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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경제학 - 금융의 덫에 걸린 경제 진단과 처방
한배선 지음 / 청림출판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신용과 빚을 동시에 창출하는 금융의 두 얼굴 가운데 '빚'이라는 어두운 측면을 부각시켜 반복되는 경제위기의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저자는 글로벌 경제속에 찾아온 금융위기는 그동안 금융속에 숨어있던 '빚이 뇌관'이 되어 터진것이란 의견을 내고 있다.
빚을 내서 부동산을 구입한 사람들에게는 금리가 오르면 상당한 위기로 작용한다. 어쩌면 부도가 나는 가계들도 생겨날 것이며 엄청난 고통과 혼란을 겪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 우리 나라 금융기관들이나 정부는 별 문제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외국 금융기관들은 우리 나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다는 경고를 하고 나섰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빚을 내 자산을 구입하는 행위는 '고전학파'에 기반을 둔 '정통 주류경제학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경제행위로 본다.
부채는 자산이며, 타인의 자본을 빌려 자신의 부를 더 키우는 레버리지 효과는 시장의 효율성으로 설명한다. 주류경제학은 부채를 하나의 생산요소로 취급하며 부채 증가를 권장하는 속성이 있다. '주류경제학'에서는 버블이나 거품이 존재할 수 없다.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은 모두 합리적 수준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는 신고전학파나 케인스학파라도 자유롭지 못하다. 정부 개입을 주장한 케인시안도 결국 국가 파산이라는 덫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다만 심각한 불황이나 치솟는 인플레이션 때에는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했다.
금융위기가 연속해서 터지는 글로벌 경제에서 기존 경제학적 패러다임을 적용할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자유주의자의 효율적 시장 가설은 이번 금융위기로 힘을 잃었고 단기적 처방을 내린 케인스 경제학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나 금융위기를 이론이나 모델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케인스 모델도 잘못된 시장의 효율성은 국가의 통화정책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금융위기 발생을 염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통화주의자들과 같다. 이 같은 빚으로 빚을 막는 경제해법의 딜레마는 새로운 경제학 태동으로 연결되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역내 단일통화에 대한 경제학적 기대감을 산산조각냈다. 또 자유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자유무역협정(FTA)은 까다로운 원산지 규정 등으로 오히려 교역의 장애물 취급을 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때 득세했던 케인지언들은 남유럽발 재정위기 탓에 다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의 채무 위기에서 확인됐듯,국가가 일단 '빚 함정'에 빠지면 이자 부담 증가와 경기 위축을 가져와 수렁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렵다. 그리스발 유럽 재정위기에서 보듯이 각국은 위기로 인해 악화된 재정 건전성을 다시 높이기 위해 빚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미국은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미국 정부가 낸 빚 이자는 3830억달러에 달한다. 하루 이자로만 10억달러 이상씩 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계경제 좌우할 정도로 덩치 비대한 미국이라는 나라의 국채 발행이 증가한다는 것은 후세들이 갚아야 할 빚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인위적으로 세금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미 국채 수요 감소는 기축통화인 미 달러 가치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미 국채를 사기보다는 팔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게 된다. 연방정부 입장에서는 발행된 국채 규모가 너무 많아 달러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리는 정책을 펼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책은 그동안 궁금하게 생각했던 여러나라의 금융위기와 관련해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던 부채의 위험에 대해 경고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도 개관을 갖게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