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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유지나 외 지음 / 작가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2008 오늘의 영화'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한 2007년 최고의 영화라 불릴 만한 스무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선정 영화에 평론들을 덧붙여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낸 것이다. 2007년 개봉한 한국영화의 수익률은 -43%라고 한다. 올해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초 영진위의 조사에 따르면 영화 한 편을 만들면 17억원씩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한다. 영화를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를 보는데 누가 투자를 할 것이며 누가 제작을 할까.
헐리우드의 파상 공세속에서 블럭버스터만이 살아남는 영화시장에서 우리영화는 고전분투하고 있는것이다. 영화는 산업이 아니고 문화다. 우리를 둘러싼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개봉 첫 주 관객의 인정이 한 영화의 운명을 좌우하는 상황, 영화를 지배하는 것은 가혹한 시장 논리다. 그러나, ‘큰 영화’에 대한 선호로 인한 여러 문제점 발생의 대안으로서의 디지털 영화, 예술영화, 독립영화 등 통한 ‘다양성’ 모색과 우리나라 영화의 부족한면인 시나리오의 빈약함을 극복해야 할 과제로 들고있다.
소개된 영화중에서 세편의 영화를 본것 같다. 그중에서 제일 인상에 남는 영화는 송강호 주연의 '우아한 세계'였다. 이 영화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아버지'를 담고 있다. 집에서 큰소리를 치더라도 결국에는 질 수 밖에 없는 그 이름 가족 구성원이지만 결코 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소외된 존재이다, 이제는 식상할 수 있는 조폭이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점은 용감했다기 보다는 정확한 소재였다고 느껴진다. 윗사람의 눈치를 보며, 몸으로 때우기까지 해야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각자의 아버지 모습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아버지와 가족이라는 거리는 겉으로 나타나는 조폭 아버지와 가족 간의 거리보다 훨씬 멀지도 모른다.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책임감과 노력은 차라리 눈물겹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애초로웠다. 유쾌한 분위기를 유발하지만 실상은 울어야되는 내용, 이것은 아버지들의 집에서의 모습을 어느새 관객들에게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장률감독의 '경계'는 탈북자 모자가 사막에서 묘목을 심는 몽골 남자의 집에 잠시 거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평선 외에는 그 어떤 인위적인 경계도 보이지 않는 몽골의 자연 속에서 숨쉬는 인간의 내밀한 욕망을 담아낸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내가 처음으로 만난 장감독의 영화였다. 세계화 시대를 사는 지금 경계에 대한 감독의 시선이 특히 빛나는 작품으로 '경계'없는 사막에서 '경계'가 만들어 진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정치적인 의미가 강하게 느껴지는 상징적인 의미로써 영화를 해석해 볼 수 있겠다. 그 인위적 경계를 끈질기게 넘나드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생각을 해본 작품이다.
'빈 집'에 이어 김기덕 영화의 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 '숨'에서는 남편의 외도로 방황하던 유부녀가 우연히 자살을 기도하는 사형수에 관한 뉴스를 보고 그에게 설명할 수 없는 이끌림을 느껴 사계절을 선물하고 사랑을 나눈다(P47) 평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숨' 역시 무척 간결하거나 납득하기 힘든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이끄는 강력한 화술의 힘으로 보는 이를 마침내 숭고하고도 복잡한 결론에 이르게 한다. 그리고 그건 앞으로 더 강렬해질 김기덕 영화 세계의 독창적인 힘이기도 하다. 평론에 참여한 황진미씨는 이작품을 평하기를 “가장 ‘영화적인’ 작품이다. 문학이 아니라 영화, 그러니까 대사나 줄거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장면 구성과 배치에 의해 의미와 쾌감을 전달하는 영화의 본원적 의미를 가장 잘 살린 영화다”라는 느낌을 적고 있다. 소개하고 있는 영화는 대부분 객관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는 작푼들이어서 읽으면서 영화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시각을 읽어볼 수 있어 좋았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