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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 의 배경인 빈스토크는 높이 2408m, 674층에 달하는 초고층 건물에 자리잡은 도시국가이다. 소설은 6편의 단편이 모인 연작소설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상의 축소판과도 같은 이 거대한 타워를 배경으로 통렬한 풍자의 연속이다. 권력자에게 '작은 정성'을 표하는 수단인 35년산 고급술을 화폐대용으로 인식하였으며 이 술병에 전자테그를 붙여 그 이동경로를 추적해 권력의 구조를 파헤쳐본다는 그럴듯한 사회과학적인 탐구방법도 등장한다. 이런 요소들때문인지 단순한 풍자라던가 유머로 치부하기에는 그 본래의 독기가 너무나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럼.그런 술은 자기가 혼자 집에서 마시려고 사지는 않는단 말이야 ....이런 건 선물로 들어오는 게 아니면 내 집에 있을 일이 없어. 그리고 선물로 들어와도 잘 안 마셔. 다른 사람한테 선물하려고 놔두지. 남의 집에 갈 일은 언제든지 생기기 마련인데, 빈손으로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p.9)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이런 풍자류는 속속 잘 들어올것이다. 서울대와 동대학원에서 외교학을 전공한 작가는 자신의 전공을 잘 살린 사회를 통찰하는 능력을 가지고 어떤부분에서는 거의 직접적으로 또 다른 한편에선 완곡한 비유를 통해 이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이야기 해 준다.
마치 오래전의 책의 말미에는 소설속에 등장하는 주요 개념어에 대한 해설을 달고 있다. 그 중 자주 등장하는 '권력장'은 권력이 작용하는 공간으로 권력 핵심부를 향해 만곡곡선의 형태로 일그러진 3차원 공간으로 지표가 되는 재화나 용역의 흐름을 관측하여 재구성할 수 있다는 전제로 개인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권력관계에 놓인 개체로 행동하게 만드는 권력 기계로 만들어 버리는 제어하기 어려원 힘의 구조정도로 보면 될것 같다.(p.264)
이 개념자체에는 많은 심오한 권력과 관련한 구조를 느낄 수 있었다. 권력이란 것 자체가 잔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그런 잔인함을 뒤쫓는 것이고 또 그것의 맛을 알기때문에 그것을 뒤쫓게되고 말이다. ' 권력’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에야 세상은 모든 진실을 드러내며 투명해진다고 할 수 있다. 어지러운 시대일수록 물밑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파워게임은 치열해진다. 실제로 수없이 반복해 파워게임이 벌어지는 정치판이나 회사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인간관계를 들여다 보면 사람들의 이유 없는 친절과 미움 뒤에까지도 권력관계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세상을 물밑에서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권력을 이해할때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서 적응해 가며 원하는것들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