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깊이 시인학교 시선 12
신문호 지음 / 시인학교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시인학교 시선' 열두번 째 시집의 주인공은 현재 부산 사하구의 경희병원 원장으로 재직중인 신문호시인이다. 시인은 1956년 경북 영천출생으로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된 이후 1991년 의대 교수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떠나 위치타주립대 위치타종합병원 등 여러 병원에서 척추수술과 인공관절수술을 하면서 소아마비와 뇌성마비 재활치료학을 공부했다. 시인의 등단은 2010년 계간 <문예시대> 을 통해서였다. 신인문학상에 '백일홍' 외 시 4편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이 시집 '외로움의 깊이'는  제1부 '어떤 그리움', 제2부 '기억의 층위', 제3부 '외로움의 깊이', 제4부 '약속 없는 기다림' 등 모두 4부로 나누어 80편의 시가 담겨 있다.

 

(중략)
휩쓸려 살아가는 방관자의 나약함과
지금까지가 어쩌면
삶이 전부일 것 같은 서글품으로
자신은 점점 왜소해져만 갑니다.
아름다운 마음들을 너무 오래 망각했기에
때늦은 후회는 고개를 들고
어깨를 짖누르는 외로움은
아쉬움만큼이나 깊었습니다.
(82쪽 외로움의 깊이 중에서)

 

시집의 서두에는  시인이 자신의 시를 고마운 인연들에 대한 되갚음의 의미로 시를 올린다고 썼다.

만남 그리고 이별,  아쉬움과 애틋함이 그리움으로 찾아드는시인의 시들은 어쩌면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막연해하던 마음 깊은곳에 녹아있던  감정들을 일깨워주는듯 하다.

 

(중략)
부모가 그렇고, 동료가, 그리고
믿음으로 지탱해주던
내 사랑도 마찬가지겠지요

헤어짐은 서로를 힘들게 하고
남은 이의 외로움과 삶의 긴 여정은
어쩌면 떠나는 이만큼이나 아플지도 모릅니다.

아픔만의 운명을 헤어질 준비도 했겠지요.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미치도록 보고 싶습니다!
(116쪽, 만남 그리고 이별)

 

시인의 시에는 많은 이별이 담겨 있다. 노스님의 열반이나 어머니와 불교에 나오는 '연'(然)...
시인에게 있어서 산다는 것은 곧 ‘백지유서’를 써놓은 것과 같다는 절박함으로 삶을 살고자하는 절심함도 있다.

 또한, 시인이 찾고자 하는 삶과 죽음 그 너머에 있는 '영원' 을 찾고자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시인은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에 충실한 시를 써온 듯 보인다. 얼핏보면 허무주의가 깊게 드리워진 느낌도 들게되지만

수록된 여러 시를 곰곰히 음미해보면 삶의 여정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삶에 대한 처절한 물음이 있었다.
슬픔, 고독, 외로움은 기억과 정서를 토대로 하는 인간만의 감정이다.

 

노인의 아픈 허리와 무릅이 다가와
주름진 외로움으로 말을 건넨다.
눈빛 속에서 스미는 진한 삶의 회한
희미한 자포자기의 한숨.
(하략)
(27쪽, 어떤 그리움)


시인은 미국에서 귀국후  200명이 넘는 중증 뇌성마비 환자들을 진료하며 무료수술을 했다고 한다.
시인의 시에는 의사로서 시를 마음에 가진 사람만이 볼 수 있는 삶의 뒷면도 그리고 있다.
고통의 병상에서 드러내보여준 환자의 고통을 알고 들을 수 있었기에 그는 그들을 안다. 인간을 안다는 것은 육체를 안다는 것이 아니듯, 삶을 안다는 것은 살아가는 겉모양새로 아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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