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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빼기 3 - 어느 날… 남편과 두 아이가 죽었습니다
바버라 파흘 에버하르트 지음, 김수연 옮김 / 에이미팩토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기억’이란 마치 만화경과 같다. 들여다볼 때마다 매번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만화경 속에는 아름다운 색깔의 조그만 돌들이 가득 들어 있다. 흔들 때마다 다른 그림, 다른 조합을 보여준다. 하지만 절대 거기 들어 있는 돌들을 한꺼번에 다 볼 수는 없다. 그러니 그저 지금 보이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기억도 마찬가지다. 그 자체는 끝도 없을 만큼 넓디넓지만, 한 번에 보여주는 것은 늘 나를 감질나게 하는 짧은 장면들뿐이다. (p.25)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일상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던 바버라에게 어느날 불어닥친 청천병력같은 사고로 남편과 두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 바버라에게 남은 것은 오직 가족들과 나누었던 기억뿐이다. 그녀는 그것을 놓치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심정으로, 하나 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다.
바버라는 끔찍한 사고를 경험한 지 5일 후, 바버라는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다. 바버라는 ‘넷’이었던 때를 기억은 혼자라는 고독 속에서 그녀는 죽음에 대해 응시를 많이 했을것이다.
갑작스런 사고와 같은 믿기지 않는 카다란 사건을 만나게되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슬픔을 느끼지만 사실을 부정한다고 한다. 왜 나에게 이런일이 생긴거야를 속으로 부르짖으며 커다란 분노와 함께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사실이 아닐거라고 부정을 한다는 것이다. 부정뒤에는 체념도 뒤따르며 인간의 슬픔은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이 끔찍한 사고와 마주하는 풍경은 놀랍도록 침착하다. 그녀는 격하게 치솟아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도무지 현실적이지 않은 죽음을 수긍하고 돌아선다.
사람들은 삶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독립적인 존재로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사고 이후 어쩌면 바버라에게 죽음은 삶의 반대편 저쪽에 있는 존재 따위가 아니었을 것 같다. 삶의 의미를 결정짓는 것은 아주 작은 것들을 커다란 사고를 당한뒤라 더 절실하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마치 그녀가 구멍난 스웨터를 안은 채 그랬던 것 처럼, 그와의 구멍난 추억들을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이 책은 가족들이 모두 세상을 떠난 후, 지독한 슬픔에서부터 분노와 원망, 공포,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희망하게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1년간의 눈물겨운 기록으로 인간의 절대고독감을 상실과 재생을 애절함으로 그리고 있어 책을 읽는 내내 감동으로 다가왔다. 죽음은 '나'라는 존재 속에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것이며, 그 사실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망각할 수가 없는 것이다. 확실히 그것은 진리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동시에 죽음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배워야만 할 진리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어떠한 진리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어떠한 진리도 어떠한 성실함도 어떠한 강함도 어떠한 부드러움도 그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극한의 불행으로 꿈과 사랑, 그리고 모든것을 잃은뒤에도 본질을 포기하지 않고 일어서려는 바버라의 용기에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