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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 - 절망의 한복판에서 부르는 차동엽 신부의 생의 찬가
차동엽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의 저서중 '무지개원리'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무지개원리의 내용은 인생에서 지치지 않고 좌절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 꿈이 있다. 꿈을 확실히 가져라. 이것도 당위성으로 얘기하는 것보다 ‘꿈을 안 가진 사람보다 가진 사람이 훨씬 이롭고 삶의 질이 달라진다’ 는 내용이 중심으로 모두 7가지 처세술 (지성은 긍정으로, 감성은 꿈으로, 의지는 말과 습관으로 키워라)을 설파한 내용이다. 당시 서울 공대 출신 신부님이라는 후광과 함께 내용의 긍정성 덕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책이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작가로 유명해진 차동엽신부의 최근작으로 책의 앞부분에는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된 배경을 설명한 부분이 기술되어 있는데 사연이 있는 책이었다.
재계순위 1위에다 이제 글로벌순위에도 몇위에 들어갈만큼 혁혁한 위용을 자랑하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아버지이자 삼성의 창업주로 잘 알려진 故 이병철 회장은 무신론자였다. 1987년 타계하기 전 가깝게 지내던 고 박희봉 신부님께 질문을 던졌다. 병마와 싸우며 삶의 한계에 맞닥뜨린 그가 던진 질문 내용은 지구의 종말까지 포함한 신의 존재에 대한 것과 영혼, 생명과 죽음 등 '종교'에 관한 것들이었다. 2년전 스승인 정의채신부에게서 이 20년동안이나 묵혀있던 질문을 받게되고 인생에 대한 근본적 물음 15가지와 거기에서 파생된 동시대인들의 절실한 물음 11가지에 대한 답변을 짬짬히 서술한 것을 '책으로 엮은것이라고 한다.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신은 왜 자신의 존재를 똑똑히 드러내 보이지 않는가?라는 질문에는 신의 증명에 관한 문제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바람을 증명하고 싶은 사람들과 신의 존재한다는 바람을 증명하고 싶은 양측의 논쟁에 지나지 않으며 중요한건 어떤 시야로 바라보는것이라는 답변을 내놓는다. 다분히 형이상학적인 내용들이다. 난문쾌답을 위해 애썼다는 저자의 답변에는 비교적 주옥같은 내용을 인용한 글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 연유때문인지 종교적인 색채보다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낄 많은 질문들과 답을 얻을 수 있는 책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종교의 근원적인 의문에 답변을 한다는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종교철학이란 종교의 현상과 본질에 관한 철학적 해명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와 같은 답은 피상적인 것으로 그치고 마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답변내용중 어떤 부분은 마음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어느 부분은 책에 쓰여진 일반적인 이야기로 다가온것도 솔지간 고백이다.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신부라는 신분임에 너무 비중을 두지 말기를 바란다. 꼭 종교적인 관점에서만 읽을것이 아니라 교양서적을 읽는 느낌으로 접근해보면 좋을 책이다. 철학이 부재한 현대인은 더 이상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 아니라 위기 자체다. 현대인은 정신적 삶의 세계로부터 일상적 삶의 세계로 전락하여, 무가치를 가치로 비진리를 진리로 여기는 전도된 태도를 가지고 물질을 가진다는 것과 허위와 가면을 행복의 척도로 삼고 있다. 이러한 인간의 삶은 기술과 정보, 상업주의와 이데올로기, 민족주의와 다양한 종교를 과거 어느 때보다도 급격한 속도로 진전시킬 것이 분명하며, 인간은 자신의 삶의 역사를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질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 이병철회장님이 인생의 마지막시기에 가장 근원적인 의문을 가진것처럼 우리도 삶에서 한번쯤은 같은 의문에 대해 고뇌하며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걸어본다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의미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