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외교관 Social Shift Series 4
칸 로스 지음, 강혜정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오늘날 삶의 양상이 그러하듯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영향을 받지않는 개인적인 감정을 제외하고는 어느것도 '지역적'이지 않다.

오늘날 우리의 존재 양식에서 국제적 특성이 없는것을 찾기 어렵다. 과거에는 전적으로 지역적이었던 것들-패션, 유명인-도 점점 국제적이 되어간다.  이동이 쉬어지고  부국과 빈국 사이에 생활 격차가 커지면서 이민이 엄청나게 증가했고, 이민은 어떤 사회운동보다 빠르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의 삶이 경험하고 있는 변화의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그것은 국경을 넘어선 상호 의존의 심화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화의 양상속에서도 외교술과 국제관계에 대한 사고방식만큼은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있다. 과거 우리나라사회 전반을  휩쓸었던 세계화 논의도  그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의지와 위기 의식을 반영하는것에 다름 아니었다. 이러한 상호 의존의 심화는 과학 기술의 발전과 교통,통신의 발달 , 그리고 그에 기반한 시장 기능의 공간적인 확장에서 주로 기인한다. 최근의 지구온난화와 자원부족, 질병 등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욱 필수불가결적인 요소이다.  이처럼 상호 의존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파생되는 부작용을 규제하고 게임의 규칙을 정립하여 행위자 상호간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환경문제의 해결은 과거 리우 회의나 교토협약과 같은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전 지구 내지 지역적 차원의 협조를 전제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칸 로스는 그는 현재 영국의 외교관이 아닌 독립 외교관이다. 비영리 외교자문기관(인디펜던트 디플로맷)을 운영하고 있다.유엔에 참여조차할 수 없는  코소보나 소말릴란드 같은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들의 열세를 해소하기 위해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15년간 영국의 엘리트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라크 전쟁 사전작업 등을 맡았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외교의 문제점에 대한 이론적인 분석만을 다루는것이 아니라 외교관으로서의 개인적인 경험과 깨달음을 중심으로 전하고 있다.  세계는 한없이 복잡하게 서로 뒤섞여 있으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예전 관점만 고수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직접 경험한 생생한 일화에 근거하여 외교관의 역할에 대하여 언급하며 외교관들이 국가의 힘과 이익만을강조하는 편협한 세계관을 벗어나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물망처럼 지구 전체에 퍼져 있는 다국적 단체와 기관은 어떤면에서는 현대 외교의 중요한 성과다. 다국적 기구는 공공생활의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에 존재하며 우리의 생활을 중재하고 때로는 법률로 존재한다. 숨 쉬는 공기마저도 다국적 기구의 중재 및 규제사항이다.(p21)

 

나의 자아와 양심은 서서히 집단과 집단적인 사고방식속으로 매몰되었다. 지금까지 사고틀안에서 형성된 개인적인 윤리와 양심과는 판이하게 다른 어떤 것이었다.(p26) 대부분의 정책이 그렇듯이 대이라크 정책도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고 가끔은 옳고 그름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았다. 외무부를 떠나고도 여러 해 동안 곰곰 생각한 뒤에야 나는 당시 경험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엇다. 그래도 나름의 선별, 단순화, 의도하지 않은 기만 등이 내재한 불완전한 이해일 테지만.(p27)

 

강대국 사이의 밀폐된 공간에서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정작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이라크는 뒷전이었다 한다.  외교관들은 현실과 결과보다는 자신이 속한 정부의 이익에 준하여 일을 한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현실정치다. 가장 보수적인 관료집단에 대해 가차없는 메스를 대 파문을 일으킨 독립외교관인 저자의 용기가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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