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이야기 - 저항에 대한 아이콘, 햄버거의 존재감에 대하여
조시 오저스키 지음, 김원옥 옮김 / 재승출판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햄버거에는 고유한 역사, 즉 근대 미국의 연대기를 관통하면서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독일식 '함부르크 스테이크'가 햄버거로 진화해서 늘어나는 도시 공장노동자 계층의 먹거리가 된 것처럼, 햄버거는 19세기 유럽이민의 역사이며 20세기 도시화의 역사이다.(p6. 들어가는 말 중에서)

이 책은  음식 분야의 권위자로서 ‘뉴욕매거진’에서 음식담당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문화역사가인 '조시 오저스키'가  우리 일상 속에 깊숙하게 뿌리내린 대표적인 패스트 푸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햄버거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패스트푸드는 이미 미국이라는 한 국가의 영역을 넘어선 지 오래이다. 세계 각지에 진출하지 않은 곳이 거의 없는 거대 다국적 기업이 미국 패스트푸드 산업의 진면목이며, 때문에 세계화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첫 번째 표적이 미국산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되기도 한다.   

경제지표중에서 '빅멕지수'라는 것이 있다. 세계적인 햄버거 회사인 맥도널드의 대표적 메뉴인 빅맥(Big Mac)을 통해 각국에서 팔리는 빅맥가격을 기초로 국가간 적정환율을 구하는 방법이 있을정도로 멕도널드는 세계 방방곡곡에서 팔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대변하고 있다.  이렇듯 미국의 패스트푸드는 이미 단순한 음식의 차원을 넘어 세계화, 전지구적 자본주의화, 미국화의 상징인 것이 되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바로 우리의 몸과 정신을 구성하는 재료로서 사용된다. 우리가 무엇을 먹는지는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비만의 원인인 패스트푸드 등 건강과 위생 문제, 미국 패스트푸드 산업이 갖는 정치성에 대한 고발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상 속에 깊숙하게 뿌리내린 패스트푸드이다.  사람들은 이 음식들이 어디서 오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또 패스트푸드의 미묘한 또는 확실한 영향은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한 채 별다른 생각 없이 돈을 내고 사먹는다. 이렇듯 전세계 어린이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성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 패스트푸드점이다. 자동 유리문 안으로 들어서면 쾌활한 목소리의 청소년들이 반가이 맞는다.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로, 청소년들의 만남의 장소로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싶을 정도로 도시화의 상징처럼 자리잡고 있다. 

햄버거를 중심으로 그가 풀어나가는 얘기들은 굉장히 흥미롭다. 저자는 햄버거의 역사를 살펴보는 이 책을 쓰면서 제 1성이 햄버거는 미국의 발명품이라는 주장으로 시작한다.   햄버거가 탄생하기 전에는 햄버그스테이크가 있었으며 19세기 독일의 함부르크에서는 러시아로부터 받아들인 것으로 간주되는 갈거나 다진 쇠고기 요리가 흔했다고 한다.  함부르크는 중요한 항구 도시였고 미국행 이주자들에게는 주요 승선지의 한 곳으로 이 이주자들 중에는 독일인이 많았는데, 그들에게는 햄버그스테이크가 매우 익숙하고 유명한 것이었다. 햄버그스테이크는 바쁜 사람들이 항구 도시에서 먹을 수 있는 길거리표 음식이었다. 햄버버스테이크는 가장 가난한 미국인이 쇠고기를 가장 싸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었고 그것은 쇠고기를 향한 미국인의 꿈에 최저단계로 들어갈 수 있는 진입점이었다. 저자는 그 이름을 독일의 도시에서 땃다는 사실은 중요한것이 아니며 햄버거가 중요한 정확한 이유는 그것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음식으로, 전세계를 돌면서 저항에 대한 모든 압력을 떨쳐낸 탄탄한 아이콘으로 발명된 지 백년이 넘도록 본질적으로 변함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맥도널드의 성공신화에 대한 부분도 다루고 있다. 1940년대 드라이브인 매장에서 1948년 종이와 플라스틱을 중심으로 재단장하여 맥도널드의 시작을 말한다. 또한 맥도널드 형제보다는 레이 크록이란 사람이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자본주의의 레닌이란 별칭을 가진 크록의 철학이 세계의 맥도널드화였단 것에서 오늘날 세계를 주름잡는 맥도널드의 신화를 보여준다. 또한 화이트캐슬,버거킹,웬디스 등 햄버거 체인점에 대해 소상이 밝히고 있다. 화이트 캐슬과 맥도널드의 뛰어난 시스템과 운영방식과 더불어 미국의 경제, 문화의 발전에 의한 사회적 현상이 만나 지금의 햄버거가 탄생하기까지, 햄버거는 무한한 변화와 개발을 거듭해왔고 그 과정에서 미국인들에게 하나의 습관이자 관습으로 자리잡았다.  

우리는 하루에도 많은량의 패스트 푸드를 먹는다.예전에는 없던 패스트 푸드가 나오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지금은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주는 편리함에 비해 너무나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간단하기 위해 조리된 음식에는 많은 나쁜 성분들이 있으며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은 매우 안좋고 싼값에 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위생상태는 엉망이다. 또 중간에 있는 이 패스트 푸드 업체의 영향력이 매우 커져서, 재료 공급자나 정부기관은 손도 못대고 어히려 끌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맥도날드가 성장하기까자의 과정이 나타나는 처음 부분은 오히려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같기도 하다. 패스트푸드의 보편화에 따른 문제점들, 관련 산업의 대규모화, 표준화, 그에 뒤따르는 낮은 가격 정책, 노동부문에서도 자동화와 표준화에 따른 비숙련공의 채용과 비정규직화, 청소년과 불법이민자의 고용과 낮은 임금 수준등. 단순한 햄버거 하나에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패스트 푸드업계는 비만과 아무런 상관이 없을 뿐 아니라 건강에 좋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30일 동안 햄버거 세트만 먹고 몸의 변화를 관찰하는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었다. 30일 만에 11kg 살찌고,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우울증현상이  급상승하고 알콜 중독자 수준  이전의 체중으로 돌아가는데 13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패스트푸드의 역사와  패스트푸드가 구현하는 가치들, 패스트푸드가 만들어낸 세상에 관한 것들을 많이 생각케하는 책이다. 미국이 만들어낸 거대한 햄버거 시장의 특성과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 산업의 영향력 등의 철저하고도 완벽하게 분석해 놓았기에 햄버거의 역사,문화의 연관성 그리고 이데올로기에 대해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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