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었던 박범신작가의 작품은 연작소설인 ‘흰 소가 끄는 수레’라는 작품이었다.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면서 왕성하게 글쓰기를 하던 작가가 돌연 절필선언을 하고 3년간의 공백기간을 가진 이후, 처음으로 다시 집필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그동안 20여년의 세월동안 쉬지 않고 집필하면서 느꼈던 작가 자신의 글쓰기의 고통과, 고단했던 삶을 표현해내고 있다. 때문에 소설 속 내용은 허구의 세계를 빌리고 있지만 작가 자신의 문학과 삶의 대해 행하는 반성과 반추로 일관되어 있다. 인간 본질의 내면적 갈망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었다. 그후 오랫만에 만나게 된 소설이 바로 '비즈니스'라는 제목의 이 소설이다. 물질적 욕망으로 가득찬 도시에서 전도된 가치관을 지닌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위기를 그린 소설가의 작품이라 하기에는 표지부터 그와 매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특이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장편소설이다. 하지만 소설의 내용은 초기 작품에 자주 등장하던 사회부조리의 어두운 면을 부각했다. 마치 그의 초기작품인 ‘토끼와 잠수함’ 같이 주로 문제적인 작품을 짙은 사회성있는 작품과 일맥을 잇고 있는듯 한 줄거리다. 이 소설을 통해 작가는 물질적 욕망으로 가득찬 도시에서 전도된 가치관을 지닌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위기를 통해 사회가 앓고 있는 모순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본이라는 사회적인 폭력 앞에 한없이 나약한 인간의 모습과 그 속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이를 통해 이 시대 사회 제도의 모순과 반인간성을 드러내는 대목에서는 자본주의적 삶의 질주가 불러온 윤리성 상실에 따른 황폐한 모습으로 묘사한 '이팝니무'의 이미지가 다시한번 떠오른다. 이 소설은 대중국 교역의 전진기지라는 명분의 환상을 앞세워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 신시가지와 신시가지의 개발과 발전에 따라 반비례적으로 퇴락한 구시가지가 배경이다. 현대사의 한획을 긋는 1970년대의 개발의 광풍이 불어닥친 후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을 살펴보면 강남권과 강북권으로 주거환경의 불평등과 주거분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강,남북 균형발전에 관련한 시민토론회에서 한 참석자는 "이제는 '강남 공화국'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라고 언급하였다. 이 발언은 서울의 지역차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서울은 강남과 강북으로 생활권이 나누어져 있다. 강남과 강북은 피부로 느낄 만큼 생활의 질이 차이가 나고 있다. 강남에서 강북으로 이사온 사람의 말을 빌리면 "강남에 있을 때는 아파트 옆에 공원도 있고, 쇼핑하기도 편리했어요. 그런데 이사와서 보니까, 주변공원도 형편없고 가까운 곳에는 대형할인점도 없더군요.ꡓ라고 말하며 강남에 살 때를 그리워하고 있다. 이처럼 강남과 강북의 생활 여건의 차이가 크고 삶의 질 자체를 영위하기에도 간극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지름길이라 여기는 학군이 좋아 아이들 교육을 위해 어렵게 강남으로 강남으로 몰려드는 한국의 열혈 학부모들. 아이들 학원비를 위해 알바를 하면서, 또한 극한적인 방법으로까지 올인하는 부모들을 통해본 강남은 자본주의 부조리, 천민자본주의를 살펴보게하며 어떻게 사는것이 바람직한 삶인가에 대해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