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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완벽한 하루
멜라니아 마추코 지음, 이현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월의 어느 날 밤, 경찰은 카를로 알베르토 가의 아파트로 출동한다. 누군가 그 집에서 총성과 함께 살려달라는 비명을 들었다고 한다. 그것은 가짜 비명일 수도, 잔인한 범죄를 예고하는 비명일 수도 있다. 소설의 장면은 스물네 시간 전으로 돌아가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의 이야기가 마치 조각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짜맞춰진다. 오전 1시부터 24시간 동안 이혼당한 현직 경찰관 안토니오의 가족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변호사 엘리오 가족 등 두 가족의 하루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상적인 금발로 위험한 일탈을 꿈꾸는 부인, 의붓어머니에게 애정을 품은 얼치기 무정부주의자 아들 등 각자의 고민과 번뇌, 과거의 상처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버거워하는 이들의 하루를 통해 인간사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는듯 하다.
작가 멜라니아 마추코는 이탈리아 최고의 문학상인 ‘스트레가 상’ 등을 수상하면서 주목받는 작가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현대 로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하루 동안의 매우 암울한 이야기로 그 아래 감춰진 감춰진 이탈리아 사회의 모순을 이야기하고 있다. 소설은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여러 인물들의 캐릭터를 통해 진실과 거짓, 사랑과 광기가 살아숨쉬는 도시에서 하루 동안 무수히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인물들을 통해 작은 행동과 선택 하나가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소설의 매력을 꼽으라면 실제 현대의 로마를 배경으로 한 소설인지라 진짜 로마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또한 눈부신 과거의 무게를 고스란히 간직한, 약간은 퇴색한 로마와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아직 로마를 다녀오지 못해 지금까지 로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과거 오드리햅번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인 '로마의 휴일'과 벤허를 통해 만나보았던 로마의 모습이 강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고대 로마의 웅장함과 화려함은 코로세움과 대전차 경기장으로 대표되는 찬란한 역사와 유적 그리고 스페인광장의 낭만과 아름다운 예술품으로 가득할 것 같은 도시였다.
시내 중심가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도시 외곽지역의 슬럼화 등의 문제에 직면한 현대 로마인들의 현실과 같이 겉에서 보기엔 행복하고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이는 가족일지라도 그 속에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 그들이 어떤 고민과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한번 둘러보자. “우리사회는 어떠하다고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있겠는가? 모든 현상에는 이면적인 모습이 동시에 존재하기 마련이다. 현대사회에도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 이외의 모습이 알지 못하는 곳에 공존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는 과거의 모습이 반영된 역사의 일부분이라 말할 수 있다. 현재의 다양함과 복잡함만 큼이나 아마도 고대 로마에도 다양한 시대 모습이 상충적으로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한 가지 모습에 집중하고 그에 대해 편견을 가지게 된다. 속아 이면의 생활상은 놓치고 만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 <어느 완벽한 하루>는 뛰어난 문체를 논외로 하더라도 진지한 인생의 의미를 탐구하는 문학적 탐구의 본질을 충실하게 쫓아가는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으로 만났지만 매우 어려운 주제를 쉽게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