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작가의 일생을 지배한 상실감과 소외 의식, 번뇌가 그대로 담겨 있는 <인간 실력>. 그리고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다는 작품으로 패전 후의 허무적인 몰락 의식과 결부되어 '사양족'이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된 <사양> 등 그의 대표작격인 2편이 담겨 있다. <사양>은 태평양 전쟁에서 패한 전후 일본을 시대적 배경으로 개성있는 4명의 인물 ―즉 마지막까지 귀족의 품위를 잃지 않으며 가족의 상처를 감싸안는 어머니, 귀족의 굴레를 벗고 ‘사랑과 혁명을 위해’ 살아가려는 가즈코, 귀족 출신이라는 자괴감과 우월감이 공존하는 내면적 갈등과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여 마약중독으로 자살하는 그의 남동생 나오지 그리고 소설가 우에하라―이 서로 교차되면서 발하는 빛과 그림자가 한데 어우러져 전후 일본의 정서적 분위기를 ‘사양’의 풍경처럼 처연하게 드러낸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또 다른 작품 <인간 실력>은 '다자이 오사무'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쓴 책이다. 소설은 너무 담담하게 마치 다른 사람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 하지만 '다자이 오사무'의 일생을 보았다면 알겠지만 요조의 인생과 다자이 오사무의 인생은 너무나도 닮았다. 요조가 결국 다시 일어나 살겠다고 다자이도 몇 번이나 자살시도를 했던것이다. <인간 실력>은 스스로를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실격한 이라고 말하는 이상한 사진의 주인공이 쓴 세 편의 수기를 전하는 소설이다. 허구를 가장했으나 또 자전적 요소가 짙게 가미된 그의 대표작으로 이 소설은 생을 마감하기전 자신에게 써놓은 편지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줄거리는 요조라는 남자의 이야기 이다. 이 남자는 사람을 무서워한다. 그중에서도 아버지를 가장 두려워 하고 누구라도 조금이라도 자기의 실체 모습 에 대해 알아채는 것을 매우 두려워 한다. 세세한 심리묘사에 공감가는 게 은근히 많았다. 순수한 사람, 순진한 사람그리고 인간성을 잃어버린 사람들. 인간의 삶을 이해하지 못했던 주인공은 주변의 사람들오 인해 점점 피폐해져간다.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세상과 융화되지 못했던 그는 지나치게 섬세하고 지나치게 예민하고 지나치게 나약한 영혼을 가진 '나'는 인간들의 삶에 도저히 부합하여 살 수가 없다. 그래서 더욱 누구나 한번쯤 생각했을 그런 인간과 세상과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극단으로 끌고 가버린 그의 이 나약하고 병약한 영혼에 가여운 마음이 들다 못해 서글픈 마음이 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