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만화 - 그림쟁이 박재동이 사랑한, 세상의 모든 것들
박재동 글.그림 / 열림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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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례신문> 창간호부터 8년여 동안 <한겨례 그림판>이라는 한컷짜리 만평을 연재하며, 종래의 시사만화의 형식을 깬 과감한 캐리커처와 말풍선사용, 직설적이고 호쾌한 풍자로 한국 시사만화의 새장을 열었던 90년대를 활보했던 진보적 시사만화가 박재동화백.


만화는 이야기가 있는 그림이다. 박재동은 그림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는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감동'이라고 하였다. 시사만화가 이면서도 시사만화가답지 않은 작품을 많이 그렸다. 그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작가다.
한컷짜리 만평을 무려 8년동안이나 그렸다니 꽤오래전 TV에서 신문사 만평을 그리는 만화가의 일상생활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있다. 신문사라는곳이 그렇게 바삐 돌아가는곳 이라는걸 그때 처음 알았었다. 마감시간이라는 것에 대한 압박감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시사만평가는 세상을 보는 눈이 누구보다도 필요한것 같았다. 그날 그날의 사건에 대하여 전체를 정확히 꽤뚫어볼줄 아는 혜안의 눈을 가져야만 한다. 그가 그리는 한컷의  만평에  모든것들을 표현하기란 그리 녹녹치 않은 작업이다. 시간에 대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뒤로하고 그날그날 하루 한컷의 만화를 위해 모든 감각을 집중해야하니 그 피로감이란 일반사람들이 상상하는 이상일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활을 8년이나 했으니 그가 가지고 있는 세상을 보는눈에 대하여 새삼언급하는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이 책 <인생만화>는 만화가 박재동의 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그만의 낭만적인 그림과 감성적인 글로 꾸며져 있다. 그림쟁이 박재동이 사랑한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같은 사람들은 퇴근길에 대포라도 얼큰하게 걸쳐야만 겨우 조금 보일것 같은 세상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여러 모습들을 그는 맨정신에도 너무 잘 읽어 내고 있다.
삭막한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결코 주의를 끌 수 없는 우리주위의 보통사람들을 그는 사람을 좋아하는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은후 늦은시각 지하철을 탈때마다 느껴지던 술냄새와 삼겹살 연기냄새가 섞여서 진하게 배인 지하철안의 역한 냄새도 조금은 견딜만 해지는것은 나의 마음도 사람사는 세상을 향해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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