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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
김엄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떡이었지, 뭐.로 시작하는 김엄지작가님 첫 소설집인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는 정말 뭐랄까? 제 스타일이에요. 소설의 분위기며 작가님의 사진을 보고...(너무 속보였나요?) 제목이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라는 것에도 마음에 들었고요. 떡이었지, 뭐로 시작하는 등단작 (돼지우리)는 우라라(처음엔 앞서나온 최은미작가님의 2번째 소설집[목련정전]의 머릿니가 득실거리는데도 라푼젤처럼 긴 머리카락을 가졌으며 언니와 엄마가 싸우는 사이에 집을 나온 라라가 커서 이 소설집에 등장한 것 같은 말 같지도 않은 생각을 했어요.)가 면접에서 계속 의도적으로 떨어져서 취직에 의욕이 없는 줄 알았는 데 고깃집 돼지우리에서 아르바이트도 아닌 계약서를 쓰고 정직원이 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먹었어요. 게다가 그 곳에서 사장이 권하는 고기부위를 맛있게 먹고 고깃값도 내지 않고 오히려 100만원씩이나 월급을 받고 살이 쪄서 돼지가 될 경우엔 보너스까지... 저도 해보고 싶은 데 저는 우라라처럼 먹어도 살이 안찌는 체질이 아니라서요.
그런가하면 (삼뻑의 즐거움)의 영철이처럼 노름판에서 호구가 되고 아들 팔광이 획득한 트로피에 어이없이 당하는 경우가 없겠지만 혹시라도 생긴다면 저는 트로피에 새겨진 새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아님 (기도와 식도)에서 일어난 교통사고가 일어나 손가락 3개 없이 살아간다거나 아내와 이혼하여 동생의 집에서 눈치밥을 먹고(영철이) 바다가 보고 싶어 컵라면과 소주를 사서 버스를 타고 내려 바다가 보일 때까지 걸어가거나(그의 사정) 다이빙이 하고 싶어 계곡이 있는 산에 올라가서 불길이 숙소까지 번지는 것을 바라보고(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 천하의 개씨발년 김수동을 용서할 수 없는 Y와 함께 햄버거를 먹고(어느 겨울날 - 다른 어떤 것도 아닌) d가 존재하지 않는 회사에서 휴가를 계획하거나(고산자로12번길) 상사에게 보고할 매뉴얼을 작성하러 여러날을 고심하는 직원(느시)이 되어볼 수도 있겠지요. 소설이지만, 해설을 맡은 백지은문학평론가님처럼 저도 엄지 척!하고 싶어요.
보면 볼수록 맘에 드는 엄지누나(누나 맞아요.)의 민음경장편 [주말, 출근, 산책: 어두움과 비]도 읽어보고 싶어요.