국이 또 다시 천문학적 규모의 돈을 풀기로 한 것은 물론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다. 돈 값을 낮춰 더 쓰려는 욕구를 키우고, 돈의 유통속도를 높여 실물경제 회복을 당기고자 하는 것이다. 돈을 풀어도 실물 쪽으로 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1차 양적완화 때 고스란히 연준으로 돌아와 꿈쩍하지 않았던 돈이 이번에는 실물로 흘러갈지가 관건이다. 보다 크게는 세계 주요국간 보기 좋은 합의가 이뤄지는냐에 관심이 쏠린다.
책은 지금까지 달러의 지위에 대해 의심을 갖는 사람들을 위해 달러의 역사와,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갖기까지 진행된 치열한 국가 간의 노력과 경쟁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투자 관점에서 달러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금본위제 또는 21세기의 디지털 금과 같이 정부의 의지에 흔들리지 않는 화폐제도만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일까? '금본위제도'란 화폐단위의 가치와 금의 일정량의 가치가 등가관계(等價關係)를 유지하는 본위제도로 쉽게 말해 화폐의 가치를 금의 가치로 표시하는 제도를 말한다.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닉슨 대통령의 금본위제도 폐지로 1944년부터 시작된 브레튼우즈 체제도 27년 만에 막을 내렸다. 미국 경제패권이 세계를 지배하면서 달러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금융거래와 국제무역의 핵심통화, 즉 기축통화가 됐다. 달도 차면 기울 듯 미국 경제의 쇠퇴는 이때부터 벌써 여러 징후를 드러냈다. 금본위제도 하에서 미국 연방정부는 재정적자에 신경을 써야 했다.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국채를 들고 와 금으로 바꿔달라고 할 때를 대비해 항상 일정 수준의 금을 보유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이 약해지면 달러가 약해지고, 달러의 기축통화도 위협받는다는 이야기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외에 대안이 없다"라고 주장한다.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것은 미국이 강해서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숨겨진 전략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다 중요한 문제는 비틀대는 미국 대신 글로벌 경제를 짊어지고 갈 만한 동력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 것인지다. 일본이나 유럽 등 기존 강국들은 스스로 부채를 부담하기도 버거운 형편이다. 신 강대국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국은 주축으로 활약하기에 아직 모자라다. 확실하게 기댈 언덕을 찾지 못한 각국은 저마다 자국 통화를 약세로 끌어내려 위기를 모면하기에 분주하다. 달러 약세가 유지된다고 미국 경제가 빠르게 살아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손놓고 자국 통화 강세를 두고만 보다가는 덤터기 쓰기에 딱 좋다. 곳곳에서 채권 거래세 등을 만들어 자본 유출입 단속에 나선 이유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모두가 망하는 길로 접어들 수도 있다. 자국의 이익만 챙기려 경쟁하다가 국제 교역이 줄고 보호 무역주의가 팽배하면서 세계 경제가 주저앉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 각국 정부의 어려움이 있다. 스스로를 지키면서도 공동의 이익을 놓을 수 없는 딜레마다. G20 정상회의에서 얼마나 실효성있는 합의가 도출될 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적당히 버리고 적당히 얻으며 균형잡는 일이 긴요한 때라는 점이다. 글로벌한 세계에서 미 달러화의 변동은 시장 자체를 흔들고 있다. 저자의 자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달러를 보유할 경우 감수해야 할 위험보다는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다고 강조하는부분을 유의할 필요가 있을것 같다. 이 책은 시기적절하게 달러화에 대한 평가와 함께 달러의 금융상품적인 특징을 소개하며 자산으로서 달러의 가치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책으로 읽어보아야 할 가치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