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밥상 이야기 - 거친 밥과 슴슴한 나물이 주는 행복
윤혜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웰빙이 트렌드로 떠오른지 오래지만   요즘처럼 먹는것에 신경을 쓰는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하지만 광우병, 멜라민, 트랜스지방, 유전자조작식품(GMO) 등먹거리와 관련해 온갖 위험요소들이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어 우리가 믿고 마음놓고 먹을만한 안전한 먹을거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맛있는 음식, 특별한 음식, 몸에 좋다는 음식을 찾아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최근 다이어트부터 암 예방까지의 효과를 발휘하는 다양한 건강식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적절한 것을 먹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뿐 아니라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것 같다.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건강식품이라는 이름으로 비싸게 팔리는 것들이 넘쳐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저자는 결혼 후 솜씨 좋은 시어머니로부터 궁중요리와 살림살이를 배워 1999년부터 요리를 가르치고 있다. 2001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전통 음식을 알리는 행사에 참가하기도 했다. 몇 해 전까지 서울에서 살다가 빠른 도시의 속도보다 텃밭에서 나물 캐고, 꽃밭을 가꾸는 시골의 속도가 좋아  요리는 나와 이웃에 대한 즐거운 노동 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충남 당진에 내려와 한식당 <미당>을 차리면서 <미당>의 주방장이 되었다. 저자는 "애초엔 농사를 짓고 싶었지만 능력이 없어서 소박한 밥집을 차렸다"고 한다. 틈틈히 시도 쓰며 월간 <작은 책>에 글을 연재한 이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글솜씨가 아주 좋다.

 

밥은 우리에게 매일 먹는 식량, 그 이상의 힘이다. 예전에는 부자들을 헤아리는 잣대가 쌀을 얼마나 가졌느냐, 백석군이냐 천석군이냐 만석군이
냐로 가늠했다. 쌀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권력이었다. 쌀은 권력이기 이전에 우리의 역사이기도하다. 한반도에서 벼농사를 지은
연대가 보통은 오천년으로 알고 있으나 만년이 넘는 볍씨가 출토된 것을 보면 쌀은 우리의 역사와 같이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쌀 한 톨에 불경
을 세기기도 하고, 쌀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하니 쌀은 우리에게 먹는 것을 넘어서서 신앙의 차원이 아니었나싶다.....

배고플 때 따끈한 밥 한 공기만 있으면 된다. 반찬은 그저 고추장이나 간장, 김치 한두 쪽이어도 괜찮다. 우리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은 생명이
고 살아있음의 이유이다. 밥 한 그릇이 없어서 우리는 늘 외롭고 아프고 슬프다. 감기몸살로 신열이 나고 온 몸이 절절 쑤신데 누군가 이 따스
한 밥 한 그릇을 안 해줘서 더 아프다. 기운이 쭉 빠지는 힘든 날도 밥 한 그릇이 없어서 더 지친다. 마음을 다쳐서 슬플 때에 누가 따스한 밥 한 그릇만 준다면 금새 나아질 텐데 아무도 밥 한 그릇을 안 준다. 그래서 회복될 수 없는 슬픔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밥의 꿈(작은책 12월호에서 발췌, 윤혜신)  

패스트푸드 등 서구화된 생활습관과 식생활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발하고 몸에 좋은 음식이나 조미료를 쓰지 않는 음식 만들기에 관한 책들이 많이 발간되는 추세이다. 이 책 '착한밥상 이야기'도 넓게보면 이런 트랜드를 반영한 책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 전통 밥상의 건강함과 안전함을 널리 알리고 있으며  오래된 꿈은 음식을 통해 그 안에 담긴 건강한 마음과 정을 나누는 것이라는 말이 매우 인상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전원에 널린 싱싱한 재료들 속에서 그는 행복하다. 이 책의 3부 격인 '시골 식당 미당 이야기'는 각종 나물 이야기와 단골 화가에서부터 시골 건달까지, '미당' 주변의 인물 얘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에세이와 요리책을 섞어놓은 형태로 책에는 '착한 밥상'을 위한 73가지 음식의 레시피도 수록하고 있다.  

"밥을 짓고 살림하는 것은 저와 이웃을 살리는 아름다운 노동이자 생명을 살리는 재미난 놀입니다. 밥을 짓는 곳마다 웃음꽃이 피어나고 사랑이 쏟아지고 용서와 화해가 샘솟는다는 것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한 언론의 인터뷰내용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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