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의 나라
이케가미 에이코 지음, 남명수 옮김 / 지식노마드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분야에 흥미를 갖고 관련책을 꾸준히 읽던중에 2차대전시 일본인 전투기조정사들의 '사무라이 정신'에 대한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었다. 명령과 복종으로 이루어진 계급 문화에서 그토록 그들이 목숨을 걸면서 지켜온 정신은 과연 무엇이었으며, 그 바탕에는 무엇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인지,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자세한 대답을 얻고 싶어 선택하게 된 책이 이 책이다.  일본역사에서의 사무라이정신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오는 일본정신의 모태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인들의 저변에 깔려있는 정서 내지는 민족정신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나 이해 없이 감정적 대응으로 일관했던 문제들을 이번 기회에 일본의 정신인 사무라이정신에 대해서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것같아 '사무라이의 나라'라는 책제목에서 일본정신의 원류인지부터 지금까지 발전된 일본을 이끌어온 저력에는 무엇인가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무라이 정신' 즉 '무사도'는 한국인에게도 결코 낯선 말이 아니다. 그것이 현대 일본인들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있는 중요한 정신의 하나라는 것을 생각해 볼때  우리는 일본을 좀더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이 정신을 알 필요가 있을것 같다.  피상적으로가 아니라 일본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에서 이다. 요즘 일본에서는 무사도는 근대 일본이 탄생시킨 자기 환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는 일본인들의 자기들의 모습을 숨기려는 술책인지도 모른다. ‘환상으로서의 무사도는 군국주의시대 일본 군부의 모럴로, 다시 지금은 일본문화론과 일본경영론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하여 일본 무사의 정신세계를 여러 각도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일본 역사에서 폭력과 소유의 길들이기라는 사회구조 속 명예를 바탕으로 한 사무라이 문화의 변모 과정을 파헤치고 있다. 초기의 사무라이의 형성의 시대부터 가마쿠라 바쿠후, 중세 전국 시대, 도쿠가와 바쿠한 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이 어떻게 변화되어갔고, 또 이러한 변화에 당시 사무라이 개개인들이 어떻게 대처했는가를 통해, 일본 사회의 면면에 흐르는 문화적 상징의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무사도 문화의 대표적인 특징은 의리와 체면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이는 오직 살아남기 위한 것이 진정한 가치였던 전국시대(戰國時代)를 제외하고는 일본의 고대사와 중세사에 걸쳐서 보이는 특징이다.할복 자살도 주군에 대한 의리의 외형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루스 베네딕트의 저서 '국화와 칼'에 보면 이는 옹(恩)과 하치(恥)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옹은 은혜라고 할 수 있으며 하치는 수치라고 말할 수 있다. 즉, 가진자, 윗 사람이 베푸는 것을 아랫 사람은 옹이라고 하며 이것을 아랫 사람이 갚지 못할 때에는그것을 수치라고 한다. 이것의 또 하나의 특징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것이 의무화 되어 있으며 자기가 자발적으로 하기 보다는 남의 눈을 의식하기 때문에 한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생겨난 것이 체면이다. 체면을 손상 당하면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할복 자살의 또 하나의 단면이다. 일본사람들은 무엇을 자랑스러워하고, 무엇을 부끄러워하고, 무엇을 두려워하였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체면을 세우면서도 실리를 챙겨야 하기 때문에 흔히들 말하는 일본인의 이중적인 성격도 여기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다. 유명한 47인의 사무라이들의 복수에는 개인적 긍지와 자립을 강조하는 사무라이 문화가 할복자살이라는 극단의 순간에 이르게 하는 신화적 의식에 어떻게 개입하는지 무가사회의 관행은 어떠한 역사과정 속에서 형성되었으며  무사는 자기의 정체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그들의 삶의 목표는  무엇이었으며  무엇을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무엇을 중요하다고 생각했는지에 대하여 알 수 있었다.  사람은 날때부터 한발 한발 죽음을 향해 걸어 가는 중이라고 한다. 모든것에 떳떳하고, 흔들리지 않으며, 최선을 다한다!! 이것이 진정 무사도가 추구한 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사무라이의 영향력은 일본 사회에 깊게 침투해 있으며  메이지 유신 초기 사무라이의 후예들은 국가건설의 중요한 인적 자원이 되었다. 
 

일본 역사를 지배해 온 사무라이의 형성과 변화를 통해 우리에게는 과거의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상처가 있어 일본에 대해 안좋은 인상을 갖고 있으며 그에 따른 주장과 목소리는 높다. 틈틈이 나오는 과거 청산 문제,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 보통 국가를 목표로 하는 일본 우익 세력의 헌법 개정 움직임에서 비롯된 독도 문제 등 일본을 언급할 때마다 우리는 정상적이기보다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일쑤다. 사사건건 문제가 터졌다 하면 감정부터 앞선다. 지나온 과거에 대한 생각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의 독도문제와 역사 교과서 왜곡 피동은 그러한 모습의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여겨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