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 가면 쿠바가 된다

쿠바에 가면 쿠바가 된다 - 진동선의 포토에세이
진동선 지음 / 비온후 / 2009년 1월

내가 아는 쿠바의 전부는 체게바라라는 위대한 인물이 이 나라에 대해 알고 있는것의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쿠바는 독재와 경제재제, 사회주의라는 부정적인 단어로 인식된다. 살사와 시가, 럼과 음악이 넘치는 그 풍요롭고 즐거운 여유는 이미 사회주의라는 우리들의 부정적 시각때문에 수박겉핥기처럼 진정한 속을 볼 수 없었던 우리의 좁은 생각이라는 것을 저자는 직접 쿠바를 돌아보며 우리에게 깨닫게 해준다.

체 게바라가 살았고  헤밍웨이가 사랑해서 그의 소설의 배경으로 삼았던 나라 쿠바. 북회귀선 바로 아래에 위치한 쿠바는, 우리와 한참 동떨어진 나라이다. 지구를 거의 반 바퀴를 돌아가야 하고, 항공료도 비싸며, 직항편도 없어서 다른 나라를 경유해야 아주 가기 힘든 곳중 하나이다. 그러나 쿠바를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꼽는 여행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눈에 띄는 책이었다.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 때문일까. 피상적 으로만 알고 있던 쿠바 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자꾸 시선이 갔는지도 모른다.  이 책 『쿠바에 가면 쿠바가 된다』는 사진과  너무도 감성적인 아름다운 글이 만난 독특한 형태의 책이다. 사진집이라 하기에는 글이 비교적 많은 편이며  여행기라하기에는 오히려 한편의 시를 읽는듯한 느낌을 주는 매혹적인 글솜씨로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느낌의 쿠바를 전해주며 또한  쿠바의 풍광, 건물, 골목길, 사람들을 찍은 인상적인 사진들은 내 눈앞에 쿠바의 풍경과 쿠바 사람들이 실제로 있는듯한 가벼운 흥분을 느끼게 만들어 준다. 오래된 건물에서 느껴지는 투박한 옛스러움과 고풍스러움은 그들의 오랜 과거를 말해주는 듯 했고 정 많고 순박해 보이는 쿠바인들의 따뜻하고 수줍은 웃음은 현재의 쿠바를 보여주는것 같았다.   

요즘들어 많이 나오고 있는 쿠바에 대한 책들이 자꾸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그중에서도 다소 큼지막한 사이즈의 책에 담긴 이 책의 글과 사진은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 쿠바가 왜  늘 강렬한 ‘로망’으로 살아 있는지를 알수 있게 해 줄것 같은 책이다.   그들의 영웅이자 영원한 그리움의 존재인 체게바라의 추억이나 헤밍웨이의 흔적도 그들에게 는 중요하지만 노래 잘하고 춤 잘 추고 술 잘 마시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잡고 살사댄스를 배우면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 쿠바.  너무도 멀게 느껴졌던 그 나라가 조금은, 아주 조금은 친근하고 가깝게 느껴진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과 몸짓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쿠바를 소개해 주고 있어 쿠바에 대한 로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책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피사체가 되는 풍경과 사람들은  바로 책에서 밖으로 걸어나올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 담겨 있다는 점에서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환영받을 만한 책으로 추천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