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다는 것은 움직이면서 생각한다는 것이다. 움직이면서, 움직임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전체를 부분으로, 부분을 전체로! (P.15) 중견 문학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저자는 어린시절 아버지의 자전거를 안장밑에 다리를 집어넣고 않듯이 타던 자전거타기를 생각해내고 어느날 생활에 찌든 자신을 발견하고 자전거여행을 떠날 결심을 하고 이를 곧 실행에 옮긴다. 쉬흔의 나이에 쉽지않은 결단이었으리 짐작된다. 고령의 나이에 무리한 장거리 자전거 여행은 실제 자전거장거리여행은 평소에 운동량이 별로 없던 저자는 근육에 이상이 생기기도 하였으며 자전거를 탄채로 넘어져 위험천만한 부상도 당하게 되는 어려움도 만났다. 이 책은 저자가 한 달 동안 자전거에 몸을 싣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 자전거 여행기다. 그가 겪은 진솔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자전거 여행을 통해 느낀 감동을 진실 된 어투로 그려내 읽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특히 자전거 여행의 출발에서 도착까지 여정을 자세히 기록한 점과 여행을 하면서 본 아름다운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주변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부분이 좋았다. 여행하면서 주변 경관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은 자동차를 타고 다닐 때는 발견할 수 없는 자전거여행의 장점인것 같다. 느리게 움직이는 자는 사물이나 세상을 더 꼼꼼히 받아들인다. 속도의 차이가 관찰의 차이를 낳는다. 관찰은, 느릴수록 깊고 넓어서 생각하는 주체를 멀리, 마치 호수에 떨어진 돌맹이가 파문을 일으키듯 스스로를 둥글게 밀어낸다.(p.85) 이 에세이의 주된 이야기인 자전거 여행은 자동차보다 빠르지도 않고, 편리하지도 않다. 하지만 책 속에서 저자는 언제어디서나 자신을 내려놓아 아름다운 풍광과 사람들 속에 들어 갈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전거 여행이 충분히 행복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긴여행을 마친 느낌이다. 줄 하나하나에 눈독을 들여 읽다보면 마치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듯 자연경관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자유로워지는듯했다. 자전거 전국여행. 아마 누구나 한번쯤 그려보는 꿈이 아닐까싶다. 어떤 이에겐 좀더 구체적인 현실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이들에겐 현실과는 동떨어진, 단지 어린아이들의 꿈같은 희망에 불과한 것에 그칠지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어느 누구에게든지 이것은 꿈에서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먹먹한 가슴을 풀어버리고 싶을 때, 밑도 끝도 없는 인생살이에 지쳐 허덕일 때 나도 저자처럼 여행을 꿈꾼다. 내 어렸을때 자동차는 귀하고, 집집마다 자전거 한대씩은 가지고 있었다. 그 덕분에 어릴때 몸에 익힌 자전거타기는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가능하다. 이런 연고로 나 역시 오래 전부터 자전거 전국여행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 이루리라는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것이 언제일지 전혀 가늠할 수 없을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