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해적들의 상상력이 돈을 만든다 - 재미와 장난으로 시장을 혁신한 사람들
매트 메이슨 지음, 최지아 옮김 / 살림Biz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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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잠든 사이에도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가 날아와 정보를 전달해준다. 사이버 공간은 ID 하나만으로 대화를 나누고 커뮤니티를 통한 지식과 자료를 공유하는가 하면, 비록 얼굴을 모른다해도 사이버상 뜻만 맞으면 다양한 동호회를 만들고, 온라인게임이며 전자상거래까지 하는 등 디지털문화가 빠른 속도로 보편화 되어가고 있다. 20세기가 물려준 인류 최대의 21세기 유산은 컴퓨터와 네트워크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이의를 달 사람이 없다고해도 지나친 말을 아니다. 이와 함께 디지털 기술의 발전도 어제를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아침만 되면 새로운 기술들이 이제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낯선 문명들을 쏟아내고 있으며 생활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면서 새로운 문화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제 디지털의 기술 영역은 예술과 창작에까지 예외를 두지 않는다.

오래전에 인쇄술이 인류의 문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다면 이제는 인터넷과 디지털이라는 문명이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즉, 영화, 애니메이션, 비디오 아트, 게임, 인터넷 등의 새로운 매체와의 결합은 새로운 산업뿐만 아니라 새로운 예술까지도 무차별하게 창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디지털 기술은 문학, 음악, 그래픽, 사진, 영화, 산업디자인 등 여러 분야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즉 디지털 기술은 그 자신의 창조 활동 이외에 예술가로 하여금 창작의 활동을 돕는다.

영국의 해적 라디오방송의 DJ 출신인 지은이는 그 변화의 중심에 ‘해적’을 두었다. 여기서 해적이란 주로 ‘대가를 지불하거나 허가를 구하지 않고 타인의 창의적 재산을 임의로 복사하거나 방송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런 경제적 해적 행위는 지적재산권의 개념이 생긴 이래로 기존 경제 체제에 늘 골칫거리였다. 불법 복제로 인한 손실에 대해 영화, 음반 산업계의 절망에 가까운 탄식을 놓고만 본다면 디지털 시대의 해적들은 명백하게 절도 혐의로 처벌되어야 한다. 하지만 테크놀로지의 진전에 따라 해적들을 통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 책은 해적판 DVD 판매상에서 운동화 다운로딩, 컷앤페이스트, 해피슬램, 그리고 유튜브까지 갖가지 생각과 유별난 취향이 빚어낸 디지털 시대의 코드 읽기를 도와주고 있는 책이다.

상식적으로 지적재산권과 디지털 해적 행위는 딜레마의 관계다. 그런데 이 책은 경제적 해적 행위가 오히려 새로운 기술 혁신을 이끌어내 경제적 이윤을 창출할 수 있으며 특히 이러한 해적 활동이 또 하나의 비즈니스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뿐아니라 지은이는 일부 해적행위는 명백한 절도임을 인정하면서도 그런 ‘해적’들이 문명을 키우고 경제를 발전시킨 원동력이었다고도 주장한다. 젊은이들은 어느 시대에나 기존 질서에 대해 유쾌하고 발칙한 저항을 한다. 이들의 행동들은 때로 비난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탄생시키는 기폭제가 됐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서비스와 제품의 핵심가치는 소비자에 의해 규정되고 표현된다는것을 감안하여 소비자 행동 패턴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미래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자신의 특성과 관점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자신의 특성과 관점에 따라 각각의 소비자 유형에 대한 이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해적 라디오부터 위키피디아, 유튜브, 그래피티 아트까지. 재미와 장난으로 시작돼 새로운 활력과 부를 창출한 경제적 해적 행위들의 행보를 따라간다. 미국의 〈비즈니스위크〉지에 2008년 가장 혁신적인 책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 책은 재미와 장난이 가득한 젊은이들의 문화가 기존의 생산물을 차용하고 혼합하고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기성문화와 경제 산업에 커다란 활력은 물론 새로운 부를 창출해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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