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나는 꿈을 꾼다
최학 지음 / 좋은수필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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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는 부담감이 없어서 좋다. 우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적은 신변잡기적 글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삶을 직설적으로

엿볼 수 있어서 좋다.  특히 경륜있으신분들이 쓴 수필을 만날때면 나보다 먼저 사신 삶의 무게에서 느껴지는 내가 아직 그 나이에 다다르지 못했기 때문에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어 늘 감사한 마음으로 책을 대할 수 있어 좋다. 소설이나 시에서도 인간과 삶을 바라보는 뛰어난 통찰력이 필요하지만 수필은 소설이나 시보다 좀 더 직접적이며 직설적인 성격을 지닌 부분이 많아  느낌에 있어서도 피부적으로 와 닿는 이야기들이 더 많다.

 

'아직도 나는 꿈을 꾼다'는 최학님의 수필집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수필은 나비가 날듯 가볍게 쓰고 벌침의 아픔 같은 감동을 주어야 하며 언어로 그린 마음의 그림이기에 무르익은 경험이 담겨야 제맛이 난다고 말씀하고 계신다. 이런 수필에 대한 굳건한 철학을 가진분의 글이기에 글들이 더 와닿는다.  특히 아내의 환갑을 맞아 그 기념으로 여러잡지에 발표한 수필들을 묶은 책이라니  책에서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들을 느낄 수 있는 더욱 의미있는 책이다.

 

'적진 속 정글에서의 2박 3일'에서는 베트남 전쟁이 끝이 난지 30년이 지났지만 과거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이나 박영한의 소설 '머나먼 쏭바강'에서 느꼈던 월남전의 팽팽한 긴장감과 절실한 삶과 죽음에 대한 느낌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내 부모 세대들이 조국을 위해 강국을 위한 식민지의 용병으로 전쟁에 참가하게된 불운한 우리의 역사를 다시 한번 떠오르게한 글이다. 이외에도 어떤 수필집에서 읽은 기억이 나는 "병을 앓고 있다고 하지 않고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은 병다운 고통이나 자각증상이 거의 없는 대신 남이 눈치 채지 않도록 고이 간직해야 하는 부담감이 소유의 불편과 맞먹기 때문이다 "라는 구절을 생각나게 하는 저자의 투병생활을  통해서 인생을 관조하고 있는 '덤으로 사는 인생' 신변잡기의 성격인 수필의 특성을 잘 나타내주는 '개미의 항변' '하얀 창으로 보는 세상''기계치'와 오래된 흑백사진을 다시 꺼내보는듯한 느낌이 든 '그해 겨울은 즐거웠네' 등 여러 성격의 아름다운 글들로 꽉찬 수필집이다. 꿈은 무의식의 영역이며 감정적이고 충동적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젊음을 꿈꾸고 앙망할 필요가 있는 것은 청춘이 어느 한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이때문에 20대 청년보다 60 나이의 사람에게 청춘이 있을 수 있다. 나이를 먹는다고 늙는 것이 아니라, 이상을 버리고 삶에 대한 열정이 식어지고 영원의 세계에 대한 영감이 말라버릴 때 인간은 늙는 것이다. 이 책은 그야말로 노년의 세월을 보내며 느끼는 상념들이 잘 나타나 있는 글에서 나이와는 비례하지 않는 저자의 젊음의 감성들을많이 발견할 수 있는 색다르게 다가온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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