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과 악몽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28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에는 모두28편의 단편을 수록하고 있는 쇼트쇼트모음집이다.  위트가 넘치고 반전이 있는 사회문제에 대한 유쾌한 페이소스, 블랙유머 등 동화같은 이야기들과 현실세계를 오가며 짧지만 아이디어나 상상력등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손색없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같은 제목의 소설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번 모음집의 내용들은 유독히 꿈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것을 볼때 '도련님과 악몽'은 이 책의 제목 같다. 통상 책에 있는 소설을 제목으로 사용하는 작가의 다른 의도가 있는것일까? 악몽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에서 현실과 달라지고 싶은 아니면 현실도피적인 주인공들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는 상징적인 단어를 사용해 책의 제목을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을것 같다.

 

아뭏든 이 책역시 작가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에 상식과 통념을 마음대로 조율하는 그의 재능이 화려한 빛을 발하는 시리즈인것 만은 틀림없다.

 

"…… 아니, 특별히 이상할 정도는 아니야. 단지 10여 년 전에 학생이었던 외아들이 겨울 산에서 죽은 것을 아직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을 뿐이지. 저 두 사람의 말을 빌리자면, 아들은 2층 계단 방에서 항상 얌전히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더군." (p17 눈오는밤 중에서)

 

....'그로부터 벌써 1년이 지났구나.'

나는 그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걷고 있었다. 벌레 소리가 높아지고, 다시 끊어졌다. 문득, 뒤에서부터 소리가 들렸다. "야,거짓말쟁이!" 그것은 분명히 그의 목소리였다....(p33 밤길에서 중에서)

 

아직도 2층의 아들방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노부부와 이 집에 칩입한 도둑간의 기이한 이야기를 다룬 '눈오는 밤' 이나 1년전에 죽은 친구를 회상하는 '밤길에서'와 같은 작품에서는 비록 짧은 작품이지만 그래서 더욱 섬뜩한 느낌이 날 정도의 서스펜스를 담고 있다.

 

호시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는 앞으로 계속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작가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에 상식과 통념을 마음대로 조율하는 그의 재능이 화려한 빛을 발하는 시리즈인것 같다. 책에는 짧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짧다고 한 편의 쇼트 쇼트를 5분이나 10분 이내에 읽어내려고 하는 인색한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는 평론가의 충고에도 아랑곳없이 쉽게 읽혀지는 덕분에 출퇴근시 전철안에서, 짬짬히 기다리는 짜투리 시간에 한 두편씩 짧은 시간동안 쉽게 읽었다. 솔직히 어떤 이야기는 너무 짧아서 읽고난 지금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로 빨리 읽힌 부분도 있었다.
 
호시신이치의 짧은 글들은 현실속에서 불가능한 이야기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적당한 반전으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어 나간다.  인물의 성격이나 고뇌보다는 짧은 하나의 사건이 던져주는 상징에 더 많은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그럴수도 있겠구나 라는 착각도 들게 만든다. 호시 신이치의 소설중에서 SF적인 측면에서 구상한 이야기가 아닌 현대를 살아있는 이야기다. 물론 이 작품에서도 작가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은 풍부하고 담겨있지만 말이다. 사회시스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진한 풍자를 느낄 수 있었다. 가볍고 부담 없어 읽기에 편하지만, 그 속에 담긴 주제의식은 결코 가볍게 치부해버릴 수 없는 것들이다. 엉뚱한 이야기지만 전혀 현실성 없다고도 할 수 없고, 어쩌면 미래의 우리 모습일 수도 있기에 더 재미있게 읽힌다.  무엇인가를 읽고 싶어 읽을거리를 찾고있는 사람들에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해 주고 싶다.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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