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잠들기 전에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6-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6
S. J. 왓슨 지음, 김하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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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953년 간질 수술을 받은 뒤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지 못해 줄곧 과거 속에서 살다가 2008년 세상을 떠난 환자의 이야기를 소설로 엮은 심리 스릴러다. 그리고 작가는 소설의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우연한 교통사고로 인해 기억 상실증에 걸린 후, 20년동안이나 같이 살았다고 주장하는 가짜남편의 존재도  몰라보고 기억력이 하루 이상 지속되지 못하는 불행한 인생을 살게 된 여자 크리스틴에게 일어나는 충격적 에피소드를  따라가며 전개된다.  

 

소설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흡인력 강한 내러티브, 충격적 반전이라는 스릴러의 기본 요소를 충실히 따른다. 그날이 그날인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을 폭행하고 가짜 남편 행세하는 사내와 집에 틀어박혀 살던 크리스틴에게 내시라는 의사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크리스틴은 내시에게서 돌려받은 자신의 일기장에서 '벤을 믿지 마라'는 글을 발견하고 혼란에 빠진다. 크리스틴은 하루하루 일기를 썼던것이다.  크리스틴은 오직 다른 이의 말과 자신이 전날 쓴 일기에만 의존하게 되면서 극도의 불안에 떠는 크리스틴은 자신을 달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퍼주려고 하는 남편은 어느 순간 거짓말쟁이로 비쳐지고, 그녀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위로해주는 친구는 남편과 외도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 어느 순간 돌연 난 누구이며 지금 어디에서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되뇌이며 과거와 미래를 암흑으로 잠식해버리는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든다. 

 

"기억은 우리를 일깨울 뿐이다."

 

이 소설은 기억이란 인간의 "이성"을 말하는 것이고, 일깨운다는 뜻은 단지 스스로를 만족시킨다는 뜻이다. 다시말해 인간 이성이란 자기가 보고싶은 것만 보고 믿고싶은것만 믿는데 사용되는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소설이었다. 주인공이 사용한 일기라는 기록을 통한  인식의 방법은 과거의 기록을 전제로 하고 거기에서 삼단논법 같은 합리적인 방법을 이용해 하나하나 쌓아나가는 인간이 자기들의 유산을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 수천년간 사용했던 방식이다. 인류니 뭐니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와같은 인식론은 인류사적 의의만 있는것이 아니다. 우리의 매순간 일상에도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인공 크리스틴이 하나 둘씩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 겪게되는 좌절과 불안, 공포와 절망을 묘사한 부분이 돗보이는 소설이다.  하루동안 학교나 직장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봐도 그렇고, 신문 사회 정치면을 보면 더욱더 인간이란 자기가 보고싶은 것만 보고 사는 존재란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작가는 어쩌면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의 실존의 문제를 다룬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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