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역마살 인생 김병택의 대화체 소설 1
김병택 지음 / 이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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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뉴저지 펠리세이즈 파크에 한국식 찜질방 문화인 사우나를 도입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모아 뉴욕타임즈에 소개되기도 한 재미 사업가 김병택 회장이다. 특히 책이 쓰여지게된 계기가 특이했다.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 그가 의사의 권유로 우울증 치료를 위해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대학노트 7권 분량에 자신의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꼼꼼히 기록한 것이다. 실제로 담긴 글들은 작가 김병택이 서울에 올라와 가난한 시절을 보냈던 오래된 기억을 회상하며 지금의 자신을 있게 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고, 우울증 치료에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한다.  

책은 자신의 이야기를 대화체로 풀어내고 있는 소설이다, 자신의 길을찾아 방황하던 청소년기를 돌아보며 한때나마 방황했던 일들을 솔직하게 밝히며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려는 한인 동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진솔하게 보여준다.만약 저자의 어두운 과거를 숨긴다거나 아름답게 미화해 포장한다면 저자의 지나온 삶을 숨기는것이 될것이고 실패의 기록도 삭제하는 꼴이 될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무엇을 느끼게 해줄것인가? 정치인들의 책과 같이 자화자찬만 만연하는 책이 될것임에 틀림없다. 다행히 이 책은 그가 어떻게 방황을 해왔으며 어떻게 도전하며 살아가고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인생관이나 경영철학도 엿볼 수 있었으며 어느정도는 픽션도 가미해 흥미를 느끼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김 회장은 특히 장사에 자신의 철학이 담겨있는 중요한 세 가지 명제를 내세웠다 

첫번째는'외할머니 떡도 커야 사먹는다. "원래 외할머니 떡은 그냥 먹는 거잖아. 그렇지만 돈 주고 사먹으라고 하면 아무리 외할머니 떡이라도 작으면 사먹지 않게 돼. 돈을 벌려면 인정 같은 건 필요 없고 남보다 앞서야 성공한다는 얘기지." 실천할 수 없다면 사업이나 인생에 큰 성공은 절대 기대하지 마. 하찮은 것 같아도 심오한 뜻이 담겨 있어. 남보다 앞서야 성공한다 이런 얘기지. (p. 203) 

두번째는 '물건 값은 손님이 매긴다'. "한동안 장사가 너무 잘돼서 최고 대목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인기 상품 재고가 모자란거야. 그래서 인근 점포 형님에게 물건 떼러 가자고 했지. 그런데 이 형님이 말씀하기를 크리스마스는 걸레를 내놔도 잘 팔리는 날이니 후진 상품 재고를 정리하는 날로 삼으라는 거야." "나는 갸우뚱 했어. 손님이 많이 찾고 더 좋은 상품을 갖다 놔야지, 재고 정리라니? 이건 아니다 싶었지. 고객들이 좋은 상품을 사야 그 가게가 오래 기억되고 다음에 또 찾게 된다. 얄팍한 장삿속으로 잠시 한 눈을 팔면 돈에 달린 눈이 이를 간파하고 그 주인을 떠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세번째 명제는 '진심은 통하고 결과에는 이유가 있다'. 김 회장이 의류 점포 안에 대형 연못을 만들게 된 것도 고객을 배려하는 진심 때문이었다. 뉴욕에서도 흑인들이 많은 지역에 큰 점포를 열면서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제일 좋은 자리에 원형 폭포를 만들고 잉어를 100마리 넘게 풀어놨다. 게다가 순금을 입힌 사자 두 마리에 휴식용 의자까지 마련했다. 그러자 한 흑인 노인은 "이런 건 백인들이 많은 곳에나 어울리지 않겠냐"고 시비를 걸었다 "나는 고객들을 사랑한다"는 말로 대꾸했다. 며칠 후 알게 됐는데 그 흑인은 지역에서 꽤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고 김 회장의 정성스런 모습에 감동해 입 소문 등으로 큰 도움을 줬다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수익금 전액에다 그 액수만큼 돈을 보태서 공부 잘하는 청소년이 아닌 공부 못하고 문제가 있는 청소년을 위해 쓰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야말로 저자의 생각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어떤것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벼락부자가 되어 권력의 정상에 올라앉은 사람은 무수히 많다. 이런 이들이 상류사회를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가족들이 마치 오래 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당연하게 명문가 행세를 하고 다닌다. 참다운 상류사회는 그곳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무언가르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어도 행동이나 몸가짐부터 달라야 한다. 상류사회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우러러보고 외경심이 들만한 높은 교양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돈이나 권력, 감투밖에 내세울 게 없기 때문에 돈이나 권력을 내세우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명문가 행세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이토록 어지러운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글들속에는 저자의 삶의  경험들이 편편히 녹아있기 때문일것이다. 한사람의 삶의 여정을 책으로 만날 수 있었다는것에 기쁨을 느낀다. 청춘시절에서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기위한 하나의 과정에 있어서 방황이 존재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인간은 더 성숙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인생을 항상 생각하고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살건 절망 속에서 희망없이 살건 우리에게는 삶이라는 것이 주어졌다. 나와 다른 인생을 산 사람의 글을 통해 이렇게 큰느낌을 받을 수 있을줄은  예상못했는데 읽는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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